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충청2014. 9. 2. 19:29
     


남들보다 조금 늦은 휴가를 다녀왔다. 일주일의 휴가기간 동안 무얼할까 이전부터 고민했었다. 밤마다 고민하며 우리 부부는 지난번 장인 장모님이랑 캠핑을 했을때 리유의 적응도를 고려해 완전 캠핑은 그렇고 반캠핑(?)을 하기로 했다. 우선은 텐트가 없었기에..


가격도 저렴하고 생각보다는 가까운 거리여서 우리는 또 다시 보령에 있는 용두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용두해수욕장은 대천 해수욕장과 무창포 해수욕장 사이에 위치해 있고 두 곳으로 대부분의 사람들이 몰려서 그런지 비교적 한산 합니다. 편의시설이 부족해서 그럴지도.. 편의시설이라고 해봤자 7-8월에만 운영하는 간이 편의점 정도만 있을 뿐이니까요)



8월의 마지막 주.. 올해 늦은 장마 덕에 매일 날씨앱과 뉴스 날씨 정보만 봤던것 같다. 우리가 출발한 날은 서울 경기지역은 맑았으나 보령은 소나기 소식이 이틀 연속 있었다. 미룰까 생각하다 에잇~ 그냥 가자!! 라고 마음먹고 신나게 출발했다. 이른 아침이라 비몽사몽인 리유는 거의 납치돼다시피 아빠의 품에 안겨 차에 올랐다. 그러다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다. 역시 여행을 좋아하는 엄마 아빠의 딸이다.. !! ㅎㅎ




계속 콧물 줄줄 ~ 감기를 달고 살아서 그런지.. 많이 힘들어 하는 딸을 부랴부랴 차에 태우고 좋아하는 펭귄 인형을 안겨 주었다. 워낙에 드라이브를 즐기는 와이프 덕에 나는 리유 옆에 앉아서 가는 내내 재롱을 부렸다. =.=;; 네가 짜증을 부려도 아프니까 봐준다라며..




용두 해수욕장에 도착해 텐트를 칠 수 있는 솔밭에 우리의 유일한 그늘막을 치고 집에서 들고간 상을 펴줬다. 리유는 바로 초 집중 모드로 그림 그리기에 열중했다. 밖에 나오니 언제 짜증내고 아팠던 애인양 신나서 어쩔 줄 몰라했다.




음.. 이번에 새로산 해먹을 설치하자마자 리유 엄마는 이렇게 맥주 한 캔 따 주시고 지인들에게 자랑 중이시다.. ㅎㅎ 모처럼의 여유에 우리 가족은 정말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실컷 그림을 그리다 리유는 자신이 좋아하는 퍼즐 가방을 들고 마실을 나섰다. 요즘 계단만 보면 열광하며 달려가는 리유는 작은 계단에 열광하며 달려갔다. 아니 날아다녔다는 표현이 옳겠다.




리유가 달려간 그 계단 끝에는 이렇게 넓은 바다가 나온다. 약간 늦은 오전 시간대라 물이 빠져 또 다른 한적한 풍광이 눈에 들어온다. 이때 우리밖에 없어서 더욱 좋았던 것 같다. 사실 우리가 용두해수욕장을 찾은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바로 한적함!!




리유에게 스케치북은 너무도 작았던 모양이다. 넓은 백사장에 이것저것 그려 넣더니 덩실덩실 춤도 추었다.

너 언제 아팠니?




무슨 의미인지는 모르겠으나 일단은 찍어두었다. 요즘들어 더더욱 표현하려고 하는 것들이 많아질 수록 아빠도 열심히 공부해야겠다.




사실 이건 엄마가 보면 안되는 사진!! 온통 모래 범벅이 된 아이를 보고 내게 묻는 와이프에게 아무말도 하지 않았었다. 그저 아이와 함께 신나게 놀았을 뿐이라고.. ㅎㅎ




요 녀석 신나게 모래로 샤워를 하고나서 이렇게 씨익~ 하고 웃어준다. 이런 악동같은 모습에 나는 또다시 녹아내렸다. 얌전한 아이보다 쾌활하고 밝게 지내는 네가 내 딸이어서 참 좋다. 이런 나를 보고 와이프는 딸등신이라고 놀려댄다. 그래도 난 좋다.




다시 돌아온 우리의 아지터!! 작지만 든든했던 그늘막, 그리고 아이와 행복한 미소를 마주할 수 있게 한 해먹!! 시원한 바람!! 비록 맑은 날씨는 선물해주지 않았지만 조용함과 여유로움이 우리 가족의 마음을 더욱 평온하게 만들었다.




실컷 놀고 온터라 배고팠을 딸을 위해 호떡을 살짝 구워서 간식으로 줬다. 역시나 맛나게 먹으며 꿀이 뭐야? 라는 말을 반복하며.. 즐겁게 웃으며 보낸 시간들 이었다.




늘 내가 사진들을 다 찍기 때문에 내 사진은 없었는데 딸이 찍어줬다. 아빠도 찍어!! 리유가 찍어줄게요. 하면서 아이에겐 무겁디 무거운 내 카메라를 번쩍 들더니 이렇게 찍어줬다. 아니 찍혀줬다는게 맞는건가? 암튼 이렇게 마지막에 흉한 사진을 기록으로 남긴다.



# 이윽고 오후가 되니 점점 사람들이 텐트를 치기 시작했고 캠퍼들 사이에서는 잘 알려진 조용한 곳이기에 신기한 장비들도 많이 보게 됐다. 우리는 이곳에서 새로운 사람들과 함께 정겨운 이야기들을 나누며 점점 함께하는 시간으로 넘어갔다.


## 우리의 첫날은 그렇게 또 흘러갔다. 배불리 먹고 .. 솔밭 바로 뒤에 있는 '동백관' 에서 하룻밤을 보냈다. 보령시에서 운영하는 곳이라 저렴했고 tv 나 에어컨 냉장고도 함께 있어서 아이와 함께 하기엔 정말 좋았다. 우리가 묵었던 '동백관' 에 대한 얘기는 여행 마무리 글 쯤에서 다시 하기로!!  - 비 소식이 있었지만 날씨는 흐렸지만 다행히 비는 없었다. (이번에 느낀건데, 어느 날씨 어플보다 기상청 홈페이지에서 확인한 날씨가 가장 정확했다. 어플이나 포털도 기상청 자료를 받아서 한다지만 왜 차이가 나는지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