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기록2009. 4. 23. 03:38
     


이른저녁,, 엄마에게서 문자 한 통이 날아왔다.

아들, 전화 받을 수 있나?

늘 엄마가 내가 바쁠까 염려해서 보내시는 문자다. '잠깐만' 이라는 답문을 보내고 잠시 뒤 전화를 걸었다. 혹시 집에 무슨 일있나 하고 약간은 두려웠다. 엄마는 '삼촌이...' 라고 말문을 여신 뒤, 삼촌이 여러해 고생하던 목 뒤쪽에 통증으로 인해 목디스크가 왔다면서 그래서 현재 서울에서 수술 받으시려고 한다는 거다. 그러면서 주말을 이용해 서울에 들르려고 하신다는 통화내용이었다. 동생 일이라면 자녀들의 일 못지않게 먼저 나서서 어머니의 역할도 함께 하신 분이시기에 당연히 들러서 찾아보시리라 예상했었다. 큰 이모와 함께 올라오신다는데 내가 잘 안내해 드려야겠다. 갑작스런 삼촌의 수술소식은 참 씁쓸한 소식이다. 삼촌도 이제 나이들어가는 모습이 점점 보이는데 믿고싶지 않은 진실이다. 어릴적부터 항상 삼촌과 축구도 하고 같이 목욕도 하고 .. 그때 왜 사진이라도 찍어두지 못했을까. 물처럼 흐르는 세월과 장남으로써 살아온 삼촌의 삶의 무게와도 같이 느껴지는 고단함이 죄다 몸으로 드러나는거 같아 안타깝다. 오랫동안 뵙지 못했는데 오랜만에 조카노릇 좀 해야겠다. 얼른 쾌차하셔서 다시 예전처럼 축구도 하고 여행도 하고 그러셨음 좋겠다.

물론, 좋은 소식은 아니었지만 오랜만에 각자 멀리 떨어져 지내는 형제들간에도.. 친척관계에도.. 더욱 서로를 아껴주고 돈독해지는 그런 계기가 됐음 한다. 그리고 서로 몸을 사리지않고 고단한 일생을 살아오신 분들이 잠시 자신의 몸도 돌보는 여유를 가지시길 바란다. 무엇이 돈을 위해 몸을 버리는 시대가 돼 버렸는지.. 가끔은 지나치리만큼 돈보다는 생활의 여유를 만들어서 쓸 만큼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호주 사람들이 부럽다. 진정 우리는 왜 태어났고 무엇을 위해 사는지도 한 번쯤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누가 그런 질문을 한다면 나는 누구에게든 그런다. '행복하기 위해..' 행복한 삶을 살자. 라는게 나의 삶의 목표이다. 현실적으로 경제적인 풍요로움은 누구나 꿈꿀 것이다. 하지만 '내가 이 세상에 무얼하려 태어났을까. 뭣 때문에 살고있을까.' 라고 생각해 본다면 조금은 생각이 바뀔 수도 있겠다. 대학 졸업 무렵엔 친구들이 '왜 넌 조건좋은 대기업에서 좋은 제의가 왔는데 거절했냐' 라고 물으면 '난 내가 즐길 수 있는 일을 하고싶어서..' 라고 말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날 더러 '미친놈!!' 이라고 말했다. 각자의 직장에서 어느정도 직장물도 들었고 어느정도의 지위에 올라안게 된 지금.. 그들은 다시 내게 말한다. '우린 니가 제일 부럽다, 세상엔 돈이 전부가 아니더라.' 라고.. 물론 일찍 깨우친 ?? 놈들이겠다. 명문대를 좋은 성적으로 나오고 여러가지 면에서도 뛰어난 지금 내게 친구와도 같은 동생이 있다. 그 동생 역시 지금 시대에 정말 좋은 조건의 각계에서 러브콜이 오고 있지만 그놈도 지금은 나와 같은 길을 걷고있다. 무엇이 그녀석의 마음을 돈이나 조건보다 더 끌었을까. 한 번쯤 생각해 볼 만하다. 내가 나이는 아직 살아온 날 보다 살아갈 날이 더 많은 어리고 어린 철부지다. 일찍부터 가장의 역할을 했기 때문일까. 세상에 존재하는 나를 생각해본 순간이 많았기에 더 일찍 느낀게 아닐까. 아무튼 삼촌도,,, 엄마도,, 이모도,, 모두가 이젠 행복한 삶을 사시길 바란다.


+ 내가 생각하는 행복한 삶이란,,
내맘대로 하고픈대로 하며 사는게 아니라, 내가 즐길 수 있는 그 순간을 행복하게 즐기며 사는 삶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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