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그쳤다. 약간의 싸늘한 바람이 모처의 창가에 스미운다.

 

왠지 모를 쓸쓸함.. 허탈함... 공허함만이 나의 마음을 흔든다.

두고 온 것에 대한 쓸쓸함에 대한 것일 수도..

조금은 섭섭한 맘이 남아 있었던 것일 수도..

 

고향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가슴한켠 시리게 다가오는 마음 하나가

오랫동안 깊은 생각에 빠져들게 만든다.

 

나는 누구일까. 내가 어떤 존재로 보이는가.

나의 것들은 거짓이 되어 보일 수도.. 무심한 한량의 모습처럼 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며

나는 그 어느 때 보다도 더 외로웠고 슬프고 괴로웠다.

 

술로 채워볼까. 그리운 친구로 채워볼까 도 생각했었지만..

심신이 지친 나는 그저 이불 속 작은 공간에 내 몸을 숨긴 채 조용히 흐느끼기만 했다.

 

내일 아니 오늘이구나.

오늘 다시 돌아가면 더 열심히 노력하며 살겠노라고 다짐하지만

가슴한켠이 저미어 오는건 어쩔 수 없다.

 

나는 나의 위치에서 가장 밝게 빛날 수 있다는 간절한 마음 하나로 버티어보자 스스로 위로해 본다.

 

오래 전 꿈꾸며 살아왔던 나의 좁은 골방에 앉아 추억을 곱씹으며

어린 나의 모습. 열정. 등을 떠올리며 그로부터 수 세월이 지난 지금의 모습과 비슷하게 살았는지 성찰해 본다.

꿈 많던 어린 시절 꾸었던 꿈들.. 지금의 현실과 비교해보면 씁쓸함이 생기겠지만 어린 시절의 난...

꿈 많고 행복을 즐기고 있던 작은 아이였다. 그때 꾸었던 꿈이 노력했던 것들이 헛되지 않게 부끄럽지 않은 오늘 ..

그리고 내일을 살아보자.

 

근데 나.. 지금 넘 슬프다. 아픈 것보다 그냥 속상하고 섭섭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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