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여름,,
일 때문에 방문한 '전주'. 처음으로 가 본 전주는 생각보다 시골이라 좀 놀라긴 했지만. 인심 좋고 차분한 도시 분위기가 정말 좋았다. 일정을 마무리 짓고 시간이 좀 남아서 가고싶었던 '한옥마을' 쪽으로 향했다.
우선 왔으니 어르신들께 인사부터 해야지. ㅎㅎ
한옥마을 입구쪽에 있는 '경기전' 을 먼저 찾았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 이 모셔져 있다 해서 정말 보고 싶었다. 음. 어진의 모습은 촬영할 수 없어 카메라에 담을 순 없었지만, 그 주변 정취에 흠뻑 빠져 한참을 그곳에서 쉬었다 왔다.
도심 한 복판에 이런 곳이 있다니... 정말 놀랍고 멋졌다. 많은 사람들이 한복을 입고 왔고 또 이쁜 사진을 찍기 위해 이리저리 포즈들을 취했다. 그늘에 앉아 그 모습을 지켜보니 괜히 흐뭇해졌다.
사뿐히 걷고 또 걸었다. '아! 잠깐.' 처마 끝 한 켠에 전동성당도 보인다. 왠지 멋스럽다. 한국적인 건물들 사이에서 보이는 서양 건축물은 더욱 묘한 아름다움을 가져다 주었다.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던 '경기전'. 굉장히 무더웠지만, 깊어진 정취에 땀 흐르는 정도야 뭐. 흐르는 땀을 털어내며 보고 또 봤다.
세종 때 "실록" 을 분산 보관했던, 기둥 위 지은 '전주사고'. 현재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 됐다고 하는데.. 여기 올라가는게 참 힘들었다. 현재 실록이 임진왜란 때 전부 소실되고 전주에만 남아있다니 더욱 귀중한 우리 문화유산이 되겠다. 들어가보니 힘겹게 올라간 보람은 있었다.
이번엔 좀 한적한 뒷마당 쪽으로 나왔다. 조금 더 걷다가 그늘에 앉아쉬며 놀러온 아이들의 모습을 가만히 지켜봤다. 깔깔거리며 뛰노는 아이들, 무언가 선생님의 설명에 계속 적어가던 아이들, 그 모습을 지켜보는 어르신들. 참으로 아름다운 모습 이었다.
처음 가 본 전주는 풍부한 인심 만큼이나 모두가 여유를 부릴(?) 수 있는 '여유로움' 이 느껴지는 제법 행복한 곳 이었다. 다만, 음식들은 나랑은 조금 안 맞는 느낌 이었다. 사람마다 다 같을 순 없기에,,
뭐 암튼 이제 한옥마을을 좀 더 둘러보기로 하고 이곳을 빠져 나왔다.
참 시원하고 좋은 곳이다. 바람소리가 애처롭기까지 하다. 마냥 시원함이 아닌.
# 처음 간 전주에서 만난 사람들은 정말 친절했고, 이전에 알던 전주사람에 대한 개인적 '편견' 이 사라졌다. 이게 가장 큰 수확이다. 10대, 20대 때 정말 많이 당했었기에 더욱 그 생각이 깊이 박힐 수 밖에 없었는데. 정말 잘 됐다. 아무튼 걸으면 걸을 수록 느껴지던 느낌들이 경복궁이나 서울, 경주 등에서 느꼈던 느낌들과는 좀 달랐다. 우리 것에 대한 '가치' 를 제대로 지키고 있는 전주. 정말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