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개 낀 이시돌 목장을 뒤로하고, 우리는 제주도의 남쪽으로 이동했다. 제주도는 참 이상한게 동서남북이 다 날씨가 다르고, 그 중에서도 또 동네마다 다른 것 같다. 참 이상한 동네다. 어쩌면 그래서 더 재미난 여행이 되는 것일 수도 있겠다. 예측 할 수 없기에,,
울산에 사시는 어머니는 울산에서 가까운 경주에 주상절리를 보셨었다. 하지만 형님(?) 격이라 할 수 있는 .. 제주도의 주상절리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다행히 맑은 하늘, 시원한 바람이 우리를 맞이하고 있었다. 우리 둘 다 아이처럼 마냥 신나 있었다.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가장 먼저 만난 풍경. 구름이 신기했다. 사진을 안 찍을 수 없었다. 안녕? 파란하늘!! 제주도에서 처음으로 맞이한 파란 하늘이었다.
우와 ~~ 뭐지? 진짠가? 공원이 아주 잘 꾸며져 있었는데, 처음으로 맞이한 이 녀석은 왠지모를 호기심을 가득 자극했다.
본능적으로 앉으셨다. "이건 찍어야 되는기다. 얼른 찍어라." ㅋㅋ 역시 취향이 비슷해.. ㅎㅎ
마치 외국에 온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바다와 하늘 이정표가 정말 잘 어울렸다.
와~ 바다다. 하는 순간. 곱게 잘 조각된 듯한 느낌의 주상절리가 한 눈에 들어온다. 바다 색 좀 보소. 황홀함에 자연의 위대함에 감탄에 감탄을 연발했다.
바람이 쌔서 모자가 날아갈까 질끈 동여멘 어머니의 모자 리본이 바다와 참 잘 어울렸다.
깊고 너른 바다. 많은 사람들은 저 곳에 무얼 던지고 왔을까. 어머니와 나는 하염없이 던지고 또 던지고 마구마구 던져 넣었다.
잠깐 앉아서 쉬면서도 '브이' 를 잊지 않으시고 포즈를 취해 주신다. 기분이 아주아주 좋아 보이셨다.
조금 더 돌아가니 더 크고 깊은(?) 주상절리가 나왔다. 저 멀리 중문해변도 보이네. 돌들이 검다보니 바다색이 더 푸르게 파랗게 보였다. 정말 아름다운 색이다.
저긴 뭐하는 곳인가? 검정, 초록, 파랑 .. 아래에서 눈을 따라 올라가니 정말 환상적인 풍광이 눈에 들어왔다. 야자수가 보이는걸 보니 제주도 온 거 맞네.
나무 옆에 있으니 더 시원한 바람이 불며, 좀 더 짧쪼름한 냄새가 강했다. 정말 시원했다.
디카도 모자라서 휴대폰으로도 찍으시고, 이것저것 정말 많이도 찍으셨다. 아마도 저 폰 속에 나도 많이 찍혀 있으리라.
정말 아름답다. 시원하다. 라는 말 밖엔 할 수가 없었다. 야자수 나무를 보니 왠지 무한도전 생각이 났다. 그냥 그랬다.
한결 포즈가 자연스러워지셨다. 야자수가 배경이니 합성같은 여행사진이 나오고 말았다. ㅋㅋ
하늘이 또 묘해진다. 참 알 수 없는 제주도의 하늘. 오른쪽에 산방산도 보이고. 달려오는 보트위에 잠시 몸을 싣고 싶었다. 다음엔 꼭!! 탑시다 저런거.
하르방을 만나 반가우신 나머지, 코를 움켜 잡으셨다. 하르방 코를 잡으면 뭐 어쩐다나. ㅋㅋ
하르방이 참 많았다. 하르방들을 보니 많이 반가우셨나보다. 거의 모든 하르방들과 인사하셨다. ㅋ
공원 곳곳을 돌며 여기저기 구경했다. 여기서도 물론 하늘을 자주 봤다. 비행기 안에서 봤던 하늘이 땅으로 내려온 것 같은 느낌이 들기도 했다.
굳이 밝은데서 찍으신 사진을 확인하시는 장인. ㅋㅋ
하늘이 심상치 않다. 얼른 인증샷 찍으시고 밥 먹으러 갔다. 변덕스런 제주의 날씨에서 이정도면 뭐 아주 만족스럽지 뭐. 볼 거 다 보고 잘 쉬고 잘 먹었으니.. 여행내내 비 한 방울도 안 맞았으니 횡재한거 아닌가. ㅋㅋ
아마도 처음 본 파란하늘에서의 아름다운 바다를 접해서 였을까. 이때부터 우린 힐링이 된 채로 즐거운 여행길이 됐던 것 같다. 하늘이 우릴 정말 보우한 것 맞긴 맞나보다.
# 변덕스런 제주에서 원하던 풍경을 만나기가 생각보다는 쉽지 않다. 그것도 한정된 여행일정이라면 더더욱. 아무튼 어머니와 나의 첫 여행을 하늘이 잘 보살펴 주신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하게 되었다. 전에 어머니와 동생이 왔을 땐, 5일 중 3일을 비 맞았었다고. 푸른 바다 속 깊은 곳 곪아터져버린 상처들을 수 없이 던지고 왔다. 덕분에 우린 정말 가벼운 마음으로 더 행복한 시간들을 보낼 수 있게 되었다. 땡큐 바다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