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경상2016. 5. 13. 15:02
     

힐링을 위해 떠났던 .. 고향으로의 울산여행. 나에겐 정말 좋았던 시간. 덕분에 많은 부분 좋아졌고, 무언가 꽉 막혀 있던 것들을 내려 놓을 수 있게 되었다. 아버지가 보고파서 떠났던 시간이었지만, 무언가로 부터의 탈출이 아닌. 철저히 '나를 찾기 위한 시간' 이었기에 더 값진 시간들 이었겠지. 아무튼 익숙했던 과거의 모습을 기억하며, 현재의 여유로움을 찾았다. 대왕암공원은 자주 찾는 곳이기도 했고, 지난 번엔 리유와 함께 하기도 했지만. 홀로 찾은 그곳은 좀 더 깊숙히 바라볼 수 있어 더욱 좋았다.



대왕암 공원에 도착해, 쭉 이어진 산책로를 따라 걷고 또 걸었다. 그 길도 이쁘지만, 카메라가 아닌 가슴 속 깊이 담아두며 깊은 생각들을 정리했다. 그 길 끝에 펼쳐진 바다. 오래전 부터 익숙한 곳이지만, 올 때마다 다른 느낌을 전해주는 것 같았다. '아~ 시원하다.'




발걸음을 옮겨 바다를 바라본다. 이곳은 새로 올레길이 만들어졌지만, 그곳은 가지 않았다. 바다가 불어주는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 새들이 지저귀는 소리가 나를 씻어 내린다.



다시 대왕암이 있는 바다쪽으로 나와 시선을 바다 끝으로 향했다. 푸른 파도는 여전히 시원하게 철썩 거리고 있었다.



대왕암 사이로 전에 공사중이던 다리가 보였다. 매번 건넜던 다리는 이제 아름답게 변해 있었다. 바다와 바위, 그리고 바람. 모든게 조화로웠다.



돌아서 나가는 길에 있는 마스코트와도 같은 고양이 벤치. 작은 인사를 건넨다. "안녕? 잘 있었니?"



한쪽에 서서 대왕암을 바라본다. 평일 낮임에도 불구하고,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여전히 정말 아름답네.



다른 한 쪽엔 거센 파도와 함께 연애중인 주상절리도 발견할 수 있다. 다리 위에서 보는 물살은 빛이 더해져 그 아름다움이 더 진해지는 느낌이다.



다리 위를 걷다보면, 새찬 바람에 휘청 거리기도 일쑤지만. 그래도 정말 좋다. "정신차려!!" 라고 말하듯 거세게 몰아주는 바람이 고맙게도 느껴질 만큼 시원하다. 다리 끝이 바위를 향해 돌진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바위 주변을 돌고돌아 아름답게 이어진다. 전보다 더 안전하고 튼튼해진 길이 돼서, 제법 가볼 만 하다.



다리를 건너 대왕암에서 바라본 다리는 더 멋졌다. 저 멀리 울기등대도 보이고. 원래 이쪽에서 석양이 지는 모습이 더 아름답지만, 적당히 이쯤에서 돌아가기로 한다.



큰 바위들 틈 사이로 거센 물살이 오가며 새찬 소리를 들려준다. 파란 하늘, 큰 푸른 물, 시원한 바람. 힐링이 제대로 된다.




대왕암에서 자리를 옮겨, 해안 산책로를 따라 바다를 따라 걷는다. 바위 틈 속에 굳건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소나무 한 그루를 발견하고 그곳에 걸터 앉았다. 파도가 더 거세지고, 나무 사이로 날던 새는 내게 무언가 계속 지저귀며 말했다. 아까보다 바람소리, 파도소리가 더 거세지고 있다.



아름답게 깎여진 바위들이 여전히 이곳에 기다리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저 멀리 현대중공업이 보인다. 어릴적부터 봐오던 활력 넘치는 곳이 요즘은 많이 힘들다. 다시 그곳이 활력 넘치길 바랄 뿐이다.



이곳엔 생명력 강한 소나무들이 참 많다. 일제로부터의 탄압마저 굳건히 버틴 자랑스런 나무들이다. 그래서 하나 찍어줬다. ㅋㅋ



아~ 시원해라. 바다바람이 소나무를 스치니, 더욱 진득해진 시원함은 나를 더욱 청량하게까지 만든다.



길게 뻗은 소나무 옆 산책로. 발 밑에 사각거리는 흙 밟는 소리도. 나무끝을 스치는 바람소리도. 쉴새없이 지저귀는 새 소리도 다 좋다.



혼자 걷다보면, 저런 벤치들이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온다. 누군가와 함께 앉는다면, 무슨 말을 할까. 아무말 없이 그냥 옆에 앉아만 있을까. 둘이 걷고, 둘이서 기대어 쉬었던 지난 날이 떠올라 울컥했다.



돌고돌아, 이제는 슬슬 돌아갈 시간. 끝없이 이어진 계단 끝 해수욕장을 향해 걷는다. 계단 하나하나 걷다보면, 마치 내가 수행자가 된 듯한 느낌도 받는다.



내려와서 곧장 해변으로 가지 않고, 주변을 돌다보니. 이쁜 녀석들이. "봄이예요!!" 라며 웃으며 나를 반겼다.



익숙하지만, 늘 나를 그냥 그대로 반겨주었던 일산 해수욕장이 여전히 그곳에서 나를 기다려주고 있었다. 파도는 여전히 철썩철썩 강하게 오물들을 걷어내고 있었다. 하얀 모래위를 천천히 걸어본다.




여전히 파도는 강하고, 힘차게 나를 깨워준다. 학창시절 그랬던 것처럼. 그 바다는 나를 위로하고 있었다. 참 많은 추억도 있었고, 도심에서 가까워 자주 찾았던 그곳의 풍경이 조금 더 다르게 다가왔다.



# 이곳에서의 추억은 참 많다. 그래서 울산 들를 때마다 들르게 되는 것 같다. 요즘 조선업이 힘겨워지면서 중공업 어르신들께서 많이 찾아 앉아계셨다. 이곳의 파도가 더욱 거센 것 또한 많은 이들의 마음을 다 담으려니 바다도 힘겨운건 아닐까. 덕분에 내가 더 깨어날 수 있어 좋았다. 





'떠.나.볼.까. > 경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힐링여행] 울산 - 학성공원  (12) 2016.05.25
[힐링여행] 울산 - 태화강 공원  (4) 2016.05.17
저 왔어요~  (8) 2016.04.29
바다보러 가요~  (6) 2016.02.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