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늘 그렇게 나를 안고 다니셨다. 사진 좋아하고 음악 좋아하고 즐길줄 아는 그를 꼭 닮은 나를.
이젠 내가 그렇게.. 나를 꼭 닮은 아이를 꼭 안고 다닌다. 나를 꼭 닮은 내 아이를 나는 그렇게 안고 또 안는다.
1988년 11월 28일.
차가운 바람 속으로 사라진 나의 아버지.
꿈에서 얼른 깨어나길 기도했지만,
그것은 꿈이 아닌 '현실' 이었음을 수년이 지난 후에야 알게 되었다.
이후 나는 더욱 단단해 졌으며,
세상으로 초대한 아버지께 늘 감사했다.
참으로 그리운 그 이름 '아빠'.
한 번도 아버지라 불러 드리지 못하고 보낸 것에 대한 후회.
어느덧 나는 아버지가 떠나던 그 즈음의 나이에 접어 들었다.
나를 아빠라 부르는 또다른 '내'가 있음에.
더욱 '그'가 그리워진다.
생각하면 할 수록.
안타까운 그대... 나의 '아버지'.
다시 한 번, 세상에 초대해 주셔서 "감사 합니다."
또 미안합니다.
당신이 물려주신 능력 세상을 향해 값어치 있게 쓰겠습니다.
고맙습니다. 아. 버. 지.
- 이제 우릴 지켜 주세요. 나의 마지막 기억 속 당신의 모습. 60대의 노인이 아니라, 30대의 멋진 청년의 모습으로 기억 속에 남아 주셔서 여전히 멋진 내 '아빠'. 그곳에서 더 행복하길 바랍니다. 아프지말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