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후배랑 갔다가 꼭 한 번 와이프랑 다시가봐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들이 가자는 말에 한 껏 뽐내고 나왔다. 집에만 있어서 답답한 그대를 생각해주지 못해 미안하네.


말이 호수공원이지 선유도처럼 예전 정수시설 등을 공원으로 만든 ...
한 마디로 큰 정원으로 꾸며진 공원이라 보면 된다. 가족단위, 특히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많이들 나오셨다.
저기 물이 떨어지는 곳에 영상이 나오고 곳곳에서 아름다운 음악도 흘러나온다. 산책하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영상이 나오고.. 물도 떨어지고 시원하다 못해 와이프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난 그 모습이 그저 웃겼을 뿐...!!


위에서 봤을땐 멋들어진 벤치가 아래쪽 시원한 그늘로 내려오면 묘한 모습을 보여준다.
불규칙적인 대칭이 오히려 나를 더 사로잡았다.



진작에 데려나올껄 이란 생각이 먼저 앞섰다. 사실 그러고보면 결혼 하고 나서 제대로 된 데이트는 거의 못 해 본 것 같다.
많이 미안하네. 앞으론 가까운 곳이라도 자주 데리고 다녀야겠다.


와이프가 다급한 목소리로 나를 부른다... "여보 여보 여보.... 이거 봐.!! 해바라기야...."
해바라기를 좋아하는 그녀는 한참을 쳐다보고 있었다. 그렇게 좋아? 라고 물으니 해맑은 미소로 "웅!!" 이란다.


단 한 송이만이 활짝 웃고 있었다. 짜쉭.. (아닌가?) 이쁘게 생겼네.


한참을 그렇게 해바라기와 대화하다가 물고기 들을 보러 간단다. 참 순수하다...


물고기가 있을까 .. 했지만 있었다. 그것도 아주 깊숙히..... 지금봐도 참 정겨운 풍경이다.






하늘을 가만히 바라본다....  뭉게뭉게 피어나 있는 구름이 초록색 나뭇잎 위에 맛나게 얹어졌다.



앗!! 비행기가 그걸 맛나게 뚫어버린다...


공원이 위치한 신월동은 비행기가 오르고 내리는 길목이다.

그래서... 비행기를 가장 가까이 바로 밑에서 볼 수 있다. 큰 덩치의 치부(?)를 확인하는 가장 좋은 장소이기도 하지.. ㅎㅎ


동네를 둘러보다 우연히 발견한 이곳이 훗날에도 계속 우리 가족의 쉼터가 되어 비행기가 구름을 잡아먹는 모습을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평소엔 고마움을 잘 못느끼고 지내다 잠깐 나들이 했건을 .. 많이 좋아하는 아내를 보니 조금 짠해졌다. 나 하나보고 부산에서 서울까지 올라와 모든 걸 함께 해주는 그녀에게 늘 고맙고 미안하고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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