일상의기록2009. 5. 15. 03:30
     



지난 주...
대학시절부터 가장 가까웠던 사이의 친구녀석이 결혼을 했다. 친구의 출발을 축복해주러 먼 길을 다녀왔다. 둘의 결혼을 이쁘게 담아주려 사진기로 찍어주기도 했다. 여럿의 친구들이 결혼을 했고 후배들도 이미 결혼해서 자녀가 있는 녀석들도 제법 있다.

"당신은 언제까지 남의 결혼식에만 축하해줄거냐??" - 가장 가까이서 나를 바라보는 사람의 말이다.

내 나이 29 ,,, 많다고는 생각들진 않지만.. 결혼을 생각하게 되는 나이다. 나도 얼른 결혼해서 나를 닮든 아니든.. 나의 자녀와 함께 놀러도 가고싶고.. 이것저것 가르쳐 주고도 싶고.. 역시나 아직은 꿈같은 얘기다.(아직 철이 덜 들었나보다) 갑작스럽다 느껴질 정도로 작년부터 시작된 주위 지인들의 심심찮은 결혼 소식들..... '누구누가 결혼한다더라.' '나 결혼한다.' 등의 말이 들려오게 되면, 누군가에게 미안한 시선으로 바라보게 된다. 미안해서... 미안해서... 그저 미안해서.. 라는 말 외엔 딱히 떠오르질 않는다. 남과 같지않은 삶을 살지 않게 될 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가끔은 '왜 넌 남과 같아지려 하지 않는가.' 라는 묵언의 뉘앙스가 느껴지게 되면 많이 속상하기도 하다. 변명따위는 하지 않는다. 결혼 적령기,, 아니 조금 넘어선 지금의 시기의 여성이라면 당연히 느낄 수 있는 감성이다. 더군다나 자신의 가장 가까운 벗마저 결혼소식을 알려올 때면 믿기지 않을 만큼 자신의 현실을 부정하게 되고 그저 묵묵하기만 한 자신의 소나무를 원망스럽게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사이, 어느새 마음부터 바빠진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동갑내기인 여자친구에게 늘 미안하고 고맙다. '... 이궁, 어쩌겠어...' 라며 묵뚝뚝한 말투로 나를 계속 믿고 기다려줘서...

타인들의 결혼소식은...
누군가에겐 축복할 일이.. 누군가에겐 상처가 되기도 한다. 이는 세계 어느곳에서나 마찬가지겠지만, 적어도 한국에서 만큼은 그 상처의 골이 깊은듯 하다. 남과 같아서는 절대로 살 수 없다 라고 가르쳐놓고, 결국엔 남과 같지 않으면 살 수 없다는 결론을 삶에서 깨우쳐 준다. 이는 철저한 모순이다. 생각만 변했고 행위자체는 과거와 다를 바 없었다.

언제가 되든... 그 날은 우리가 행복한 삶을 살겠노라고 시작하는 날이다. 조급함에 그날의 축제를 기다리는 설레임마저 저버리는 경솔한 행동은 하지말자. 즐기자~ 기다리는 그 설레임을.... 이젠 더 이상 미안해하기 싫다.



+ 이런저런 생각들을 정리하다 보니 포스팅 시간이 길어졌다. 한 동안 비가오면 달라질까. 새로운 맘 가짐으로 다시금 마음을 다잡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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