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경기2016. 10. 8. 17:31
     

지난 추석. 어머니께서 서울로 오셨다. 이제는 역귀성객이 많다던데, 이번엔 더욱 많은듯 보였다. 덕분에 예전처럼 고담시티 같은 서울의 도심풍경은 아니었다.


아무튼 이번엔 좀 더 특별했다. 어머니는 명절을 외롭게 보낼 아들을 위해(?).  - 사실 전혀 외롭지 않을만큼 바빴는데.. ㅎㅎ

그리고 아들은 경주 지진여파로 계속된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울산에 사시는 어머니의 놀란 가슴을 위로(?)해 드리고자. 오시라고 했다.


명절 없이 계속된 업무에 따로 돌봐드리지 못할 것 같아서 고심하던 중. 마침 명절 당일에는 일이 없어서 가볍게.. 어머니와 함께 가까운 서해바다로 향했다. 서울생활 하면서 줄곧 답답할 때 갔던 곳이다. 서해바다가 처음이신 어머니께 좋은 '선물' 이 될 것 같았다.




저녁 늦게 도착한 '대부도'. 그래서 첫 날은 일찍 자고 다음날 아침. 이른 시간에 물빠진 갯벌의 모습을 보여드렸다. 조금 흐렸지만, 그만의 분위기가 있었다.




기분 좋아 보이시네. 난생 처음 본 갯벌의 모습은 어떻게 느끼셨을까? 아무튼 좋아해주셔서 나도 좋았다.




좀 더 걸어서 우리가 둘러 볼 산책로가 있는 '구봉도' 쪽으로 왔다. 입구에 다다르니 내가 좋아하는 사륜바이크도 있다. 타고 싶은데 아무도 없네.


- "엄마, 저거 한 번 타볼래요?"

- "아이고, 저거 탔다가 바지 다 젖는다."

- " ... "   -.-;;


다소 민망한 답변에 그저 바다만 바라봤다. ㅋㅋ




무슨 이유에서 걸려있는지 모를 전깃줄이 시야에 좀 걸리지만, 그래도 바다는 정말 아름다웠다. 물빠진 바다는 묘한 아름다움이 있다.




구봉도에는 아름다운 산책길 '해솔길' 이 있다. 여기 말고도 곳곳에 이어진 해안 산책로는 바람쐬기 정말 좋다. 우리는 해안산책로 대신 산을 통해 숲의 향을 맘껏 맡을 수 있는 등산로로 향했다. 그곳엔 이쁜 부엉이 가족이 우릴 반겼다.






산책하다 중간에 바다를 발견하고 내려와봤다. 희안하게 깔린 돌 위에서 포즈를 취하신다.


- "엄마가 앉으신 그곳이 원래 바다예요."

- "뭐? 이기 바다라꼬?"

- "이따 물 들어오면 여기가 다 물에 잠기는 곳이라고요."

- "희안하데이."





산을 내려오면 그 길 끝에 이런 다리를 만난다. 원래 섬인곳을 육로로 다 이어놓은 거라 더 아름답게 산책할 수 있다. 물론 이곳도 물이 들어오면 바다위에 뜬 다리가 된다.





사실 정말 보고 싶었던 곳. 일몰이 정말 아름다운 전망대로 향하는 길이다. 아쉽게도 일몰은 볼 수 없지만, 여긴 꼭 한 번 와보고 싶었다.






좀 낡긴 했지만, 걸을 때의 불안감이나 이런건 전혀 없다. 물이 점점 들어오기 시작한다. 서해는 분명 동해와는 다른 '매력' 이 분명히 있다.




내가 보고 싶었던. 정확히 이게 이름이 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 여기서 일몰을 보게 된다면 정말 기분 좋을 것 같았다.





여기서 포즈도 한 번 취해 주시고....






물이 점점 들어오니 그 모습이 넘 아름다웠다. 산책을 잔뜩했더니, 허기가 졌다. 마침 요즘 새우철이라 새우를 실컷 사드렸다. 맛있게 드시는 모습을 보니 나도 참 기분이 좋네.


그동안 못해드린게 정말 많네. 이제서라도 이렇게 해 드릴 수 있어서 좋다.




어머닌 화장실, 난 밖에서 기다리고 있는데..  이쁜 코스모스를 발견했다. 가을은 가을인가보다. 이때만 해도 조금은 더웠었는데... 자연은 계절을 아는 듯 보였다.


아쉽지만 우리 모자의 짧은 1박 2일의 대부도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다. 피곤해서 안가려고 했는데 나중에 울산에 돌아가셔서 지인들에게 자랑하고 다니셨다는 얘길 들으니, '정말 잘 갔다왔다' 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여행이 뭐 별거냐? 가까운데에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 풍경 즐기고 오면 그만인거지. 좋아요 또 갑시다~!!



# 최근 한반도에 지진으로 인한 공포가 많아졌다고 한다. 이젠 안심할 수 없다. 뭐 이딴 말이 많은데, 원래 한반도는 지진이 많았던 곳이다. 다만 다른 나라들에 비해 주기가 길었던 것 뿐이지. 울산을 떠나고 싶다는 말을 요즘들어 많이 하시는 걸 보면 그 말이 이해가 되면서도 안타깝다. 울산의 이름 또한 땅이 운다(산이운다) 라는 말에서 비롯된 '우시산국' 이었으니. 원래 지진이 가장 활발했던 곳이다. 하지만 국민들이 불안을 많이 느끼는건, 지진이 아니라 아무것도 "하지않는" 정부가 무서워서 불안한거다. 그 와중에 원전을 또 추가한다고 하니 정말 생각이 없는 정부다. (울산 앞바다에만 2개나 있다구요.) 후손들은 더이상 불안해하지 않으며 살았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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