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경상2016. 12. 16. 23:17
     

흐린 날씨. 흐린 오후.

찌릿한 바다냄새가 자욱히 올라오는 아름다운 마을.

독일마을에 다녀왔다. 유럽을 가보지 못했으니 이런 마을을 찾는것 또한 즐거움이라 하겠다.


60년대 독일로 파견을 떠난 광부와 간호사분들이 국내로 돌아와 터전을 꾸미시는곳. 요즘엔 참 그분들이 많이 떠나셨다는데, 안타깝다. 나라를 위해 고생하신 분들인데... ㅠ.ㅜ


아무튼 남해는 처음인데, 그들의 삶. 그리고 남해바다가 참으로 궁금했었다.




이쁜 집 사이로 남해바다가 보인다. 전망도 좋고 공기도 좋았다. 완벽히 독일식이라 하기에는 잘 모르겠지만, 한국과 독일의 콜라보레이션 정도가 아닐까. 어쨌든 아름다운 집으로 불어오는 바닷바람이 시원하리만큼 좋았다.




자연을 많이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집들을 지어서 그런지. 일률보편적인 우리의 주택들에 비해 정겹다고까지 느껴졌다. 잔디가 깔린 뒷마당. 부러웠다. 예전엔 엘리베이터 있는 집을 선망했었는데.. 이젠 다시 마당 있는 집을 부러워한다.




도로가 좀 좁았지만, 더 걷고 싶어지는 길이었다. 걸으며 집을 바라보는게 참 묘했다. 거대한 펜션 같다고나 할까. 겉보다 실내가 어떤지 궁금했지만 그분들의 삶이 이어지는 곳이니 궁금해도 참아야지.




들쑥날쑥 옹기종기. 이곳엔 대부분 한국인들이 살고 있지만, 각 집들마다 프라이버시를 중요시하는 각으로 다들 틀려있는듯해 보였다. 텃밭들도 인상적이었다.


작지만 자꾸만 걷고 싶어지는 아름다운 길, 맑은 공기, 한껏 뽐내며 불어오는 바다풍경.

남해는 깊고 잔잔한 매력이 넘치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곳이 주거지이기도 관광지이기도 하다보니 그들의 삶이 많이 고단했으리라 느껴진다. 그분들이 적어도 자신의 삶을 여유있게 누릴 수 있는 그런 방안이 마련되길 희망한다. 관광지도 좋지만 말이다. 무슨 의미로 지어졌는지가 더 중요하리라 보인다.


예전보다 지금은 전시관, 각 상점, 카페, 맥주가게 등등 많은 상권이 생겨버리는 바람에 관광객에겐 정말 좋겠지만..

아무튼 난 이곳에서 독일마을에 대한 궁금함 보다 그들의 노고에 대한 엄숙함이 생겨 괜스리 미안해졌었다.



- 2011.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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