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유가 두 살때, 봄이었다. 집 근처 산책을 했다.

따사로운 햇살에 아가아가한 리유는 너무나 신나 했었다.




아가 리유의 모습은 장군감이었다. 음.. 여자아이인데.. 아무튼 아빠의 카메라가 앞에 보이면 이렇게 달라고(?) 하신다.




역시 사진을 좀 아는 녀석이다. 안그래도 작은눈. 햇살을 받으니 더욱 작아진. 양볼 가득찬 그것이 공기라고. 그냥 그렇게 말하고 싶다. ㅎㅎ




한때 리유는 손가락을 많이도 빨았었다. 어감이 좀 이상하지만. 암튼 그랬다. 손수건을 끼고 저렇게 피스(peace)를 늘 강조했다. 고집쌘 리유 아가씨는 손빨지 마라고 하니깐 사알짝 눈치를 본걸까. 아니다. 입에 들어간 저 손으로 아빠 볼을 만진다. 덕분에 아빠 몸에선 침냄새가.. ㅎㅎㅎ 그래도 좋았다. 내 딸이니까.





자주 다니던 산책길엔 이렇게 산수유가 활짝 피었다. 리유가 참 좋아했었다. 밖에 나와서 좋았던 건지. 아님 꽃이 좋은건지. 뭐 나중엔 둘다 좋았던걸 알 수 있었지만.




"또... 손..!!" 이러면서 내가 아주 사정사정 했다. 그 모습이 웃겼던지. 아빠를 골려주고팠던지 리유는 활짝 웃고 있었다. 리유는 아빠만 보면 웃어줘서 지금도 예전에도 참 고맙고 좋았다. 이 사진을 보니 참 피는 못속인다고. 참 많이 닮았다. 나랑. 내 다이어리에 꽂힌 내가 리유만하던 시절이 떠올랐다. 아버지도 사진을 정말 많이 찍어주셨었다. 이런 모습이 내게도 있었다.




그렇지. 우리의 산책 마무리는 늘 먹을것으로 끝났다. 엄마가 빵을 사러간 사이. 아빠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다. 아빠가 지켜보는 가운데, 리유는 슬쩍 창문(?)을 열고 고개를 내미려 했다. 리유가 좋아하던 빵집 앞에서의 기다림은 정말 힘들었을거다.


따사로운 햇살에 이쁘게 핀 꽃들, 거리 곳곳의 풋풋한 봄내음이 아름다웠던 두 살배기 빵순이와의 살짝 데이트. 짧지만 자주 나와서 많은 세상을 보여주고 싶었더랬다. 지금은 과연 얼마나 더 많은 생각의 세상에서 넓어진 영역을 실감하고 있을까. 마냥 아가였던 그때도. 지금도. 여전히 내게는 가장 소중한 보물이다. 따스하고 아프지마라. 아빠 마음은 여전히 '봄' 이다.



- 2013.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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