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이어, 이번엔 '힐링여행 - 울산' 의 마지막 여정으로. 비교적 본가에서 가까운. '선암 호수공원' 으로 향했다. 원래는 공업단지에 공업용수를 공급하기 위해 만든 곳이었으나, 요즘엔 저수지 주변을 아름답게 산책로로 꾸며 울산의 아름다운 수변공원으로 제법 많은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일산의 호수공원과는 또 다른 멋이 있어 가끔 산책겸 찾는 곳이기도 하다. 내가 찾은 날엔 날씨가 좋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약간 흐린 날도 조금은 색다른 매력이 있는 듯 했다.
숲처럼 우거진 나무 사이로 바람 소리가 들리고, 누군가 산 속에서 열심히 트럼펫을 연주한다. 그리 능숙하지는 않았지만, 뭔가 좀 다른 느낌이 들긴 했다. 약간은 정겨워진 느낌이 들었다랄까.
'선암 호수공원' 입구를 거쳐 어르신들이 모여계신 곳을 지나면, 가장 먼저 해바라기 시계를 만나게 된다. 좀 더 지나면 이곳에 수 많은 해바라기들을 만날 수 있겠지.
내가 갔을 때가 '부처님 오신날' 전이라, 길가에 연등이 쭉 걸려 있었다. 공원 초입 부분에 사찰이 하나 있다. 바람소리에 나부끼는 목탁 소리가 은근히 기분 좋아진다.
왼쪽으로 선암못이 보인다. 난 이런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 참 좋다. 무언가 안과 밖이 다른 모습처럼. 공원인듯. 아닌듯한 이런 모습이 참 좋다.
호수 주변으로 쭉 뻗은 길을 따라 걷는다. 굽이굽이 길게 뻗은 길을 걷는 느낌이 참 좋다. 푸른 공기가 콧 속을 자극한다.
물을 향해 잔뜩 엎드린 나무가 눈에 들어온다. 마음 가는대로 뻗은 나무가 조금은 부러웠다.
걷다보니, 오른쪽엔 울산의 각 공원들과 연결된 .. 산책로 계단이 눈에 들어왔다. 저곳으로 오르면, 울산대공원-문수월드컵공원으로 이어진다는데 .. 안가봐서 모르겠다. 사실 엄두가 안나는 길임은 분명하다. ㅎㅎ
길게 뻗은 길을 또 다시 걷고 또 걷는다. 길다. 하지만, 아직 시작도 안했다는것. ㅎㅎ
나무들이 내게 "안녕?" 하고 인사를 건네는 듯 하다.
얼마나 오랫동안 사람들을 기다리고 맞이했을까. 여전히 푸르름을 지닌 그대가 참 대견해 보였다.
장미가 수북하게 피어나야 하는 곳인데, 이상하게도 장미가 없다. 내가 갔을 때가 4월. 다른 곳엔 피었던데.. 여긴 아직이다. 좀 아쉽다.
장미터널을 지나면, 시골집으로 향할 것만 같은 흙길이 나온다. 참 좋으네~
저 멀리 예전에 신나게 뛰어다녔던 동네도 보이네.
목마른 나무. 정도로 해 두지.
걷다보니, 울산동백이 나를 반긴다. 이쁜 길이 나왔네. "안녕, 반가워~"
꽃은 떨어져도 참 이쁘다.
이젠 물길을 따라 조금씩 조금씩 자연속으로 더 다가간다. 삐그덕 삐그덕 걷는 소리가 참 좋다.
물 표면을 살짝 스치며 튕겨져 들리는 바람소리. 묘하지만 시원한 느낌이 든다.
"앗. 거북이다!! 너 거기서 뭐하니?" 걷다보니 아둥바둥 대고 있는 거북이 한 마리를 발견했다. 반가운 친구 하나를 만나게 된 거지. 심심하던 차에 이 녀석이 헤엄쳐 갈 때까지 쭈그리고 앉아 가만히 보고 있었다.
아~ 좋다. 저 멀리서 아이들의 웃음소리도 들리고, 산 새 소리도 더 깊숙히 들린다. 마치 소풍 온 것 같은 즐거움이 생긴다.
소풍나온 오리가족도 만났다. 기분이 좋아보이네. 나도 기분 좋다.
무슨 얘기들을 그리 달콤하게 하실까? 연못 위 다리를 건너는 연인이 아주 달콤한 대화들을 나누는 모습이 참 보기 좋다. 내가 다 설레네.
물레방아 위로 시원한 물줄기가 떨어진다. 내 마음의 응어리들도 함께 떨어진다. 아~ 시원해라.
연꽃 분수도 뿌~
다시 산책로로 돌아와, 우거진 나무들과 신나게 하이파이브도 하고 그 녀석(?)을 만나러 간다.
저 멀리. 이쁘게 핀 튤립 가족들이 보인다. 지금쯤엔 더 많은 꽃들이 나를 기다리고 있겠지?!
여긴 어릴적 친구들과 뛰놀던 우리만의 아지터 같은 느낌이 들어 마음이 포근해진다. 어릴적 난. 산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던. 산동네 촌놈 이었다. 그러고보니 나도 참 출세했구나.
어딜 그리 바삐 가는지. 오리 한 마리가 휘익~ 하고 움직였다.
이녀석~!! 잘 만났다. 한참을 걷다보면, 울산의 상징인 고래를 만나게 된다. 생각보다 제법 그럴싸해서 처음 본 아이들은 울며 부모에게 달려가기 딱 좋은 인상을 지녔다.
곳곳에 소풍나온 아이들과 가족들이 많았다. 그래 걷기엔 좀 괜찮은 곳이긴 하지.
풍경만큼 더 아름다운 액자는 어디 있을까? 물론 그 속에 사람이 함께 한다면 더 아름답겠지만 말이다.
숲과, 물, 바람이 들려주는 노래 소리에 흠뻑 취해 본다. 시원한 초록 풀 냄새가 참 좋다. 자꾸만 달려드는 벌레는 안 좋음. ㅎㅎ
어릴적엔 이런 곳이 있으면 마구 뒹굴며 놀았을텐데.. 요즘은 좀 불안하다. 그래도 보기에는 좀 정겨워 보이네.
"안녕히 가시게~" 라며 인사하는 듯한 십이지상의 동물친구들이 들려주는 음악소리가 들리는 것 같다. 그냥 느낌상 그렇다.
저 멀리 공단이 보인다. 어릴적엔 몰랐다. 공장에서 뿜어져 나오는 연기가. 화려한 야경을 선사하던 불빛들이. 그저 당연하고 아름다워 보이기만 했었다. 오랜시간 떠나온 고향의 공기가 이제는 낯설게만 느껴진다. 어릴땐 몰랐다. 울산의 공기가 나쁜줄을. 먹고살기 위해 만들어진 도시 울산이 이제는 사람이 살기좋은 도시로 거듭나길 진심으로 바래본다.
그래도 좋다. 도심 곳곳에 많은 공원과 나무들이 쉴 곳을 마련해주고 있고. 물도 맑아지고. 생각의 여유를 가지게 되는듯한. 아름다운 곳으로 변하고 있었다.
원래는 곳곳에 더 많은 볼거리들이 있는데, 이번엔 그냥 호수 주변으로 뻗은 산책로로만 산책했다. 걷고 또 걷고. 나무와. 새와 대화하며 제법 마음 속 고달픔이 많이 달래어진것 같다.
아 좋다!!
# 마음의 상처는 시간의 경과에 따라 자연치유가 된다고 하지만, 꾸준한 산책으로 좋은 기운을 많이 얻는 것이 더 좋은 것 같다. 산책할 때 음악 듣는 사람이 많았다. 음.. 가요가 들려주는 악기소리도 좋지만, 자연의 연주하는 음악을 더 많이 듣는게 귀를 조금이라도 쉬게 해주는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산책할 때는 이어폰을 빼고 천천히 걸어보는거 어때요?" 자연 속에서는 더욱 자연에게 다가가는 것 또한 좋을거라 느껴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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