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속해서 리유 이야기.


지난 3월의 봄. 여전히 날씨는 조금 쌀쌀했고, 리유는 또 다시 목감기. 늘 가던 병원에 들러 진찰하고 약을 받았다. 미리 알아둔 곳으로 향했다.


부산은 조금은 더 따뜻할 줄 알았는데.. 생각만큼은 아니었다. 늘 가던 해운대. 도착하자마자 서둘러 밥을 먹고, 찜해둔 장소로 갔다. -.-;; 공사중이라 붙어 있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했던가. 울 나라에서 가장 큰 키즈카페라 해서 왔는데 많이 아쉬웠다. 잔뜩 실망한 리유를 달래주려 안고서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녀석.. 실망 많이 했을법 한데, 아빠와의 노는 시간이 아쉬웠던건지. 씩씩하게 "실내 놀이터야 빨리 나아. 나중에 아빠랑 또 올게~~." 라며 크게 손을 흔들며 인사했다. 옆에서 보던 직원분들이 묘한 표정으로 아쉬움을 달래줬다.


- "리유야 어쩌지? 우리 그럼 어디갈까?"

- "아빠, 여기 바다 친구들 사는 동네지?"

- "어?? 기억하고 있었구나."

- "그럼 우리 바다 친구들 만나러 가요."

- "그래.."


기특하게도 아빠와 전에 왔었던 곳을 기억하고 있었다. 처음 봤을 때보단 재미가 없겠지만 그래도 아빠랑 신나게 놀아보자.




ㅎㅎ 오자마자 사진 찍으란다. 물을 좋아하는 리유에게 바다친구들은 더 없이 소중한 친구다. 언제와도 아쿠아리움은 반타 정도는 하는 것 같다. 오늘은 어떤 친구들이 우릴 반겨줄까.





"아빠, 이것 좀 봐봐." 리유의 말소리에 곁으로 다가갔다. 리유가 좋아하는 고래의 엑스레이가 화면에 나타났다. 짜쉭 뭘 그렇게 심각하게 생각하지?





이번엔 고래에게 색칠을 해줬다. 고래가 이뻐서 핑크색으로 칠해줬다나. ㅎㅎ




- "리유야, 뭘 그렇게 보고 있어?"

- "아빠 이거 물고기 찾는 설명서예요."


음.. 뭔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흥미로워 보였다.




- "아빠, 리유랑 가오리 찍어주세요."

- "리유야 좀 더 웃어볼까?"




"그래... 이쁘다."







그 후로도 많은 물고기들과 사진찍기는 계속 되었다. 이젠 몇 번 와봤다고 여기저기 잘 다니는 모습에 좀 더 지치게 됐다. ㅎㅎ




이곳에 오면 늘 저렇게 스탬프 찍는 걸 좋아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스탬프 종이를 들고 여기저기를 누볐다. 이동하다가 리유 안이쁘다고 머리띠 하나 득템하신.. ㅠ.ㅜ (걸음이 더 당당해졌다.. 아이고 지지베.. ㅋㅋ)




- "리유 왜 그래?"

- "리유도 공연 맨 앞에서 보고 싶어요."

- "그래? 그럼 말을 하지."




- "ㅎㅎ 이제 됐지?"

- "네. 엄청 잘 보여요."


맨 앞자리보다 더 좋은 꼭대기 명당자리를 얻어냈다. ㅎㅎ 웃음으로 떼우려는 아이에게 묘하게 빠져 들었다. ㅎㅎㅎ




공연이 끝나고 상어가 몰려왔다. 리유가 빨리 찍으란다. 정신없이 뛰어내려가 찍었다. 아이고야.




상어를 찍고 돌아서는 순간... 어느새 옆에서 이러고 아빠를 놀래킨다. ㅎㅎㅎㅎ 아이고 깜딱야... 내가 기겁하고 놀래니 리유는 깔깔 거리며 엄청 신나했다. 장난끼를 보니 내 딸 맞다. 나도 사람들한테 장난 덜 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ㅋㅋ




리유는 더 가까이 다가가 물고기 친구들에게 인사했다.




이번엔 인어공주라나 뭐라나. 암튼 요염한 자태로 앉아 있는데 연하남이 와서 리유를 지긋이 바라봤다. ㅎㅎ 묘했다. ㅋㅋ




인어공주의 표정은 이러했다. ㅎㅎ




- "아빠, 리유 엄청 신나게 놀았어요. 이제 가요."

- "진짜? 더 안 놀아도 돼?"

- " 네. 이제 밖에 나가고 싶어요."




우와... 잔뜩 흐렸던 날씨가 조금씩 개이고 있었다. 해운대 바다는 늘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우와~ 바다다." 리유는 엄청 신나하며 갈매기에게 아빠와 함께 왔음을 널리 알렸다. ㅎㅎ




해운대는 그렇게 이번에도 수 많은 이야기를 담아가고 있었다. 다음에 또 올게.


- "리유는 바다가 좋아요?"
- "네."

- "바다가 왜 좋아?"

- "바다에는 많은 친구들이 살잖아요."

- "그래?"

- "리유는 바다오면 친구들이 많아서 좋아요."


그렇구나. 외롭다는 말을 많이 하던 리유에게 좋은 친구들이 돼 주는 바다. 꼭 아빠 어렸을때랑 닮았네. 아빠가 너의 바다가 돼 줄게. 우리 .. 다음에도 또 오자.


우린 조금 더 남은 시간에 근처 공룡친구들이 산다고 해서 만나러 갔다. 공룡 얘기가 나오자 리유는 더욱더 신나게 공룡 이야기를 아빠에게 들려주었다.



# 아직 많이 어리지만, 좀 더 성장하고 키도 크고 그렇게 성장하는 줄 알았는데. 마음의 생각은 너무도 빨리 자라주었다는 느낌이 많이들었다. 아빠가 좋은 친구가 돼 줄게. 라고 말은 했지만, 그럴 수 없다는것도 잘 안다. 아직 6살이지만, 자신의 외로움을 자연으로 부터 위로 받을 줄도 알고. 내 생각보다 더 컸다는 생각에, 많은 생각이 오고갔다. 이젠 니가 아끼는 친구들을 맘껏 만나러 다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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