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전라2016. 10. 22. 02:55
     

일명 '하드털기'. ㅎㅎ (컴퓨터에만 저장되었던 묵혀둔 기억들을 정리해 보려 한다)


2009년 11월의 기록.


- 지금의 11월은 추운 겨울 정도로 생각이 들지만, 그땐 11월 이었음에도 제법 날씨가 포근하고 따뜻했다. 물론 일교차는 어느정도 있었지만 말이다.


아마도 이때쯤.. 아니 좀 더 전부터 이상하게 호남지역을 여행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 경상도 촌놈이었던 나는 어릴 때 부터 유독 많이 들었던게, 누구보다 더 무섭고 나쁘게 표현되었던 호남지역 사람들. 그런데 어느순간부턴가, 그들에 대한. 그리고 그들이 머물고 있는 그 지역들이 궁금했었다. 일종의 반항심이었다고나 할까. 암튼 그 지역감정에 연장선에서는 늘 고립될 수 밖에 없던 그들이었기에 안타까움도 더욱 증가되기도 했지만 말이다. (사실 이렇게 말해놓고도, 군대에서 당한 것들을 생각하면 그곳은 발길도 돌리고 싶지도 않을만큼 그 지역감정을 연장하고 싶었을 정도였으니까, 참으로 희안한 애증의 관계였다)


암튼 서론이 넘 길었는데.. 남들보다 조금 늦긴 했지만 11월에 '보성' 을 찾았다. 녹차밭이 가고 싶었었다. 녹차를 좋아하는건 아니지만, 사진으로만 보던 풍경을 직접 보고 싶었다. 초록초록 초록색을 참으로 좋아했던 것 같다.


2016년에 쓰는 2009년의 이야기.

참으로 오래 되었다.





햇살이 따스하고 초록이 가을임을 보여주는 느낌 좋은 풍광이 한 눈에 들어왔다. 보고팠던 풍경이었다. 한참을 올라가서 자리를 잡은 다음에 한참을 바라봤던 기억이 난다.




저 멀리 펜션을 짓는듯한 모습이 보였다. 아마 지금쯤엔 이쁜 펜션이 되었을 것 같다. 근데 펜션이라 생각하지 않고 바라보니 외국의 어떤 마을을 보는 듯도 해서 좋았다.





굽이굽이 휘어진 길목 길목을 올라오다 보면 늘 같은 풍경들이 보이는 것 같은데.. 그런데 자꾸보니 뭔가 조금씩 다르게 느껴졌다. 그냥 느낌이 그랬다.




거의 정상쯤에 올랐을 때 보였던 풍경이다. 저 멀리 바다가 보인다. 산 능성이들을 타고 흐르는 바다라.. 정말 멋있었다.




아마 이맘때쯤의 풍경이었을 법한 가을풍경이다. 빨간 단풍잎이 그날의 따스함을 전해주는 것 같다.




대부분 기계로 관리하는 곳이라 더 깔끔한 느낌이 들지만, 자세히 보아야 이쁘다 라는 것 보다 멀리서 보면 더 이쁘다. 라는 표현이 어울릴 법한 정돈된 풍경이 더 맘에 든다. 이건 지극히 개인적인 성격탓이다.




밭 중간에 있는 나무가 정말 아름다워 보였다. 전혀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




시간이 흐르고 해가 산 너머로 넘어가고 있다. 이 마저도 사랑스러웠다.




내려 오다가,,,   저 오르막을 올라 왔었다. 다시 내려가다 보니 해질녘의 풍경을 즐기는 커플이 올라오고 있었다. 무슨 얘기들을 저렇게 알콩달콩 하고 있었을까.




나무 뒤에 숨어서 본다면 아마도 이런 시각으로 바라보지 않았을까. 하며 찍었던 사진 같다. 녹차밭의 풀냄새가 참으로 좋았던 기억이 난다.




여기가 입구쪽에 있었던 음식점 앞 이었던것 같다. 빨간색이 나를 유혹했다. 그때 먹었던 녹차면으로 만든 자장면이 아직도 기억에 남는다. 언젠가 다시 가게 된다면, 그 맛을 잊지 못하고 또 먹게 될 것 같다. 지금도 있으려나?





'나... 가을이요.' 하는 듯한 풍경이 정말 인상 깊었었다. 요즘 너무 실내에만 갇혀 살다보니, 가끔은 이런 풍경이 참 그립다.




입구쪽의 메타세쿼이야 길. 빛이 조금 덜 들었을 때 찍으면 이쁠 것 같아서 나가면서 찍었었다. 지금봐도 그러길 잘 한 것 같다.




마지막 나가는 길 까지 녹차향과 나무가 배웅을 한다. '그래, 안녕! 다음에 또 올게~'.




주차장으로 내려오니, 많이 어두워 졌었다. 밤이 되니 조금은 더 무서운 곳이 되었다. 겁보와 겁순이는 그렇게 서둘러 빠져 나왔다.


오래 전 기억인데도 생생하게 대부분 생각 나는 걸 보니, 정말 기억에 남았던 것. 그리고 결국엔 사진 만이 남는다는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하드를 뒤적이다 생각나서 하나씩 블로그에도 남겨보자는 식으로 했는데.. 오히려 생각도 정돈이 되고 정말 좋다는 걸 느꼈다.


오랜 시간이 흐르기 전에 한 번 더 다녀오고 싶다.



# 내가 기억력이 좋아서도 아니고, 사진마다의 장면마다의 나만의 이를테면 '태그' 를 설정해 두는 것 같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나름 유추해 보는 기억들에 순전히 의존한 거긴 하지만. 지금도 물론 매일마다 다이어리나 메모들을 해 두는데.. 이게 참 도움이 많이 되네. 바쁘고 여유 없을 땐. 예전에 다녀왔었던 여행 이야기를 꺼내 보는 것도 좋은 것 같다. 여행을 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드는 요즘이다. 아직은 좀 더 꺼낼 이야기들이 많다. 우선은 이걸로 대신하자. 그래도 참 좋으네~ 추억 할 수 있다는게 많은 나는.. '부자'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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