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제주2016. 9. 23. 01:34
     

에코랜드의 묘미는 다른 산책로 들도 아름답고 기차를 타고 달리며 볼 수 있는 말들과 노루들. 천혜의 자연환경은 정말 아름답기 그지 없지만.. 진짜 묘미는 바로 에코랜드 내에 있는 에코로드 라는 산책로 '곶자왈 숲' 이다.


제주도는 알다시피 화산활동으로 이뤄진 지형이다. 곳곳에 화산활동의 흔적을 찾을 수 있는데 '곶자왈' 은 용암활동으로 인해 생긴 자연환경. 바위와 나무 덩쿨이 어우러진 숲을 말한다고 한다. 용암이 식으면서 생긴 수분으로 물도 흐르게 되고, 이끼도 자라고.. 암튼 제주도에는 동서남북으로 4개의 구간의 곶자왈이 있는데.. 우리는 에코랜드 내에 있는 곶자왈 숲으로 갔다. 참고로 이곳은 '교래-함덕' 으로 이어진 구간의 일부이다.




숲 입구. 장거리 단거리 코스가 있는데 우리는 당당히도 '장거리 코스 (2시간 소요)'로 진입했다. 첨엔 후회 했으나, 나중엔 잘했다 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다. 우선 '화산송이' 로 알려진 붉은 돌의 파편이 만든 붉은 흙이 돼 버린 길이 인상적이다.




나무와 덩쿨, 이끼 풀들이 한데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대체 얼마나 오랫동안 여기에 있었을까. 정말 자연의 신비 였다.




지금에와서야 보니 왜 다 저런 포즈들을 취하고 계셨는지 모르겠다. ㅋㅋ 걷다보니 이쁜 집들도 보이고..




기차로 달릴 때 간간히 봤을 때는 몰랐다가, 걸으니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많았다.






그 동안 자연이 주는 '고마움' 을 잊고 지낸 것 같았다.




수국 잡고 한 컷. ㅋㅋ




때로는 풀들을 보호하기 위해 허리굽혀 보호하는(?) 나무도 보이고,




걸으며 사람에게 뿜어주는 좋은 공기를 만들어주는 고마운 나무들도 있고.




또 잠시 쉬어 갈 수 있는 아늑함을 가져다 주는 나무들도 있었다.




언제쯤 부터 그들은 이곳에 와서 살고 있었을까. 수 많은 동식물들이 살고 있는데 그 중에서도 여긴 손바닥 보다 큰 고사리 들이 정말 정말 많았다.




한 켠에서는 영국에서 왔던가, 뭐 암튼.. 작은 말이 밥을 먹고 있었다.




산책하는 사람들 사이로.. 함성소리가 들린다. 많은 관광객을 태운 열차가 지나간다. 그 앞으로 마중 나가는 오리 식구들을 만날 수 있었다. 여긴 정말 반가운 친구들이 많이 살고 있네.




숲 길 중간 중간에 햇살이 조금씩 비추면서 이끼마저 사랑스럽게 만드는 멋진 장관을 보여줬다. 그저 한참을 바라보고만 있었다.




어머니는 또 똑같은 포즈로 숲길의 마지막을 알리는 이정표를 원망 하셨더랬다. 그만큼 정말 좋았다.




마지막으로 나가려는 순간, 누군가 "나 좀 보고 가요." 라는 듯. 달팽이 녀석이 나를 부른다. 반가움에 다가가 인사를 건넸다.


숲 속의 촉촉함. 아니 눅눅함도 좋았고, 시원 짭쪼름한 그 냄새들도 여전히 머리와 가슴 속에 간직된 걸 보니.. 우리 인간은 자연에서 왔음을 확신하게 됐다.


시계는 빠르게 초침을 움직이며 흐르고 있었는데, 우리의 시선과 발걸음은 천천히 아주 천천히 흐르고 있었다.



# 제주도 여행에서 유명한 곳들도 다 좋았지만, 무엇보다 화산활동으로 인한 곳들이 궁금했고. 그 중에서도 원시림. 사람 손 길이 닿지 않은 그런 곳들이 정말 보고 싶었다. 에코랜드는 정말 자연을 잘 활용한 아름다운 공원 이었다. 더 깨끗하게 더 잘 보존해야 되겠다. 리유도 그리고 리유의 아이들도 ... 모두가 다 보고 느끼고 지켜야 할 유산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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