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지난 달, 어머니와 함께 '경복궁' 을 찾았었다.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평소 입장료보다 훨씬 저렴한 금액으로 우리 모자는 과거 조선시대의 아름다움을 맘껏 만끽했다. 처음으로 '궁' 을 보신 어머니는 그 웅장함과 아름다움에 흠뻑 취해 계셨다. 내가 역사적 지식이 많았다면, 좀 더 알려드리기도 하고 즐겼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훗날 내 딸에게 설명해 줄 땐 설민석 선생님 처럼 쉽고 이해하기 쉽게 말할 수 있었음 좋겠다. 어쨌거나 이건 바램 일 뿐이겠지.
경복궁에는 외국인들 뿐 아니라 가족단위의 많은 이들이 있었다. 유독 한복 입은 사람들이 많았는데, 한복을 입고오면 궁에는 무료입장이 가능하기도 하고. 또 일상에서는 맛볼 수 없는 '특별한' 체험이 되기에 다들 그렇게 입고들 오시나보다. 보기엔 정말 좋았다.
- 경복궁은 임진왜란 때, 불타 대부분이 없어졌는데, 최근 복원사업이 잘 되고 있어 볼거리가 더 많아졌다. 선조들이 남긴 유산을 지키려는 노력이 앞으로는 더 있어야겠다.
그래 한 컷 또 찍어주셔야지. 서울의 빌딩 숲 도심 한 복판에 이런 큰 궁이 있다는건. 정말 축복이라시며 연신 감탄을 자아 내셨다.
아쉽게도 사람이 넘 많아서 홍례문(弘禮門)은 찍지 못했고, 바로 매표소로 와서 근정전이 있는 근정문(勤政門)으로 바로 들어갔다. 파란 하늘과 단청들이 정말 아름답게 어우러진다.
궁의 하나하나 세세히 살펴보시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셨다. "이 좋은 걸 리유도 리유 자손들도 맘껏 볼 수 있게, 잘 간직해야 될텐데.." 라시며. 선조들의 섬세한 아름다움. 그리고 정교하고도 기발한 건축양식에 흠뻑 취해 계셨다.
역시나 경복궁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근정전'. 사람이 넘 많아서 뒷편으로 살짝 돌아왔다. 뜨거운 햇살이 내리쬐는 모습이 참으로 인상적이었다.
근정전을 둘러본 어머니는 조선시대의 임금의 자리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준다며, 지금의 나라를 걱정하셨다. 아마도 조선시대의 선조들이 봤다면, 당장 욕을 했을 법한 지금의 정국이지.
우리의 색은 자연과 어우러 졌을 때 더 빛을 발하는 것 같다. 아름다운 색에 반하고, 그 섬세함에 놀란다.
이건 아마도 조선시대 왕비의 침전인 '교태전' 한 켠에서 찍은 사진일거다. 어머니와 함께 조선시대의 이야기 흐름을 따라 걸으니 더욱 좋았던 것 같다.
우리 선조들은 이 아름다움을 진작에 아시고 만드신 것일까. 물론 지금은 복원된 건물들이 대부분이지만, 역사적 기록을 토대로 만들었으니. 그때의 모습을 대부분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아무튼 선조들의 아름다움을 지키려는 노력이 곳곳에 보였다.
걷고 또 걷고,, 지칠만도 하실텐데 어머니는 계속 더 걸어서 보고싶다고 하셨다. 나는 걸으며 옛 건물에서 풍겨져오는 향기에 또 흠뻑 취했다.
하늘에 자욱한 매연이 아닌, 곱디고운 자태를 뽑내는 기왓장에 비친 햇살이 참으로 따스하고 시원하게 느껴졌다.
이젠 알아서 움직이라신다. 자리잡고 서 있으면 언제든 와서 바로 찍으라신다. 이런 ;; 내가 전담 사진기사가 된 느낌이다. ㅎㅎ
꽃과 나무가. 파란 하늘이. 반갑게 맞아 주었다. 예전에 왔을때도 그 아름다움으로. 싱그러움으로. 나를 반기더니, 여전히 이곳에서 나를 기다렸다.
경복궁에서 내가 정말 좋아하는 곳. '경회루'. 얼마나 많은 연회가 이곳에서 열렸을까. 술에 취하고, 그 아름다움에 더 취하겠다.
여기서도 또 한 컷 찍어주시고, 풍경에 취해 이곳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했다.
한복입은 아가씨들도 반갑고(?) ㅋㅋ. 내게 인사하려 물위를 기웃거리는 물고기들도 반갑고. 시원한 바람이 우리를 녹아들게 한다.
마치 퍼즐조각을 하나씩 맞춰둔 것 처럼 아름다운 액자가 있었다. 그곳에서 또 한 컷. 어찌 나를 찍어주시겠다는 말씀은 한 마디도 없으신지 .. ㅠ.ㅜ ㅋㅋ
하늘과 바람. 구름. 색. 모두가 다 좋았다. 어머니랑 함께하니 더 좋았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연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장소(?)!!. 향원정. 저 다리를 건너면 마치 없던 사랑도 이뤄질 것만 같았다. 지금은 그냥 지켜보는 걸로.
향원정을 보신 어머니는, 조선시대의 선조들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잘 즐기셨던것 같다. 라며, 그래서 우리가 어딜가든 풍경 좋은 곳에서 즐기는게 아닐까 하셨다. 어느 나라 사람이나 마찬가지겠지만, 특히 한국사람들이 좀 더 그런것 같기는 하다.
자, 이제 집으로 가기 전에 '브이' 한 번 그려줍시다. 머리위로 브이를 그려드렸다. ㅋㅋ
나무 아래에 많은 이들이 쉬고 있었다. 난 이런게 왠지 모르게 더 설렌다. 자연과 인간이 같이 공존하는 모습들이 참으로 이쁘다.
걷고 또 걷고. 많이 힘드실만도 할텐데.. 정말 즐거워 하셨다. 이런 집에 살고 싶으시다고 하셔서 "철렁" 했다. ㅋㅋ
그 순간, 하늘에 비행기가 구름을 긁고 지나갔다. '조선시대에 비행기라니.. 비행기라니..' 라며 혼자 요상한 세계에서 놀고 있었다. ㅋㅋ
나무를 보면 예전에나 찍어봤을 법한 사진을 찍어드렸다. 나무가 있으면 원래 이렇게 찍어줘야 하는거야. 라고 하셨다. ㅋ 뭡니까. ㅎㅎ
아름다운 풍경들을 뒤로 하고, 우리의 첫 궁 나들이를 마무리 지었다. 그 웅장함에 반하고, 아름다움에 더 반했다고 하시며. 정말 좋았다고 하셨다. 그렇게 오고싶어하셨던 경복궁. 우리는 아름다운 걸음걸음. 좋은 추억으로 기억 속 한 켠을 또 채워 넣었다.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서울에서만 볼 수 있는 광경을 이제야 보여드린 것이 참으로 죄송스럽기도 했다. 아들이 서울살면 뭐하겠노. 라시며... ㅋㅋ 아무튼 지금이라도 이렇게 함께 걸으며 볼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하셨다. 앞으로는 더욱 더 많은 곳을 또 우리의 추억으로 채워 넣읍시다!!~
# 누군가는 어머니와 다니는게 좋으냐. 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게 누구든 좋은 곳에. 좋아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라면 좋지 않을 수 있겠냐. 라고 말하고 싶다. 그 소중함을 나눌 수 있는 누군가가 옆에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 한 일인거지. 암튼 다음에는 많이 공부해서 잼있게 잘 알려 드릴게요. 감사합니다. 소중한 시간 내게 나눠 주셔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