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강원2017. 1. 15. 17:12
     

속초로 가고싶다라고 막연한 생각을 가졌을 때, 인터넷을 통해 '이거다' 라고 했던 곳. 영금정으로 갔다. 사람들이 많았고 빗줄기는 조금 더 굵어져 있었다. 우산을 펼쳐들고 조심스레 걸어갔다. 그 바다 앞에 멍하니 서서 바라봤다.




파도가 바위에 부딪히면 거문고 소리가 난다고 하던데.. 솔직히 그건 잘 모르겠다. 하지만 파도소리가 무척 아름다웠다. 시원스럽게도.




바다 위에 드러난 바위들의 모양이 이뻤다. 둥글둥글. 뾰족한 것들이 아니어서 더 눈길이 갔다. 파도가 쌔긴 쌘가보다.




마치 넓은 바위가 바다 밑을 떠받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때론 잔잔하게 때론 거칠게 몰아치는 파도의 모습을 사람들의 웃음소리와 함께 들었다.





좋다. 멀찌감치 전날 봤었던 속초해수욕장도 어렴풋이 보인다.




영금정에 왔다면 건너게 되는 오래된 철제다리.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일출명소라 설명하고 있지만, 내가 알기론 아시아 대륙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은 울산의 간절곶 아닌가. 암튼 원래는 이곳에서 일출을 보려 했었다. 아침에 비오는걸 보고 해수욕장을 들렀다 오게 됐다.




다리가 그리 높지 않아서 이런 풍경도 담을 수 있었다. 왠지 정겹기도 하고 서글프기도 하고 그랬다.




여기 정자에서 바라본 일출이 정말 장관이라더라. 가는날이 장날이라고 비가와서 아쉽게 일출은 못 담았지만, 내가 보고팠던 풍경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정자 안에는 많은 사람들이 있었던 관계로 이렇게 현판만으로 만족.




정자 천정에는 이런 그림이 그려져 있었다. 이곳의 풍경을 그린 산수화 같아 보였다. 등대, 설악산. 예전과 같은 아름다움 이었나보다.




아랫쪽엔 여전히 흰 물보라를 일으키며 열심히 우윳빛깔 바다를 만들고 있었다.




다른 한 쪽에는 등대전망대가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그곳을 오르고 있었지만, 난 이걸로 만족. 등대는 수도없이 봤다.




멀리 눈쌓인 설악산 줄기가 보인다. 그 아래 금강대교. 산과 바다가 잘 어우러진 풍경이었다.




한 발 물러서서 바라봤다. 정말 아름다웠다. 이 배경으로 영화 포스터를 찍어도 이쁠 것 같았다.





등대 앞 바다. 방파제를 보기 위해 한 걸음 더 들어와 봤다. 사이사이 파도가 들려주는 소리가 참 아름답다.





더 높은 곳. 영금정 전망대에서 내려다봤다. 아름답다. 내가 정말 보고팠던 풍경이었다. 어쩌면 날씨가 흐려서 더 운치있게 보였을런지도 모르겠다.




이곳에 있는 내내 저곳이 궁금했다. 돗자리 깔고 도시락을 먹어도 될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물론 아주아주 위험하겠지만.




그 반대편으로 동명항 수산시장도 보였다. 사람들은 저렵하게 해산물들을 구입하기도 하고. 저 길 끝에 있는 빨간등대를 보기위해 걸어가기도 했다. 비가 점점 더 많이 와서 걸어가지 않는걸로.




바다를 찍고 있는데, 바위 위에 선 부자가 눈에 들어왔다. 위험해 보였다. 굉장히 어린아이 였던것 같은데.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나도 한 아이의 아빠이다 보니 여러가지 경우의 수, 상황 등이 떠올라서 생각이 좀 복잡했다. 그래도 좋은 것을 보여주려 했을 거라는. 그런 의도쯤으로만 생각하련다.




많은 사람들이 등대를 보기 위해 걸어갔다. 이들 중 대부분은 커플 혹은 부부 였다. 가족단위의 사람들은 대부분 횟집으로 향하더란.. ㅎㅎ




오징어배가 출격하니 갈매기들이 배웅했다.




등대 전망대가 높긴 높군. 영금정 전망대도 제법 올라와야 하는데 이곳에서도 올려다 보고 있으니. 그나저나 정말 횟집 많았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이른 아침 바삐 움직이고 쉬고 있는 배. 그 너머의 바다를 바라보고 있다.


그토록 보고팠던 영금정을 실컷 보고, 이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밥을 먹었다. 홍게가 많이 유명한가보다. 홍게집이 많았다. 근데 왜 죄다 2인분 이상 주문가능 인거야? 날씨도 춥고해서 해물 칼국수를 먹었다. 따끈한 국물이 먹고 싶었다. 제법 시원하고 속이 든든했다.


이제 터미널 쪽으로 슬쩍 움직였다. 비오지만 걸었다. 마냥 걸었다. 버스가 별로 없다. 택시는 외지인이면 돌아가는 느낌이 강했다. 조금은 실망했지만. 그래도 많이 걸으며 속초의 곳곳을 눈과 마음에 담을 수 있었다. 다음에 또 가게 되면 왠지 길을 다 알 것만 같은 그런 자신감 마저 생겼다. ㅎㅎ


지금도 여전히 그 바다의 파도소리. 내 귓가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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