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적부터 '강박증' 이 있었다.
무언가를 정리해야 되고,
무조건 무엇이든 기억이든 감정이든 기록해야 하고,
청소를 하지 않으면 왠지 불안해서 잠을 못 이루기도 하고.
끊임없이 나를 재촉해야만 했던..
넌 장남이다, 집안을 일으켜야 한다, 넌 가장이다, 넌 감독이다 ...
잘해야 한다, 꼭 해내야 한다, 이번을 잘 하면 넌 넘어설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다 ...
등등....
참으로 견디기 힘들었다.
그런 것들이 강박증으로 자리잡아.
내 몸엔 일정한 규칙들이 생겼고,
심지어 일기를 쓸 때에도 철자, 띄어쓰기, 무엇이든 똑같이 나열하기, 규칙 배열 찾아내기 등등 수 없이 나를 괴롭혀 왔다.
올 해에 접어들면서,
한 가지 결심을 하게 됐다.
많은 것들을 한꺼번에 바꾸진 못하더라도.
조금씩 덜어내기로.
좀 더 스트레스 받지 않는. 편안한 삶을 살기로.
잘 해야 한다. 꼭 해야 한다 .. 가 아니라,
최선을 다하자. 그래도 안 되면 ..
후회없이 했다면. 그걸로 됐어. 고생했다. 라고.
많은 일들을 겪으며, 조금씩 내려놓기 시작했다.
홀로 겨울바다를 보러 가기도 하고.
어떤 감성이 생기면 그때마다 해소할 즐거움 찾기.
일주일 중 하루나 이틀 정도는 청소나 정리 등등을 하지 않기.
기록이든 서류든 쉴 땐 몸과 함께 쉬기.
연휴내내 음악, 커피, 그리고 책과 함께 충분히 쉬며.
나를 좀 더 내려 놓았다.
한결 마음이 편안해 졌다.
물론 깔끔 떠는 거나 정리하는건 일정부분 유지하지만,
생각의 압박을 조금은 덜어냈다.
초를 켜고 생각한다.
오늘은 어제보다 더 내일은 오늘보다 더 ..
"나를 사랑하자." 고.
# 세상의 일들엔 많은 것들에 '용기' 가 필요하다. 때론 그것이 지나쳐서 자신을 잃고, 수 많은 노력을 뒤로 인정하지 않은 채 지나가야 한다. 지나고보면 그것이 얼마나 부질없던 짓이라는걸. 진짜 용기는 '자신을 내려놓을 수 있는 용기' 이것이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는 것이라는걸. 왜 이제서야 깨닫게 되었을까. 나를 괴롭혔던 많은 것들이 내가 만든것임을. 우리 이제 좀 더 자신을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