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경상2016. 5. 17. 14:34
     

힐링여행 두 번째. 이번엔 울산의 상징인 '태화강 공원' 으로 향했다. 어릴 적엔 태화강에서 아버지와 낚시도 즐기고 그랬었는데, 어느순간 강물이 심하게 오염돼서 계륵이 돼 버렸다가, 도시 정화사업의 일환으로 강을 살리기에 모두가 나섰고 이제는 연어떼도 찾을 만큼 1, 2 급수 정도로 굉장히 맑아졌다. 그리고 기존에 십리대밭 밖에 없었던 곳이 이제는 태화강 둔치를 아름답게 만들어 거대한 도심 공원으로써 한강 못지 않은 아름다운 강이 되었다. 한국에서 도시 정중앙을 가르는 강을 끼고 있는 도시가 몇 군데 안되는거로 아는데, 더욱 아름다워진 태화강은 이제는 울산의 자랑이 될 만해진 것 같다.


※ 태화강 공원을 걷고, 십리대밭까지 걸었던 일정이라 사진이 좀 많습니다!! (스크롤 압박 주의!!)




학창시절 공도 차고, 자전거도 타고 했던 곳. 태화강에 도착하고 보니, 그 전에 보이던 야구장은 없어지고 그 자리에서 어르신들이 정구를 즐기고 계셨다. 어른들의 공간이 생긴 것도 정말 좋으네. 활력 있어 보이고 보기 좋다.



시선을 돌리니, 자전거 길이 보인다. 한강처럼 잘 가꾸어진 길은 아니지만. 왠지 다른 느낌의 정감이 있어 보인다. 하도 오랜만에 와서 그런지, 주위에 건물들이 참 많이도 들어섰다.



태화교 위를 보니 쌍둥이 건물이 들어섰네. 여유롭게 걸어가시는 아주머니의 걸음이 참으로 빨랐다. 어딜그리 급히 가시나?




곳곳에 나무들이 많이 심어져 있었다. 그리고 잔디까지 깔리고. 그냥 퍼질러 누워서 자고 싶은 생각마저 드네. 어릴적엔 저 다리 밑에서 참으로 많이 놀았는데.. 이제는 어르신들의 공간이 돼 버렸네.



제법 평온한 모습의 태화강. 돗자리 갖고 와서 가볍게 소풍 즐기기에도 좋을 것 같다. 아이들은 마구 뛰어놀테지.



강을 향해 바라본다. 강보다 둔치공원이 더 큰 울산의 태화강. ㅎㅎ 그래도 좋네. 풀냄새도 좋고, 바람도 시원시원 하다. 저 멀리 새로 복원된 태화루가 보인다.




갈대가 우거진 강끝 둔치. 바람소리가 참 좋다. 잔잔히 흐르는 강 너머로 보이는 태화루도 참으로 멋지네.



산책로 옆 쌓인 잔풀들의 잔해들. 어르신들이 열심히 예초기를 돌리고 계셨다. 바람소리에 몸을 맡긴 채, 열심히 걸어본다.




갈대들이 춤을 춘다. 갈대 사이를 가로지르는 바람 소리가 참으로 시원하다. 서걱대는 이 소리가 내 귀와 감성을 더욱 자극한다.



길을 걸으며, 건너편 사람들도 구경한다. 울산에서 악명높던 어두운 과거를 많이 가진 오래된 병원. 동강병원이 보인다. 나와 아버지 사이를 갈라놓은 아픈 과거가 떠오른다. 에휴~



내 딸 리유와 함께 걸으면 아마도 이런 모습이 아닐까. 언젠가 리유와 함께 이 길을 걷고 싶다.



걷다보니, 어느덧 건너편에 십리대밭이 보인다. 저기 저 다리를 건너면 우리는 숲속의 미로에 갇히게 되겠지?! ㅎㅎ



아마도 이쯤에서 아버지랑 자주 낚시를 했던 것 같다. 너무 어릴때라 무슨 고기를 잡았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도 저 풀 숲 사이에 엉덩이를 걸터앉아 아버지와 침묵이 흐르는 강을 하염없이 바라봤던 기억이 난다.



고래형상을 한 십리대밭교가 보인다. 미완성된 다리처럼 보이지만, 빛이 조금 머금은 시간에는 강물에 비치는 모습이 거대한 물고기로 변한다는. 아무튼 오랜만에 건너려니 조금은 더 설렌다.



다리로 향하는 오르막 옆, 아까봤던 그 쌍둥이 빌딩이 "지켜보고 있다." 라는 말을 하듯. 매섭게 노려보고 있었다. ㅋㅋ



백로가 노닐던 과거를 추억하고 싶은걸까. 십리대밭교에는 백로가 지키고 있었다.



밑에서 본 다리와 위에서 본 다리는 정말 다른 느낌이다. 무언가 거대한 것들(?)을 만나러 가는 느낌마저 든다.



다리위에서 내려다본 태화강의 모습이 참으로 맑고 시원했다.



다리 끝에서 또 다시 이 녀석을 만났다. 안녕~~~




공원내에 흘러나오는 음악과 갈대가 울어주는 소리가 참으로 아름답다.



갈대가 울어대는 이 곳에 서 있으니, 마치 영화 속 주인공이 된 것 마냥 한가롭다.



갈대숲을 가로지르는 돌다리가 참으로 정겹다.



또 다시 갈대. 갈대 참 많다.



대밭 근처 답게(?) 대나무로 이어진 울타리가 인상적이다. 여기에 소나 말이 풀을 뜯어 먹더라도 어색하지 않을 것만 같은 풍경이다.



여기도 갈대. 저기도 갈대. 정말 끝이 없다. 발 밑에 서걱서걱 밟히는 흙들이 참 좋다. 풀냄새와 흙냄새. 사람이 살아가는데 필요한 양분인것 같은 느낌이다.



이제 대숲 안으로 들어가 본다. 언제쯤 빠져 나갈지 모르는 대나무 미로 숲을 들어간다. 아~ 두려워!! ㅋㅋ





담양의 죽녹원은 곳곳마다 테마로 꾸며져 있지만, 여긴 그냥 대나무 숲이다. 계속 대나무만 보다보니, 어질어질 해 진다. ㅋㅋ



잠시 강 옆으로 빠져 나왔다. 예전보다 더 울창해진 대숲이라, 출구가 전혀 없을 줄 알았다. 문득 강 너머에 있는 길을 바라봤는데. 예전 강촌에서 봤었던 그런 정겨운 풍경이 눈에 들어왔다.



울산행 고속버스를 타면 오는 길. 볼 때마다 이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렇게 건너편에 서서 바라보니 느낌이 또 다르다.



계속 걷다보니, 건너편에 태화강 전망대가 보인다. 저기 꼭대기 층에 회전하는 레스토랑이 있다던데.. 청평에서 봤던 그곳과 비슷하려나? 아무튼 저긴 밤에 찾으면 더 이쁠 것 같다. 왠지,, 그렇다.



남산나루터가 나왔다. 예전엔 이런거 없었는데.. 저기 건너편이 남산인데.. 과거엔 여기서 배를 타고 건너갔었나보다.



걷다보니, 하늘이 갑자기 어둑해 졌었다. 비가 오는건 아닌가 했지만, 다행히 하늘은 이내 곧 맑아졌다. 참 신기한 날씨였다. 남산에 영험한 기운이 돈다던데 진짜인가? ㅎㅎ



십리대밭 주위를 돌고 돌아 분수대 옆을 지났다. 분수를 바라보며 어르신들이 신나게 담소를 나누고 계셨다. 말없이 분수를 바라보다 자리를 옮겼다.



아이고 다리야, 대체 얼마나 걸은걸까. 어마어마하게 걸었던것 같다. 얼른 근처 카페거리로 향했다.



지친만큼 많은 부분 덜어낼 수 있었다. 카페에서 시원한 커피 한 잔 마시며 태화강을 바라보며, 태화강공원 산책을 마무리 했다.



# 어릴적엔 볼 것도 다닐 곳도 마땅치 않아 아버지 따라 낚시를 즐겼던 것 뿐이었는데.. 이제는 걷다가 돌아가실 판이다. ㅎㅎ 아무튼 걷고 또 걸으며 바람소리, 풀냄새, 사람소리, 발자국 소리 등등을 가슴 깊이 담으며 많은 걸 덜어내고 비울 수 있게 됐다. 지칠수록 힐링이 된다는 말이 지극히 공감되고 자극됐다. 하지만 커도 너무 크다. 체력의 한계를 제대로 느끼고 왔다. ㅠ.ㅜ 이젠 운동이 절실하다. 아무튼 이담에 리유와 함께 다시 오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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