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경상2016. 10. 24. 21:54
     

2010년 1월.


- 예전엔 부산을 참 많이도 찾았었다. 그 곳엔 서울에서 느끼는 것과는 또다른 '서민적 향수' 가 짙기에 더욱 그러했던 것 같다. 그 해 새해가 시작되던 그 때. 부산의 남포동을 찾았다. 그곳에서 오락실에서 놀기도 하고, 씨앗호떡을 먹기도 했다. 남포동 거리도 아름답지만, 국제시장을 거쳐 '보수동 책방골목' 으로 향했다. 옛 서적이나 문구류가 있기에 어릴적 추억을 떠올리기에 좋을 법 했다. 안타깝게도 내가 찾은 이 날, 쉬는 날이었다. 하지만 가게들이 문을 닫아서 볼 수 있는 풍경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이렇게 다들 문을 닫았다. 그런데,,, 그런데... 닫혀진 셔터에 무언가가 보이기 시작한다.





닫혀진 셔터 위에 이쁜 그라피티 그림들이 그려져 있었다. 알록달록.. 사람들이 채워진 골목도 매력있지만, 이렇게 사람이 없는 골목은 더 멋스러움이 느껴졌다. 쾌쾌한 옛 책에서만 느낄 수 있는 향을 맡을 순 없어도 덕분에 아름다운 작품을 만날 수 있었음에 감사했다.


예전엔 정말 옛 서적에 대한 애착이 왜 그리도 있었는지. 서울에서도 동대문 헌책방을 그리도 드나들었었다.




길 끝 부근에 다가가니 이렇게 아름다운 계단이 보였다. 왠지 비가오면 더 분위기 있을 것만 같은 계단 이었다. 흔하디 흔한 가위바위보 놀이(?)를 하면서 말이다.




길 끝엔 중간중간에 이런 석상들이 많이 나왔다. 지금은 이 갈림길도 제법 유명해져서 많은 사람들이 오고간다던데.. 암튼 이때까지만 해도 아는 사람만 아는... 바로 왼쪽 길로 향하면 꽤나 멋스러운 카페가 하나 나온다. 사실은 여기 커피를 먹고 싶어서 여기까지 왔다.


커피 맛이 좋은데 양도 많고 싸기까지 하다. 부산을 여행하다 보면, 간혹 정말 맛있는 커피집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우리보다 커피를 먼저 들여왔던 일본의 영향이 크다고 할까. 그래서일까 부산은 빵과 커피가 맛있는 곳이 정말 많다.



# 그저 가볍게 걸으며 어릴 적 사고팠던 책들도 좀 구경할까 해서 갔는데,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문을 닫아서 조금 실망했었는데.. 이쁜 그라피티를 보니 뭔가 큰 선물을 받은 느낌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부산은 정말 싫어하는 곳 중에 하나지만, 그곳에 담긴 이야기나 모습들은 정이 갈 수 밖에 없는 곳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아이러니 하게도 내 여행의 반 이상이 부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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