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강원2017. 1. 13. 02:42
     

바다는 밤바다도 인상적이지만, 낮에 보는 풍경도 정말 좋다. 어둠 속에서 자그마한 불빛에 의존해 더욱 집중해서 아름다움을 봤다면, 낮에 보는 바다는 웅장함과 왠지 모를 시원함이 더해졌다.


이른 아침, 속초엔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겨울비가 봄비처럼 사뿐히 내려앉았다. 잔뜩 흐림이 아니라 묘한 '흐림' 이라 더욱 아름답게 보였던 바다. 속초 해수욕장의 아침을 맞이했다.




해수욕장 입구쪽에 있던 조형물들. 촉촉히 젖은 바닥이 상쾌하게 다가왔다.




살짝 비가 내렸다 그쳤다를 반복. 이른 아침이었지만 제법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보기 위해 나와있었다. 모래에 몸을 묻은 인어가 눈에 들어왔다. 요즘 즐겨보는 드라마에 인어가 나와서 관심이 더 갔다.




파도가 스멀스멀 몰려온다. 잔뜩 하늘을 차지한 구름이 조금은 야속하기도 했지만, 그 나름의 분위기를 연출했다. 강원도쪽 동해안은 처음이었는데 바다색을 보고 완전히 빠져 버렸다. 울산쪽의 바다는 조금 짙은 청록색 분위기가 있다면 이곳은 좀 더 맑다라고 할까. 아무튼 좀 달랐다.




모래가 어찌나 곱던지. 바닷물이 비치는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파도를 보고 있으니 절로 맘이 시원해졌다.




망망대해 속 무언가를 봤다. 그것이 저것이라고 말을 할 순 없지만. 한참을 넋놓고 바라만봤다.





바다 위 배도 없고 아무것도 없는 모습이라 더 묘하게 다가왔다. 마치 다른 세계에서 꿈꾸고 있는 것처럼.




아름다운 불빛으로 좋은 무드를 만들었던 바다엔 많은 사람들의 추억 속에 기념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아름다운 연주소리만 들려주던 깜깜하기만 했던 방파제쪽 바다. 아침에 보니 더 아름다웠다. 사람들이 왜 속초바다를 찾는지 알 것 같았다.




바다의 밤과 낮은 정말 달랐다. 보이지 않는 공포가 진짜 무서운 거라는 진리가 머릿속을 관통했다. 하마터면 어둠 속에 가둬둘 뻔 했다. 자연이 보여주는 물보라는 정말 정말 아름다웠다.




어둠과 조명에 가려져 있었던 녀석. 물고기가 말을 건넨다. "좋지?" 라고. 그래서 답해줬다. "그래 좋으네." 라고.


비록 조금 흐렸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깊이있게 바다와 대화할 수 있었던. 꽤나 좋은 날씨였다라고 말하고 싶다. 촉촉히 젖은 모래는 밟을때의 느낌이 밤에 걸었을 때보다 솔직히 더 묵직하고 좋았다. 바람이 많이 불어 기껏 셋팅했던 머리가 다 헝클어졌지만. 그마저도 좋았다.


이곳도 좋지만, 속초에 온 진짜 이유. 정말 보고 싶었던 풍경이 있었다. 자연사 박물관도 있던데 그곳을 잠깐 구경하고 또 다른 바다를 보러 갔다.


다녀와서도 종종 이곳에서 녹음해온 소리를 계속 들었다. 아직 이곳에 머물러 있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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