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오랜 시간,
길고 긴 여정의 끝을 보았다.
추위가 시작되었던 그 겨울의 첫 머리에서.
어린 학생들의 작은 촛불로 시작해.
말을 유독 싫어하게된 대학생 언니, 오빠들로.
그리고 거기에 힘을 보탠 어른들.
여기에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팠던 수 많은 사람들이 모여.
광장의 큰 역사를 이루고.
마침내 드디어 우리의 새 대통령을 만들기까지.
많은 생각들이 오고 갔다.
감회가 새롭다라는 느낌과는 다른.
무언가 정말 다른 느낌 이었다.
좌 / 우 진영의 싸움이 아니었는데... 분명히.
옳고 그름의 문제였음을 여전히 모르는 어른들은 많았고.
지금도 여전히 그들은 인정하지 않으려 했다.
아무튼...
우리는 하나의 시작을 이루었다.
이제 시작하면 된다.
매주 토요일이면 모든 약속을 광화문으로 잡고.
약속이 없어도 내 발은 광화문에 닿아 있었다.
이젠 30대의 나이도 점점 멀어져만 가는 시점.
뭔가 많이 안다고 생각했지만,
어린 세대들에게서 더 많은 것을 배웠던 '소중한 시간들'이었다.
생애 처음으로 갖게되었던 투표권의 첫 권리 행사는
노무현을 대통령으로 만들었고,
그 후 그의 죽음 앞에 하염없이 오열했다.
왜 그런지도 모른채,,, 너무나 속상했다.
살아계실땐 그토록 그 분을 욕했었는데... 참 이상했다.
그냥 너무나 슬펐다. 눈물이 멈추질 않았다.
그러다 내가 꿈을 이룰 즈음에..
남대문이 불타는 모습을 보이며 등장했던 새 대통령은
나를 좌절의 늪에 빠지게 했고, 그는 나를 변방으로 변방으로 밀어냈다.
그리고 또 다른 새 대통령.
그녀는 내게서 모든걸 가져갔다.
알고싶었다. 그들이 왜 그렇게하는지. 그렇게 해야만 하는지.
그들은 몰랐을 것이다.
그렇게 할수록 더 많은걸 알려하고 더 잘 버틸 수 있는 힘이 생긴다는 것을.
나는 그렇게 자랐다. 생각도 마음도.
2017년.
우리에게 진짜 "봄" 이 왔다.
내가 만났던 사람 중에 진짜 "봄" 같은 사람이 새 대통령이 됐다.
왜 이렇게 뭉클한건지. 묘했다.
긴 겨울을 보내고 봄을 맞으니 더 그런건가.
이렇게 설레였던적이 언제였던지.
그냥 그랬다.
이 분이 뭔가를 잘하실거라 생각하지만,
또 그렇게 생각해서 좋아하진 않는다.
적어도.
내 얘기에 진심으로 울어줄 사람이라는 것은 분명해 보여서.
난 이분이 참 좋다.
부디 잘 하시길.
많이 웃어주시길.
노무현으로 시작해 노무현으로 맺음 했던 지금의 오늘을 살며.
피식 웃음도 났다가, 눈물 한 방울 눈가에 머물렀다가를 반복.
대한민국 대통령이라는 직함이 가장 잘 어울렸던 그.
그리고 그의 친구가 대통령이 됐다.
이젠 맘껏 대통령도 욕하고 웃을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것이 더 좋은 것일수도 있겠다.
이제야 대한민국이 사춘기 여드름이 조금씩 사라진다.
어른이 될 수 있다는 '희망' 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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