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나의 첫 번째 선택지였던 대형 놀이터 '키즈월드' 에 갔다.

이곳은 지난 겨울에도 왔었던 곳이라 익숙. 조금씩 변화를 주며 다양한 체험들을 할 수 있어 사실은 내가 더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다.


리유는 아빠의 선택도 좋았음을 나타내는 '우와~' 를 남발했다. ㅎㅎ

내심 전에 왔었다고 실망하면 어쩌나 하는 생각도 있었다.



리유는 도착하자마자 저보다 어린 친구들이 노는 작은 그네에 앉았다. 그러면서 아빠한테 "아빠, 리유 아가 때 그네 엄청 좋아했지?" 라며... 어린시절의 이야기를 자주 했다. (이 말을 들으면서 '다 기억하고 있구나' 라는 생각과 동시에 한쪽 맘이 시려왔다)




그 사이, 태연이는 새로운 미끄럼틀에서 깔깔 웃음소릴 들려줬다. 이 소릴 들은 리유가 가만 있을리가 없지. "리유야~~~ 어딨니?"




앗!!! 저깄다. 돌콩만한 녀석이 잘도 돌아다닌다. 아니 날아다닌다는 표현이 어울릴 정도다. 리유 특유의 깔깔 웃음 덕에 찾을 수 있었다. 그러다 갑자기 이 녀석이 사라졌다.




"악~~~" 하는 짧은 소리와 함께 미끄럼틀에서 쏘옥 하고 나왔다. 아빠가 잔뜩 놀라니 리유는 재미있었던지 깔깔 웃어댔다. 내겐 참 도깨비 같은 녀석이다. ㅎㅎ





아이들이 위에 올라가서 내려오지 않아서 들어가봤다. 신기하게 생긴 방에서 두 녀석은 실로폰 연주에 심취해 있었다. 무엇보다 배경이 호기심을 끌만한 느낌이 많이 들었다.





블럭마니아 리유는 역시나 이곳에서도 블럭쌓기에 열중하기도 하고.




이렇게 비쥬(?) 공예도 했다. 한땀 한땀 장인정신으로 참여하는 모습이 꽤나 진지했다. 이후엔 태연이도 함께 하다가 애들은 좀 더 놀고 오라고 했더니 둘 다 신나게 뛰어 나갔다. 결국엔 내가 다 완성했다. ㅠ.ㅜ (난 이런거 진짜 못하는데..) 다행히 이쁘다고 해줘서 기분이 나아졌다. ㅎㅎ




이거거덩. 예전에도 탔었지만 튜브로 타는 실내 눈썰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냥 튜브썰매. 전엔 경사도 꽤나 깊었는데 이젠 코스가 길어짐으로써 어른들의 도움이 없어도 왠만해선 아이들이 다치지 않고 놀 수 있는 것 같았다. (나 이거 타고 싶었는데 리유가 이제 컸다고 혼자 탄다고 해서 사실 약간 서운했다. ㅎㅎ )








리유와 태연이는 같이 탔다. 리유의 표정보소. 즐거움이 잔뜩 느껴졌다. 나도 타면 안되냐니깐. 직원분이 정중히 "아실만한 분이 왜 그러세요." 란다. 젠장.. ㅎㅎ




두 녀석을 이끌고 긴 줄 대열에 합류했다. 새로운걸 타보기 위해선데, 둘 다 잔뜩 긴장하고 있길래 사진 찍어준다며 마음을 달래줬다. 리유가 활짝 웃고 있지만 사실은 많이 떨고 있었다. 사진 찍자마자 아빠에게 안겨 있었다. ㅎㅎ




군대에서 탔던 막타워 비슷한.. 안전장치를 가다듬는 동안 리유는 아빠를 바라봤다. 떨지마라 리유야.







드디어 출발~!!! 순식간에 리유는 쓩 하고 날아갔다. 첨엔 소리 지르더니 금새 또 재밌다고 또 타고 싶다고 했다. 나도 이런거 예전엔 엄청 좋아했었더랬다.








이번엔 태연이 차례. 태연인 살짝 겁을 먹었는지 속도가 조금 덜 붙었다. 중간에 브레이크를 잡는듯한 모습도.. 괜찮아 또 타보면 다를거야. 그래도 재밌었지?






이제는 시시하게 느껴질 만도 한데.. 리유는 또 기차를 탔다. 기차나 자동차 같은 탈 것들을 정말 좋아한다. 어릴 적 내 이야기를 어머니께 들어보면 바퀴 달린것은 죄다 다 좋아했다고. 바퀴 굴러가는 거 보면서 잠들었다고 하는걸 보면. 어쩜 그렇게 지 아빠 하는걸 다 그대로 닮았는지.




이번엔 많은 아이들이 타고 있었던 X 뭐라고 하던데.. 암튼 태연이는 이걸 한 번 타보겠다고 했다. 8살 언니라서 이런것도 탈 수 있는거냐. 리유에게 "리유도 이거 타볼까?" 했더니, 고개만 절래절래 흔들며 언니가 어떻게 타는지만 보겠다고 아빠품에 안겨서 얌전히 보고만 있었다.




마지막으로 안전장치도 점검해 보고. 표정에서 꽤나 결연한 의지(?) 같은것도 느껴졌다. ㅎㅎ 아유레디?









드디어 날아올랐다. 쉴 새 없이 튀어오르는 점프기계에 태연이 머리카락도 환한 웃음도 날아 올랐다. 생각보다 높이 올라가서 바라보며 감탄하고 있는데.. 리유는 아빠 품에서 고개를 돌렸다 봤다가를 계속 반복했다. 그래 아직은 리유에겐 제법 무서워 보였을거다. 좀 더 크면 타보자.


시간이 흘렀고, 두 곳이나 들른만큼 체력도 웃음도 많이 소진됐다. 아이들도 어른들도 실컷 놀았다.


- "둘 다 오늘 재밌었어?"

- "네~~~"


아이들이 재밌었다니 우리도 즐거웠다. 두 녀석은 뭐가 그리 신났는지 속닥속닥. 알콩달콩. 깔깔 웃음이 멈추질 않았다. 역시.. 아빠랑도 재밌지만 또래가 있으면 더 재미난 법이지. 둘 다 지금처럼 맑고 밝게 건강하게 잘 커주길...



# 난 6살때 아빠랑 뭘하고 놀았는가 생각해보면, 계속 무언가를 만들었던것 같다. 아빠는 톱질하면, 나는 사포질(경상도 사투리로 빼빠질)하며 함께 장난감을 만들며 놀았고. 집 뒷산에 올라 아빠가 라이터로 보리를 구워주면 그걸 먹기도 하고, 꿩 사냥도 하고... 그런거보면 울 아빠도 내게 무척이나 함께 놀아주려 노력을 많이 하셨다는 생각이 든다. 어쩌면 지금처럼 아이와 놀기 좋은 환경이 덜 수고로움으로 만족도가 큰. 좋은 세상에 살고 있구나를 느끼며 아버지 세대에게 진심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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