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제주2016. 8. 3. 03:25
     

지난 달, 어머니와 함께 이른 휴가를 보냈다. 어디서 무얼할까 고민하다, 서로의 힐링을 위해 치유의 땅(?) 제주도로 향했다. 이런저런 계획들을 세우며 굉장히 설레었더랬다.


누구나 한 번쯤은 가봤다는 제주도. 어릴 적 학교에서 다녀왔던게 전부라, 사실 처음 가는거나 다름없었다. 어머닌. 몇 차례 다녀오셨는데 날씨 말고는 별로 기억이 없으시다니 뭐 둘 다 처음인 셈이지. ㅎㅎ


제주 공항에 도착하니, 비온다는 일기예보(구라청의 예보)에 불안했었지만, 아니나 다를까 맑은 하늘의 제주를 맞이하게 해 주었다.


우리는 설레임을 가득 안고, 첫 여정의 시작을 공항에서 가까운 '이호테우 해변' 으로 향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밖에 나오자마자, 도착했다는 인증샷 먼저 찍어주시고 ..!!! 나 못지않게 어머니 또한 어린아이 마냥 설레어 하셨다.




제주의 바람, 공기, 하늘, 느낌이 정말 좋았다. 매마른 도랑의 나무들 풀냄새들 마저 사랑스럽게 느껴졌다.




여기가 제주 입니다. 라는 것과 같은 야자수를 붙들고(?) ㅋㅋ . 제주도는 날씨가 변덕스러우므로 이렇게 햇살 가득할 때 얼른 찍어둬야 한다.




그 옆을 보니.. 말들이 풀을 뜯고 있고 마구 뛰어다닌다. 참 묘했다. 옆에는 집들이 있었고, 파도소리가 들리고 그곳에서 말들이 뛰어다니고 있고.. 이게 바로 제주 인가보다.




드디어 이호테우 해변으로 들어왔다. 그토록 보고팠던 목마등대가 저 멀리 보인다.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우리 모자는 사람들을 피해 조금씩 걸었다.




조금 더 걸어오니, '손' 이 있었다. 마치 이쪽으로 가라고 하는 것 같았다. 배가 고파서 뭣 좀 먹고 가기로 한다.




근처 식당으로 들어와 해물라면을 시켰다. 엄청난 양과 맛에 흠뻑 취해 카메라에 음식을 담지 못했다. ㅠ.ㅜ 아무튼 여기가면 해물라면은 꼭 먹어야 하는 걸로. 라면에 인삼, 전복만으로도 배가 불렀던.. 푸짐함에 제주의 인심을 느꼈다.





제법 어둑어둑해진 하늘. 제주 날씨가 변덕스럽다더만 맞는거 같다. 또 동서남북이 날씨가 다 다르다지 아마. 아무튼 흐리면 어떠랴. 짭쪼름한 바다냄새가 참 좋았다.




눈이 쳐져서 안 이쁘게 나온다며 늘 사진 찍을 때마다 선글라스를 쓰신다. ㅋㅋ 사실 눈보다 핑크색 모자에 더 눈길이 가는데 말이지. ㅎㅎ




방파제 너머 파도가 넘실대며 울어대는 물소리, 바람소리가 많은 걸 말해주고 있었다.




내가 여길 꼭 오고 싶었던 이유 중 하나. 목마등대. 저 끝까지 가보고 싶었지만, 어머니의 컨디션을 생각해 다음을 기약하고 이번엔 이렇게 만난걸로 만족한다.




돌들이 현무암. 풀들이 죄다 짙은 초록. 맑은 물이 찰랑찰랑. 좋네.





굉장히 어린아이 처럼 좋아하셨던 어머니... ㅎㅎ




길을 걷다가 재미난 카페를 발견. 사람이 없어 그냥 지나쳤지만, 다음에 오면 꼭 한 번 들어가보고픈 카페 였다.




커피가 먹고싶어 제법 괜찮은 카페가 있길래 들어가서 앉았다. 조명이나 인테리어가 참 맘에 들었다.




달달함이 땡기신다며 마끼아또를 시키시곤, 저렇게 해 맑게 흡입하셨다. ㅋㅋ 찍을 줄은 모르셨을거다.





이쁜 카페다. 조용히 바다보며 담소를 나누기에는 정말 좋은 곳이었다.




아까 찍힌거 같다며, 선글라스 쓰고 다시 찍어달라셨다. 음 뭔가 어두운 기운이 몰려오는 듯 했다. ㅋㅋ





카페 밖으로 나오니 테이블이 있어 잠시 앉아서 바다를 구경했다. 많았던 사람들이 날씨가 비올 것 같아서였을까. 다 어디론가 가버리고 몇몇만 남아 있었다. 오히려 좋았다. 진득한 끈적임을 맘껏 만끽했다.




테이블을 보니 낯익은 문구가 보인다. '코카콜라...'  순간 누군가가 떠올랐다. 그럼 그럼 맛있지.


날씨가 더 변덕스러워지기 전에 우리는 숙소로 이동했다. 우리 모자의 첫 여행은 이렇게 시작 되었다.



# 어머니랑 함께하는 생애 첫 여행. 나들이는 많이 했어도 여행을 한 건 처음인것 같다. 그것도 단 둘이서는 정말 처음이다. 그래서였을까. 어머니는 내내 설레여하셨고, 덕분에 나는 부담이 됐었다. 솔직히.. ㅎㅎ 함께 맡는 제주의 바람이 더욱더 짙어졌을 때 쯤엔 '정말 오길 잘했다.' 라는 생각 밖에 안들었다. 우리의 추억은 이렇게 또 쌓아가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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