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충청2016. 10. 6. 16:53
     

어쩌다 보니 지난 8월은 지방으로의 출타가 많았다.

'제천 국제 음악 영화제' 에 참석하기 위해 제천에 들렀다가 일 마치고 시간이 나서,,

어디 가볼만한데가 없을까 생각하다가. 비교적 가까운 '의림지' 에 들러 잠시 쉬다 왔다.




뜨거운 여름, 하늘은 청명했고 영화제도 성황리에 잘 마무리 지어서 기분좋게 산책할 수 있었다.




제천도 처음이고, 의림지도 당연히 처음. 시원스레 뻗은 나무들이 나를 반겨준다.




외로워보여서 찍었는데 사실 찍어놓고 보니 외로워 보이지 않았다. 작은 저수지 인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커서 좀 놀랐다.




나무 아래에 있으니 더위가 조금은 식혀졌다. 저기가서 잠시 쉬려고 했는데 누군가 주무시고 계셨다. 그냥 조용히 지나갔다.




잔잔히 고여있는 물에 비친 모습이 아름다워서였을까. 나무는 흐뭇하게 미소짓고 있었다.




오랜 세월 이곳에 있었음을 보여주는. 처마 끝 나무가 묵묵히 지붕을 잘 떠받치고 있었다.




아마도 이게 전망대일까. 잠시 쉬어갈만한 곳을 찾던 중 찾은 한 누각에서 바라 본 의림지. 좋다. 정말 좋다.




길 따라 이어진 나무 길이 참으로 정겹다.




거미도 먹고 살아야 할 텐데.. 거미줄에 거미만 덩그러니 있었다. 그래도 좋아 보여서 다행이야.




이걸 '연리지' 라고 하나? 두 나무 줄기가 엉켜붙은 이 모습이 나란히 걷고 있는 부부보다 아름다워 보였다고 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아무튼 이 모습이 정말 이뻤다.




난 저수지나 호숫가 등을 가면, 이런 풍경이 참 좋다. 나무가 그늘이 되어주고 그곳에 물고기들이 떼지어 놀고 있고. 사진에선 보이지 않지만 물고기들이 신나게 헤엄치며 놀고 있었다.




걷다보니 또 정자가 보인다. 아름다운 그곳에 사람들의 웃음소리가 들린다. 멀리서나마 응원했다. 계속 그렇게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종종 그늘 아래서 휴식을 취했다. 그만큼 많이 더웠다. 사방이 초록초록. 여름의 시원함을 숲속에서 즐기는 기분이다.




곳곳에 쉴 곳. 그리고 아름다운 풍광을 맘껏 즐길 수 있게 만들어놔서 사람들의 행복한 수다스러움이 끊이질 않았다.




산책길을 따라 쭉 걷다보니, 건너편에 이쁜 다리가 하나 보였다. 예쁜 커플이 손을 꼭잡고 걸으며 얘기를 나눈다. 둘은 무슨 얘기들을 나눴을까. 멀리서봐도 달콤달콤함이 느껴졌다.




하늘을 봤다. 파랑파랑. 빛이 참 좋다.




아까 건너편에서 봤던 요상한 동굴이 하나 나왔다.




이거 무슨 놀이동산 같은데?! 어디 들어가볼까.




동굴(?)에 들어가니, 창문처럼 구멍이 뚫려 있었다. 건너편 다리가 한 눈에 들어오는 뷰가 딱 좋다.




동굴을 빠져나와, 길게 뻗은 산책로를 걸었다. 이거 어디선가 본 듯한 풍경인걸. 울산의 선암호수공원과 좀 비슷했다. 가을단풍이 들면 더 아름다울 것만 같은 길이었다.




그 길 끝엔, 아치형 다리가 하나 나왔다. 삐그덕 삐그덕 좀 불안했지만. 그렇다고 빨리 걷기엔 너무도 아름다운 다리였다.




이곳 의림지에서도 영화제를 했었다. 'JIMFF (Jechoen International Music Film Festival)'.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푯말이 그대로 남아있다. 폐막한 바로 다음날에 찾은 의림지 였기에.




이 친구들이 제천을 홍보하는 녀석들인가보다. "안녕?"




철거중인 영화제 현장. 여기서 영화를 못 본게 아쉽다. 다들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내년에 뵈요.




가는 길 외롭지 말라고 '무궁화' 가 길을 안내하고 있었다. 만나서 반가워요.




어라? 아까 봤던 그 이상한 동굴이 사실은 폭포였던 것이다. 만약 저런줄 모르고 고개를 내밀었다면?! 음... ㅎㅎ




아까 커플이 걸었던 다리를 나도 걸어본다. 그들은 아마도 길 끝에 있는 오리배를 타러 갔을지도 모르겠다. 거긴 방송에서 많이 나와서 각종 팜플렛이 걸려 있어서 사진은 찍지 않았다. 패수~!! 난 그런게 정말 싫거든.




하늘이 심상치 않다. 해가 나왔다 들어갔다를 반복하더니, 결국엔 이렇게 심상치 않음을 알려줬다. 서두르고 있는데, 분수가 '나 좀 찍고가~' 하는듯해서 한 컷 찍어줬다.




이곳에 여러 개의 폭포가 있는데 이곳이 가장 크다. 자연반 사람반. 인간과 자연이 함께 만들어낸 폭포. 물이 흐를 때에는 접근이 힘드니 없을때 후다닥 찍고 나왔다. 산 줄기줄기 곳곳에 물들이 스며들 생각하니 더욱 시원한 느낌이 들었다.


아차. 날씨!!! 서둘러야 한다. 당장이라도 비가 내릴 것만 같았다. 얼른 서둘러 버스 정류장으로 왔다. 아니나 다를까 엄청난 천둥소리와 함께 소나기가 내렸다. 타이밍 한 번 기가 막혔다. 자칫 조금이라도 지체했다면 쫄딱 젖을 뻔 했다.


구라청 덕에 늘 우산을 챙겨 다니긴 하지만. 그래도 비는 아직은 좀 무섭다.


조금 있으니 바로 버스가 왔고, 터미널로 가서 서울행 버스를 탔다. 서울은 굉장히 맑음. 일 때문에 가던. 어딜가던. 요즘은 항상 카메라를 챙기게 되는거 같다. 덕분에 가방은 무겁지만, 중간중간 비는 시간에 그곳을 여행하는 게 이제는 '낙' 이 돼버렸으니. 꼭 챙겨야지.


그러고보니 나의 이번 여름. 정말 바빴다. 그래도 그 속에서 나만의 '틈' 을 찾으려고 노력했던 덕에 조금은 덜 힘들었다.


"안녕, 제천. 또 올게!~"



# 예전에는 카페촌이니 번화가니 이런곳이 참 좋았다. 점점 나이를 먹다보니 아무것도 없는 그냥 자연이 더 좋아진다. 그래도 불편하면 안되니 유명한 자연 휴양지로 간다. 적당히 타협한 것이랄까. 아무튼 여기저기 다니며 나를 돌아보는 일이 정말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