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유가 한참 동물 친구들에 빠져 있을 때였다. 책을 통해서 였을까. 무척이나 동물 친구들에 대해 호기심을 가지고 있었을 때. 리유는 처음으로 동물원을 갔다. 한참 날씨도 좋을 때여서 산책도 맘껏 했으면 좋겠다 싶어서 서울대공원으로 향했다.




서울대공원엔 아이들을 유혹하는 것들 투성이다. 큰 규모 만큼이나 먹거리나 놀거리도 다양해서 아이들 데리고 소풍을 즐기기엔 이만한데가 없다. 입구에 도착하자마자 리유의 눈을 사로잡은 '분수'. 그 앞에서 리유는 신기했던지 한참을 눈을 떼지 못했다.




아빠랑 인증샷 하나 남기자고 끼어드니. 귀찮은듯 가볍게 사진에 응해줬다. 아주 가볍게... ㅠ.ㅜ




다시 '쏴~' 하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 분수를 바라봤다. 아무리 봐도 신기하게 이뻤던 모양이다. 간간히 보였던 무지개가 더욱 관심 끌기에 좋았을 것이다.




이번엔 함께 온 이모와 엄마랑 한 컷. 짜쉭 아빠하고 찍을때완 다르게 엄청 기분좋은 웃음으로 사진찍네. =.=;; 아빠 삐질려고 했다. ㅎㅎ




동물원까지 걸었다. 동물원에서 처음 우린 반긴 녀석은 얼룩말. 멀리서 얼룩말이 보이니 리유는 깔깔대며 환호했다.




"아빠, 이것 좀 봐봐. 얼룩말이 먹고 있어요." 신기하다 그치? 리유에겐 동물이 밥 먹는 모습까지도 신기하게 보였을거다.




리유가 엄마품에 안겨서 무언가를 보고 있다. 대체 누굴 본 걸까?




고릴라가 지붕 위에 누워 있었다. 우와 우와 소리를 하면서. 살짝 놀란 눈치다. 아마도 인형일거라 생각했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다시봐도 신기했던지, 한참을 그렇게 바라보며 신기해 했다.




책에서만 봤던 동물 친구들을 눈 앞에 마주한 리유는 모든 것이 낯설고 신기했던 모양이다. 엄청 집중해서 바라봤다. 두려움과 호기심을 함께 동반한 채.




이번엔 또 누굴 봤을까? 리유는 모든 것이 신기했고 거기서 나는 모든 소리에 집중하며 감탄했다. 동물 친구들의 이름까지 대면서 신나했다.




원숭이. 이상한 소릴 내며 여기저기 날아오르다시피 하며 뛰어다니는 녀석들에 리유는 호기심을 온전히 빼앗겨버렸다.




"우와~~~." 원숭이들이 날아오르듯 마구 뛰어다니는 모습에 리유는 우와 소리만 반복했다. 많이 신기했던 모양이다.




이번엔 실내로 들어와 또 다른 동물 친구들을 만나러 왔다. 리유는 엄마의 설명을 들으며 한껏 집중했다.




어디론가 끌려가듯(?). 이 아닌 리유가 신기한 걸 발견했던지 엄마 손을 잡아끌고 걸었다.




리유는 너구리도 보고. 귀엽다고 말해줬다. 내가 보기엔 니가 더 귀엽다.




뒷모습을 찍던 찰칵 하는 소리에 갑자기 리유가 고개를 돌렸다. 순간 많이 놀랬다.




밖으로 나와 리유가 만나고 싶어하던 사자를 만나러 왔다. 사자들이 낮잠을 자고 있었다. 리유는 잠만 자는 사자를 보곤 실망했다. 야행성인 사자가 낮에 잠만 자는게 당연하겠지만, 자는 모습만 보여주게 된 부모의 입장에선 좀 아쉬웠다.




배도 고팠고 잠만 자는 사자에게 실망한 리유에게 마음을 달랠 도시락 시간. 김밥 좋아하는 리유가 아빠에게 먹다가 딱 찍혔다. 근데 너 그거 다 먹을 수 있냐 라는 말에 두 말 않고 한 입 가득히 채워 넣었다. 아이치곤 많이 먹긴 했다. 그만큼 많이 움직이기도 하니. ㅎㅎ




이번엔 더 제대로다. 입에 넣는 순간을 포착했다. 조그만 입에 들어가는 김밥이 마치 잡아 먹히는 느낌마저 들었다. ㅋㅋ 그래도 잘 먹으니 보기 좋다.






햇살이 참 좋았다. 산책하며 소풍을 즐기기엔 더 좋았고. 밥도 먹었겠다. 가벼운 산책을 했다. 유모차에 탄 리유는 어느새 쌔근쌔근 잠들었다. 발걸음 소리, 유모차 바퀴 굴러가는 소리, 새 소리, 나무를 스치는 바람 소리만 들릴 뿐이었다. 평화롭고 모든것이 다 좋았다.




뿔소? 대체 누군지. 우람한 소가 눈에 들어왔다.




계속 저러고 서 있는게 신기했는데 아마도 일광욕을 하고 있던 중이었나보다.




또 한 구석에서는 잠든 녀석을 발견 할 수 있었는데.. 리유가 조용히 하란다. 코 잔다고.. ㅎㅎ




리유가 소리친다. "아빠, 이것 좀 봐봐. 곰이 앉아있어." 우와 멋지다 그치? 리유는 아빠에게 빨리 곰 사진 찍어주란다. 사진 찍어달라고 저렇게 앉아 있는 거란다. 하하.. (그러고 보니 그런 것 같기도 하다)




곰이 고개 숙이는 것도 보고. 리유는 곰이 움직이는 것 자체가 신기했던가보다. 집에 곰 인형이 많았으니 인형 같은데 움직이니 더 신기했나보다.




리유의 요청에 곰사진을 엄청 찍었더랬다. 녀석이 좋아하는 동물 친구들이 많구나. 특히나 집에 있는 인형들과 닮은 녀석들을 더 좋아하는 것 같더란.







옆엔 갈색곰들이 재롱을 피우고 있었다. 리유는 깔깔대며 또 "아빠, 이것 좀 봐봐..." 이 말을 계속했다. 리유는 한창 신기하거나 재미난 것을 보면 이 말을 많이 했다.




이번엔 기린을 보러 왔다. 코끼리냐 기린이냐 그랬을때, 리유는 기린을 선택했다. 더 신기했겠지. 키도 크고 목이 긴 아주 이쁜 친구였으니까.





리유가 기린 사진 찍어주라고 해서 기린 사진도 한참 찍었다. 세 마리가 한 곳에 서 붙어 서 있었는데 이 모습이 신기하긴 했다. 이쪽에서 봤을때 마치 목이 세 개 달린 모습 같기도. 리유가 요리조리 한참을 신기하게 둘러 봤었다.




입구쪽으로 돌아서 나오려는데 리유가 소리친다. "아빠, 빨간새야 빨간새." 순간, 홍학들이 모여 물을 마시는 모습을 보게 됐다. 햇살에 비친 녀석들이 참 이뻤다.




그 중 한 녀석이 날개를 펼치고 서 있었다. 뭔가 어떤 동작을 하기 전 단계처럼 보였다. 리유는 계속 아빠 저것 좀 봐봐. 그랬다.




다른 한 쪽 길에도 홍학들이 햇살을 즐기고 있었다. 순간, 리유가 소리쳤다. "아빠..... " 깔깔깔...





아까 날개를 펼쳤던 녀석이 달리기 시작했다. 다른 홍학들도 놀라서 우왕좌왕. 넘어지는 녀석도 있었고. 리유는 그 모습이 재밌었던지. 계속 깔깔대며 웃었다. 나도 한 편의 공연을 본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젠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간. 입구의 호랑이가 가는 길을 배웅했다. 호랑이를 무척 보고 싶었으나, 우리가 갔을때 호랑이집이 공사중이어서 아쉽게 만날 수 없었다. 리유는 이 큰 호랑이한테 "호랑아 집 다 고치면 리유가 또 놀러올게." 라 말했다. 짜쉭, 동물원이 재밌었나 보구나.




"리유야, 아빠 봐봐. 하나 둘 셋. 아빠 좀 봐줘." "안 볼거야.." 깔깔.... 아빠 놀려먹는 재미에 맛들인 리유가 결국 봐주지 않고 웃기만 했다. 하루종일 웃음이 끊이질 않던 리유에게 동물원은 정말 재밌는 곳이었나보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는 아빠도 기분이 정말 좋았어.


보고팠던 동물 친구들도 만나고 기분 좋은 날씨에 한껏 여유롭던 산책. 그리고 소풍의 하이라이트 김밥까지 있었으니 얼마나 좋았을까. 이후 어린이집에 가서 동물 친구들 만난 이야기를 친구들에게 한껏 자랑했다고 들었다. 아이가 자랑하는건 정말 좋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아빠가 자주는 못해주지만, 친구들에게 그리고 만나는 사람들에게 자랑하고픈 '행복' 을 많이 만드려고 노력할게. 사랑한다 내 딸.


이것이 너와 나 그리고 우리가 만든 행복한 추억. 누락되었던 부분의 마지막이네. 앞으로 써 내려갈 일기장엔 지금보다 더 예전보다 더 좋은 일들을 써갔음 좋겠구나.


"아빠, 이것 좀 봐봐." ..... 이 말은 너의 관심과 행복이었음을 아빠는 두고두고 기억해 둘게.


- 아가 리유 일기 끝.



- 2013.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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