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쓰는 리유 이야기.

그동안 바쁜탓에 또다시 포스팅이 밀렸다. (그러지 않기로 했는데 말이지 -.-;;)


암튼 지난 겨울이 여전히 짙었던 어느 날, 이른 아침 부산에 도착해 어디갈까를 또 고민했다.

늘 했던 얘기지만.. 리유에게 아빠는 끊임없는 놀이터가 돼 줘야 한다고.

실내 놀이터를 가기로 맘먹고 리유를 만났다.

감기가 걸렸다 나았다를 반복하던 리유는 .. 아빠에게 가고픈 곳을 말해줬다.


- "리유야 오늘 아빠랑 뭘하며 놀까?"

- "아빠, 리유 오늘은 아빠랑 '룰루랄라 레이싱 파크' 가고 싶어요."


- "음.. 거기는 왜 가고 싶어?"

- "어린이집에서 갔었는데 너무 재밌어서 아빠랑도 가보고 싶어요."


- "음.. 거긴 가봤으니까 그 옆에 있는 더 큰 놀이터에 가볼까?"

- "리유는 룰루랄라...."


- "그래 일단 가서 정해보자."

- "네."


- "아! 그리고 오늘은 전에 만났었던 태연이 언니도 올거야. 어때?"

- "진짜? 아빠 같이왔어?"


- "아니, 거기 가면 만날 수 있어."

- "히히.. 좋아요. 언니랑 신나게 놀거예요."


짜쉭, 이젠 어느덧 아빠랑 같이 놀곳이며 이런것까지 생각해 놓고 있다니. 어린이집에서 갔던 곳에 아빠도 함께 초대하고 싶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왠지 얼굴에 웃음이 돌게 됐다.


겨울이면 늘 아이들을 만날 준비가 돼 있던 벡스코를 찾았다. 친구와 그의 딸인 태연이는 이미 와 있었다. 두 녀석은 반가움에 덩실덩실. 나 또한 간만에 만난 친구와의 조우에 무척 반가웠다. 두 녀석들과 얼른 밥을 먹고 내가 정한 곳과 레이싱파크에서 정하게 했다. 두 녀석의 결론은 '룰루랄라' .. ㅠ.ㅜ 태연이는 모르겠지만 리유의 성향을 아는 나로썬 내가 정한곳이 더 많은 놀이를 할 수 있을거라 생각했지만 우선은 아이들의 선택을 존중해 줬다.





이 녀석. 아주 신났다. 가자마자 신발부터 벗고 미끄럼틀에서 고공낙하(?)를 시작했다. ㅎㅎ




그 사이.. 태연이도 미로를 통과하며 미끄럼틀 대열에 합류했다.





그 사이 .. "아빠.~~~" 라는 소리와 함께 신나게 내려오는 리유. 이 녀석 겁도 없다. 아빠는 겁이 많은데 얘는 정말 겁이 없어 보인다.




날쌘돌이 리유를 따라다니느라 언니가 고생이 많다. 리유는 너무도 빨라서 엉덩이 밖에 못 찍었다. ㅋㅋ




아... 이 사진을 찍을때까지만해도 이뻐서 찍었는데, 나중에 집에와서 다시 보니 꽤나 무서운 단어였다. ㅎㅎㅎ






하나에 꽂히면 헤어나질 못하는것도 날 닮아서 .. 참..  ㅎㅎ 이녀석의 고공낙하쇼는 한동안 계속 됐다.




그래도 레이싱파크 인데.. 리유는 그 앞에 붙은 '룰루랄라' 에만 집중하는 듯 보였다. 다른것도 타보자는 심산으로 데리고 나왔다. 이젠 사진 찍어달란다. 언니는 사진 포즈의 정석 'V' 였는데 리유는 자일 선수처럼 꽃받침을 했다. 이녀석 아빠몰래 K리그 보는거 아니야?? ㅋㅋ





줄을 기다리는 동안 다른곳도 지켜봤다. 생각보다는 규모가 작았지만, 아이들이 운전할만한 타고 놀것들이 제법 많았다.




드디어 탔다. 마차 같지만 이건 어른들의 노동이 필요한 아이들의 즐거움 이었다. 리유는 무엇보다 안전벨트에 신경을 많이 썼다. 그런거보면 나랑 닮은 겁순이 1호 답단 말이야. ㅋㅋ




이제야 안심이 된 모양이다. 이 노동의 희생양은 친구였다. (미안하다 친구야.. ㅋㅋ) 근데 사실 모터로 가는거라 노동이랄것도 없다야. ㅎㅎ




자... 출발~~~~!!!! 어쩜 표정이.. 내 딸이지만 참.. 넘치는 끼를 어찌할꼬. ㅋㅋ




드디어 아이들을 태운 마차(?)가 출발했고, 그 뒤를 다양한 레이서들이 추격했다. 어찌보면 이런 환경에서는 아빠들의 운전이 가장 안전해 보이기도 했다.




이건 그냥 전시용으로 있는것 같았다. 타볼수는 있지만 운행은 안되는. 생각보다는 인기가 별로 없었다. 아빠들만 좋아할뿐. ㅎㅎ




둘러보며 걷고 있는데.. 아빠바보 리유가 아빠를 부르며 손을 흔든다. 엄청 신난가보다.




뒤늦게 태연이도 손을 흔든다. 야야.. 넌 왠지 대통령 퍼레이드 같다야. ㅎㅎ




마차를 다 타고 리유는 어딘가를 바라본다. 불안하게쓰리.





아아... 또 다른 미끄럼틀. 거꾸로 내려오는데 재미붙였나보다. 태연이는 이를 신기하게 바라봤다.







태연이는 차마.. 그러지 않았다. 잘했어. 재미도 좋지만 안전이 우선이야.






이녀석 갑자기 양말을 벗어서 아빠에게 전달하고는 이렇게 걸어서 내려와 점프했다. "야야.... 리유야..." 이녀석의 다이나믹함에 아빠는 머리끝이 곤두섰다. 안전한걸 아빠가 확인했으니 그후론 계속 지켜봤다. 누굴닮아 이런지 생각해봤으나, 어머니께서 '딱 니 닮았네. 어릴때 어찌나 별났던지..." 라는 말에 금새 수긍했다.


자.. 이제부턴 리유의 다양한 하강포즈를 보시겠습니다. 덕분에 리유아빠의 심장은 아주 쫄깃쫄깃해져서 반토막이 .. ㅜ.ㅜ ㅎㅎ














"아빠.. 이거봐봐." 라며 신나게 깔깔대며 내려왔다. 아빠 놀려먹는 재미가 가득했던지. 아빠가 놀랄때마다 깔깔대며 웃어댔다. 장난꾸러기 리유. 니 웃음은 아빠의 만병통치약이다. 지금처럼 그렇게 유쾌하고 건강하게 잘 자라주렴.


내 예상대로 리유는 자동차보단 미끄럼틀 같이 크고 다이나믹한 놀이기구를 좋아했다. 두 녀석은 금새 재미가 시들해졌고, 이후 내가 원래 생각했던 놀이터로 이동했다. 돈은 두 배로 들었지만, 그래도 한 번쯤은 아이들의 선택과 어른들의 선택. 둘 다 존중해주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다.


다음 장소로 이동하며 리유는 마침 부산에서 크게 열렸던 코믹에 참가한 수많은 코스프레인들을 보며 만화속 세상에 온듯 무척이나 기뻐했다. 예술의 다양함은 부모와 자식간에 또다른 얘깃거리들을 만들어준다.



# 리유가 유쾌해서. 밝아서. 참 좋다. 일하면서 받은 많은 스트레스를 내 아이가 웃어주고 뽀뽀해주는데 위로를 얻는다. 한 달에 한번씩 나는 무엇보다 효능이 좋은 '보약'을 선물받는 느낌이다. 가끔씩 고집도 부리지만 그 또한 좋다. 그 역시 너의 의지라 생각되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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