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기록2010. 10. 4. 21:29
     


아래에 '복귀~!!' 라고 적은 포스팅이 민망하리만큼.. 이제야 비로소 복귀?! 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바쁘고 정신없고 그런 일은 없었지만 ..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가서 물론 정확히 따지면 고향은 아니지만 상견례, 결혼식 준비 등으로 겸사겸사 부산에 계속 머물게 되었는데.. 미리 서울에서 이것저것 알아보고 가서 그런지 요즘들어 스마트한 시대가 돼서 그런건지 생각보다 일이 빨리 끝났다.

그래서 남는 시간을 블로그 등에 갇혀 있는 것 보단 스마트폰과 카메라 하나를 둘러매고 그토록 보고팠던 바다를 실컷 느끼고 왔다. 짭조름한 바다냄새, 구수한 사투리... 아리따운 여성분에게서 들려오는 오빠야.. 소리 .. 솔직히 서울살면서 그리웠다. 오랫동안 떨어져 지내며 만나지못한 그녀의 손을 잡고 여기저기 돌아다니기도 하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블로그엔 손을 대지 못했다. 요즘엔 티스토리를 스마트폰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하지만 어플은 깔았는데 별로 맘에 안들었다. 그저 댓글이나 확인하는 정도..?! 여튼 다시 돌아온 서울은 좀 쌀쌀하기도 하고 내가 일하고 놀기에 적절한 느낌도 든다. 내려갈 땐 슬슬 가을의 분위기가 느껴지나 했는데 일주일만에 서울은 좀 추워진 전형적인 가을날씨를 풍긴다. 여행이나 다른 곳 등을 다녀오면 무거운 캐리어를 정리하고 밀린 세탁을 하고 가볍게 청소를 하고 저녁을 가볍게 먹고.. 항상 반복되는 거지만 늘 새롭다.

이 생활을 무려 6년 넘게 하고 있다는 사실에도 참 스스로 대견함을 느낀다.

그리고 이번에 내려가서 좁은 방에 세 식구가 모여 도란도란 밀린 얘기들도 나누고 점점 괜찮아지는 나의 서울생활과 동생의 엄청난 경사까지 겹쳐 .. 맘도 가볍고 우리집 막둥이 녀석을 보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오빠가 돼서 아무것도 해준게 없는데도 나를 존경한다하고 가족을 끔찍히 사랑하고 흔하디 흔한 학원교육도 못 시켰는데 엘리트 코스를 단숨에 밟아버리다니.. 눈물나게 고맙다.

고속버스를 타고 오는 내내 이런저런 생각들이 들면서 내년쯤이면 나도 결혼하고 동생도 졸업, 결혼하게 되고 .. 먼 훗날,, 천정이 내려앉는 쾌쾌한 좁은 연탄방에서 밥상놓고 공부했던 지난날을 웃으며 대뇌이겠지. 가족이 서로 잘되게 하는건 돈이나 좋은 학교, 환경이 아니라 '사랑' 이었음을 진심으로 느꼈다. 다른 집안보다 가난하고 남이 보기에 내세울게 없지만 한 가지 다른 가족들보다 낫다고 생각하는건 누구보다도 '화목' 하다는 거다. 친구같은 엄마, 어릴적 이미 가장이 돼 버린 보잘것 없는 오빠를 가장 존경한다고 생각하는 동생.. 누구보다 동생을 끔찍히 아끼는 나 (쑥쓰럽군;;) .. 무엇이 더 필요하겠는가.

군대 입대하기 전부터 지금까지 중 가장 오랜시간 가족들과 보내게 됐는데 '난 참 행복한 놈이구나' 라고 느끼며 다시 나의 생활에 열정을 불태우리라. 충분히 존경받을 만큼 열심히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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