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제주2016. 8. 12. 04:18
     

제주여행의 첫 밤을 보내고, 상쾌한 아침을 맞이했다. 하늘도 아주 맑지는 않았지만 제법 상쾌하고 쾌적한 하늘을 볼 수 있었다. 변덕스런 제주의 날씨를 생각하면 꽤나 괜찮은 날씨다. 아침일찍 서둘러 나갈 채비를 마치고 어머니께서 정말 가고싶어하시던 '성 이시돌 목장' 으로 향했다.


제주 하면 '말' 아니던가. 실제로 말을 가까이서 보는건 첨이다. 아! 어릴적 서커스 공연장에서 본 말 빼고 말이다. 자연산(?) 말. ㅎㅎ


목장들은 대부분 제주도의 중앙부에 있는 한라산을 둘러싸고 있다. 제주에 사는 친구의 말에 의하면 제주도는 운전하기 정말 편한 곳이긴 한데, 운전 할 때 정말 초집중해서 해야 하는 곳이 바로 한라산 부근이라 하더라. 심지어는 택시 기사들도 그쪽 방면으로는 왠만한 여건 외에는 꺼려 한다더라. 뭐 그러려니 하고 넘어갈 뻔 했다. 운전해 보고 나서야 알았다. 안개가 안개가 장난 아니었다. 안개가 서서히 끼어 있는게 아니라 날씨가 맑다가 갑자기 자욱한 안개 숲을 여행하게 된다. 어떤 길은 급경사길, 어떤 길은 급커브 길.


정말 힘들었지만, 안개가 끼었기에 더욱 멋진 풍광을 맞이할 수 있었다. 바로 이 장면을 보기 위해 고생했나 보다.






주차장에서 조금만 걸으면 바로 닿을듯한 거리에 말들이 풀을 뜯고 있었다. 이른 아침, 안개낀 길을 뚫고 온 사람들이 몇몇 있었다. 조금 지나서 도착한 차들에서 제법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았다. 다들 안개에 기겁한듯. 왠지 모를 동지애마저 느껴졌다. ㅋ 궁금하면 꼭 경험해 보시라. 자신의 운전 레벨이 한단계 상승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으니. ㅋㅋ




유독 신나하셨던 어머니. 친구분들이 여기 갔다왔다고 그토록 자랑하셨다던데.. 이제야 소원 푸셨네.






돌아보면 아름답지 않은 곳은 없었다. 안개 낀 목장의 풍경이 마치 그림처럼 다가왔다.




이 길 위쪽으로는 가는 차들이 별로 없어서 한 번 걸어보기도 하고. 참 많이도 걸었다. 점점 올라갈 수록 말똥 냄새는 ㅠ.ㅜ




목장 중간에 나 있는 길. 저 길 끝에도 관리하는 곳인가 있던데.. 관리 하시는 분들이 차를 타고 이동하는 길인가 보다. 사방이 초록초록 하니 절로 몸과 마음이 정화 되는 것 같았다.




저 뒤에 많은 오름들이 보이네. 제주도에서 꼭 가봐야 한다는 기생화산 오름. 안가봤는데 나중에는 오름만 주구장창 다녀봐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탈리아의 시칠리아 섬에 오름이 200개 정도 된다던데.. 뭐 문화유산이라나. 암튼 제주도는 300개가 더 넘으니, 멀리까지 갈 필요는 없겠다싶다. 다음엔 꼭 가보리라.




더 잘 보이는 오름들. 저 앞에 보이는게 정물오름인지 새별오름인지는 모르겠다. 암튼 안개와 오름들로 둘러싸인 이곳이 참 맘에 들었다.




다른 목장들에 비해 인기가 많은 이유이기도 한. 이곳의 명물 '테쉬폰'. 예전엔 목장의 숙소로 쓰였다는데 지금은 웨딩사진이나 화보를 많이 찍어서 더욱 인스타용? 사진찍기 좋은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다. 첨엔 주차장 바로 뒤에 있어서 화장실인줄 알았다. 민망. =.=;; ㅋㅋ




사람들이 넘 많아서 기다리는 셈 치고 이렇게도 찍어봄.




실제로 봤을 땐, 아주 이쁘다는 느낌 보다는. 음.. 뭐랄까. 뭔가 좀 느낌이 있어 보였다.




음.. 이 이야기는 뺄까 하다가.. 목장 밖을 갑자기 나왔다. 어머니께 급한 알람이 왔다. 잠시 자연인으로 돌아가신 사이 .. 말이나 찍었다. ㅎㅎ 대체 여기 화장실 어딥니까? 나도 하마터면 자연인으로 돌아갈 뻔 했다. ㅋㅋ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테쉬폰에 들어가 포즈를 취하신다. 캬~ 멋지심. ㅋㅋ




다들 줄서서 뭐하는거지? 말들의 행동들을 보면 참 아기자기하기도 하고 재밌네.




여전히 왼쪽의 흑마는 무리에 어울리지 못하네. 내가 말이었으면 같이 놀아줬을 텐데 아쉬웠다. 관리하시는 분들이 말들을 정말 관리 잘 하신 것 같았다. 살집이며 윤기가 정말 좋았다.




말들을 가까이서 구경 하시다 깜놀 하셨다. 아무렇지 않은 듯 보이지만, 잔뜩 얼어 계신 표정이다. 말들이 어머니 뒤로 스윽 하고 지나갔다. 나는 이 순간이 얼마나 웃기던지 ..




주차장 앞 쪽에 있는 카페? '우유부단'. 간단한 아침을 해결하기 위해 들렀는데, 창 밖의 우유곽 모양의 벤치가 인상적이었다.




빵을 기다리시는 모습. 사뭇 진지한것 같았지만. 말들을  만나고 나시니 신나셨는지. 강남스타일 댄스를(?).. ㅋㅋ 간단히 아침을 해결하고. 사람이 더 늘어나기 전에 이곳을 빠져나왔다.


드라이브 삼아 산책삼아 다니기엔 정말 좋았다. 자연이 있기에 사람이 있다는 말이 무슨 말인지 몸으로 느끼게 되었다.



# 이른 아침, 이렇게 빨라도 되나 싶을 정도로 빠른 움직임으로 짐을 싸셨다. 그 설레어 하시던 모습이 아직도 선하다. 좋아하는 곳. 좋아하는 사람과. 맘껏 걷고 느끼고. 진짜 힐링이 많이 되셨다며 '고마워' 하시는 모습에 되려 내가 더 '감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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