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 어느 날 .. 리유가 함께 가자고 졸랐던 '서울 숲'.

그때의 추억을 기억따라 거닐어 본다.




히히.. 증명사진 아니에요. 아빠바보 리유와 딸등신 아빠와의 2015년 마지막 데이트.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고 나니 그때의 선선했던 날씨마저 사랑 스럽다.




서울숲의 날씨는 맑디 맑은 하늘은 아니었다. 적잖이 쌀쌀한. 가을이 저물어갈 무렵의 초겨울 날씨 그대로 였다. 저 뒤로 보이는 조각상 처럼 꼬옥 맞잡은 두 손이 찬 바람을 따스하게 만들어 주었다.




엄마와 딸. 무언가 나는 알 수 없는 그 무언가가 존재 하겠지. 아빠와 아들 처럼 말이다.




깊고 짙은 가을 - 겨울의 날씨처럼. 그렇게 기운은 촉촉히 내려 앉았다. 걸을 때마다 발끝으로 들려오는 사각대는 소리가 정말 좋다.




뾰루뚱. 유모차에 따스하게 앉혀놓고 있는데 이 녀석이 아빠의 간식을 쟁취해 버렸다. 미소를 지어줄 만도 하구만.




갑자기 햇살이 밝게 내리쬐고. 부녀간의 소풍을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햇살 이었다. 강하지 않은 그 싱그러움 말이다.




"아빠, 나뭇가지 주웠어요!!" 나뭇가지를 주워서 무얼 할 건지. 리유는 연신 여기저기 뛰어 다니며 나뭇가지 수집에 신이 잔뜩 났다. 그러면서도 "나무야 사랑해!!" 라며 자연에 대한 '고마움' 도 표시했다. 그 모습이 참으로 아름답다.




이번엔 어딜 가볼까나. 기대 이상으로 큰 서울 숲. 예전에도 가봤지만, 다시 찾은 그 곳은 아이와 함께 뛰어놀기 정말 좋은 곳이었다. 리유의 머리 위에 꽃과 나비가 앉았어요.




아빠를 향해 환한 미소를 보여준다. 하필 이럴때 핀이 나갈게 뭐람. 10년이 다돼가는 나의 구린 카메라가 한 없이 원망 스러웠다.




꽁꽁 숨어라. 누가 꽃인지 모르겠다. 아기자기한 꽃망울에 살포시 올라 앉았다. 이렇게 보니 정말 작은 아이로구나. 한 없이 사랑해 줄게. 꺾지 않고 내 품에 고이고이 아름답게 피워줄게.




의쌰의쌰. 그렇지. 어느 틈에선가 발견한 너의 아지터. 놀이터. 그곳에서 마지막 에너지를 양껏 불태웠지. 그래 아빠가 해 줄 수 있는건. 맘껏 뛰어주고. 굴러주고. 함께 손 잡아 주는 것 밖엔 없구나.




해가 저물어 간다. 조용히 아름답게 지고있는 하루를 지켜보며 우리는 집으로 향했지. 그래 우리 신나게 놀았으니 따스한 우리집. 아지터로 돌아가자. 훗날 또 다른 즐거움으로 우리 다시 사슴 만나러 가자. 가슴 뜨겁게 우리는 신나게 놀았었다.



# 돌아보면 아름답지 않은 순간은 없다. 다만 그 순간,, 우리는 그것이 '행복' 이었는지를 잊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어머니가 늘 하시는 말씀이 있다. '늘 모든 것에 감사하라.' 이제는 조금은 알 것 같다. 모든 것에 감사하면, 그 모든 순간. 지금 내가 보고 듣고 느끼는 모든 것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래서 더욱 삶이 아름답게 가꿔지는 것일런지도 모르겠다. 가진 것이 많은 게 아니라 많은 아름다움을 가지는 마음가짐이 스스로를 더욱 부유하게 만드는 것 같다. 그래서 오늘도 내일도 너무나 감사하고 또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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