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2010. 4. 21. 01:55
     



지난 일요일 ..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는 언론에서 말하는 것처럼 당시 K 리그 1위와 2위 팀의 대결이 펼쳐졌다. 하지만 그보다 더욱더 관심이 가던 것이 올 시즌을 시작하기 전, 각 팀의 주장이 맞트레이드 되는 사건(?)이 있었다. 울산의 왼쪽을 영원히 자리할 것 같던 현영민 선수는 서울로.. 서울의 주장이었던 김치곤 선수는 울산으로 둥지를 옮겼다. 이것에 대한 정확한 건 알길이 없지만 아무튼 현영민 선수의 경우엔 더욱더 본인의 의사와는 관계가 없는 듯 해서 더욱 맘이 아팠다. 서로가 좋자고 이런 미친 짓을 감행한 구단이지만 결론적으로는 이날 서울이 웃었다. 그것도 보기좋게 3-0 으로 관광 다녀왔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 그랬던가. 내용상으로는 양팀 다 그럴싸한 공격력도 그저 탄탄한 수비만 펼쳐 신중함을 잃지 않았다. 결론적으로 서울이 승리했던 건 중립적인 시각에서 봐도 울산이 너무 못해서 그정도의 골차가 났다. 윙백을 주로 맡던 선수들을 윙으로 올리고 제대로 킥커 하나 없이.. 말이다. 그리고 공격에서는 독불장군 처럼 혼자서 모든걸 다 하려는 오르티고사.. 좀더 잘 해줬음 하는 울산의 아들 이진호. 플레이는 참 좋으나 아직 호흡이 맞지 않는 까르멜로.. 아직은 시간이 좀 필요한 듯 하다. 무엇보다 이 날.. 가장 눈에 띄었던 선수는 울산의 에스티벤.. 난 혼자 뛰는 줄 알았다. 이날 양 팀 통틀어 에스티벤이 제일 잘했다. 서울은 전체적으로 아직은 폼이 덜 올라온 모양이었다. 데얀을 제외하고는 아직 전술이나 팀에 적응기간이 필요해 보였다.

그리고 가장 바라고 싶은 건.. 김영광 선수는 정말 잘해주고 있지만 제발.. 수비수들을 아우르는 골리가 되었음 한다. 골 먹었을때 무엇보다 수비수들은 죄책감에 시달린다. 그들에게 따스한 미소 한 방, 화이팅 넘치는 격려가 더 필요하지 않을까. 첫 골 먹고 김동진 선수에게 화를 내는 모습은 여느 경기에서도 봐 왔지만 인상쓰며 거의 울고 있는 그대의 얼굴은 더 이상 보고싶지 않다. 팬들은 지는 것보다 서로가 믿지 못하고 화만 내는 모습을 더 싫어한다. 앞으론 더욱 포용력 넘치는 울산의 골키퍼가 되길 바란다.

울산팬들은 이기고 지고 하는 성적에 대해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적다. 아니 지금의 상황에서 성적을 기대하기란 탄탄해진 수비진영 말고는 기대를 안한다는게 옳은 표현일 것이다.(국대급 수비진들.. 이날 이들이 관광을 당했다 ㅠ.ㅜ) 단지 조금 더 열심히 하는 모습.. 우리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가. 얼만큼 팀에 애정을 갖고 있는가. 전술적으로 이해하고 좋은 모습들은 그것들이 바탕이 되어야 패스도 잘되고 킥도 정확하게 먹힌다. 서로가 위하는 맘을 더욱더 갖고 팀에 대해 애정을 가져줘라. 많은 울산 팬들은 요즘들어 부쩍 과거의 유상철, 김현석, 김병지, 신홍기, 정정수, 송주석 시절을 그리워 하는 지 알고는 있냐? 그때 플레이가 더 잼있어서?? 물론 그것도 없진 않지만 당시의 선수들은 울산을 위해 목숨마저 바칠 생각으로 죽어라 뛰었다. 그리고 팬들과 함께 울었다. 지금의 그대들의 모습에선 그러한 모습을 보기 힘들다. 올 해로 20년째 울산이라는 팀을 지지하고 있는데.. 이제는 그러한 모습을 보고싶다. 언제든 그대들의 뒤에서 따스히 보듬어줄테니 못해도 좋다. 우승 안해도 좋다. 최선을 다해줘라. 이기는 경기보다 후회없는 경기를 치뤄주길 간곡히 바란다.

경기가 끝나고 .. 설마,, 했는데..
현영민 선수가 서포터석으로 다가와 인사를 했다. 천천히 걸어오는데 모두가 '현영민' 을 외치니 갑자기 울컥 하며 절을 올리고 한참을 우는 현선수를 보고 있자니 모두가 눈물바다가 되었다. 구단이 무엇이길래 팬과 선수 사이를 이렇게 갈라놓느냐. 보내야 할 선수와 지켜야 할 선수를 구분못하는 구단.. 을 탓해봤자 내가 무슨 소용이겠냐.

언제 어디서 어떻게 지내든 현영민 당신은 영원한 울산의 13번.. 왼쪽자리를 심장 깊숙히 차지하고 있을 겁니다. 건강하게 선수생활 하시고 마지막을 뛸 때엔 당신의 자리 왼쪽을 비워드리겠습니다. 당신이랑 함께한 모든 시간들 참 행복했습니다.  영원히 당신을 지지하겠습니다. 행복하세요!!

+ 아직 올 시즌 초반이라 이기고 지고를 반복하겠지만 승부보단 팀의 완성도를 올려 가는게 더 중요하다고 본다. 기대하지 않는다면서 모두들 여전히 경기장을 찾아 욕하면서 응원하더라. 우리를 실망시키지 마라.
그리고 명가재건?? 명가는 성적으로 만들어지는게 아니다. 전통과 그에 걸맞는 품위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는게 아니다. 울산은 이미 명가다. 다만 그에 걸맞는 것들을 채워나가는 것이다. 시간이 흘러 그대들이 흘린 땀이 푸른 유니폼을 적셔질때쯤엔 강인해진 그대들을 기대해도 되겠는가.. 열심히 최선을 다해라. 그대들은 울산의 자랑스런 전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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