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리유가 있는 부산으로 향했다. 리유가 좋아하던 언니랑 함께 근처 환타지아로 놀러 갔었다. 2월 이었지만, 다행히도 따스한 봄바람마저 느껴졌다. 오랜만에 만난 아빠와의 신나는 시간을 가졌고. 역시나 강한 체력에 더욱 성장한 리유에게 놀랍기도 했지만, 아빠랑 아무생각없이 맘껏 뛰놀 수 있어 좋았다고 외치는 딸래미를 보니 고맙기도 하고. 그저 흐뭇한 아빠미소만 띄울 수 밖에 없었다.






요녀석들 아주 신났다. 놀이동산이 처음이라는 태연이. 부녀간에 가지는 첫 소풍. 그리고 딸과의 즐거운 시간. 모든 게 다 좋았다.




뭐든 조작하고 운전하는 걸 좋아하는 리유는 첨부터 자동차로 달려주신다. 아주 신났다.





"리유야, 너 설마.. 긴장한거니?" .. ㅋㅋ 아빠 닮아서 겁 많은 아이는 긴장하면서도 연신 아빠를 연호하며, 신나게 깔깔 댄다.




잠시 마실 것 좀 사는 사이. 그들의 모습을 봤다. 딸과의 나들이가 첨인 친구놈은 뭔가 깊은 생각에 잠겼다. 알콩달콩 두 녀석은 쉴 새 없이 종알대고 있었다. 뭐가 그리 할 말이 많은지..




리유가 좋아하는 기차. 이것 역시 핸들이 달려 있었다. 사진 찍어준다고 카메라 보라니깐, 태연이는 지 아빠를 보고 있고. 리유 이 녀석은 운전에만 몰두 한 채, 아빠보단 언니에게 많은 걸 알려주려 한다. 사알짝 질투나려 하네. ㅋㅋ




음.. 이쁘게 꾸며진 터널에 탐스런 복숭아 나무가 있었다. 음.. 별도 있고 달도 있고. 리유가 좋아하는 것들은 다 있네.





언니는 언닌가 보다. 리유가 복숭아 만지고 싶은데 리유는 키가 작아서 만질 수 없어요. 라니깐 태연이가 리유를 번쩍 든다. 히히.. 리유 생각보다 많이 무거울텐데.. 어쨌든 참 이쁘다.





"리유는 아빠랑 놀이공원에 소풍오니까 좋아요." 라며 계속 아빠에게 뽀뽀세례를 한다. 요 녀석 애교 덕에 나의 모든 근심 걱정 스트레스는 한 방에 해소된다. 역시 딸등신인가.




나도 이곳은 중학교 1학년때 왔던게 마지막 이었는데.. 그때는 참으로 커 보였던 울산의 유일한 놀이동산 이었는데.. 지금보니 엄청 작은 곳이었구나. 시설도 그때 그 시절 그대로 였다는 건 함정. 하긴 에버랜드도 자연농원 시설에서 많이 바뀐건 없으니. 좀 더 지나면 더 좋아지겠지.




어서와. 관람차는 처음이지? 이 녀석 높이 올라가니 잔뜩 긴장했다. ㅋㅋ




태연이는 또 언니라고 무서워하는건 별로 없었다. 아빠랑 나들이 하니 좋은지 관람차를 타는 내내 .. 신나게 이것저것 말하고 있었다.



이제 좀 긴장이 풀렸어요? 근데 나는 너의 눈에서 아직도 '긴장' 을 느끼고 있다. 그래도 브이는 해 주는구나. ㅎㅎ




태연이는 신났는지.. 계속 이것저것을 말해주고 있었다. 그나저나 리유는 내 딸 답네. 셔터 소리가 들리면 어김없이 브이가 자동이다. ㅋㅋ





창 밖에 뭐 재미난거 있나? 이제는 밖을 볼 여유도 생겼네. 그래도 꼭 잡은 두 손은 절대 풀지 않고 있네. ㅎㅎ




이제는 아빠 앞으로 와서, 리유 다른데 보고 있을테니까 얼른 찍어 달란다. 일종의 컨셉 사진인가? ㅋㅋ






언니가 잠시 화장실 간 사이. 리유와 사진찍기 놀이(?)를 하고 있었는데 .. 이 녀석 사진 찍으라 해 놓고, 저렇게 얼굴을 가려버린다. 초상권이 비싸다 이거냐? ㅋㅋ




갑자기 뒤돌아서 달려온다. 아이고 깜짝이야. 이 녀석 얼굴이 아주 엉망이 됐구나. 딸래미 이미지 관리상 지켜줘야 하지만, 내겐 너무도 사랑스럽기에 블로그에도 올려둔다. 콧물자국에 솜사탕 잔재(?) 까지. 올려놓고 보니 미안하네. ㅋ




오후 느즈막히... 아이들이 신나게 체력을 소진하고, 이제는 떠나야 할 때가 왔다. 우리의 이뻤던 소풍은 그렇게 저물어 갔다.


2월이었지만, 제법 따스했던 봄날과도 같았던 소풍. 그 흔한 김밥이나 다른 간식 등은 없었어도. 아이들의 웃음소리와 발랄함으로 가득찼던 그날의 기억을 늦게나마 올려본다. 앞으로도 더 좋은 시간. 더 많이 많이 가지자. 또 하나의 좋은 추억 이었다.



# 리유와 함께하지 못함이 가장 힘들었고, 아빠의 빈자리를 만들어 주게 돼 정말 정말 미안함 뿐이었는데.. 이 녀석. 생각보다 훨씬 강하게 힘든 시간들을 이겨내고 있었고. 아니, 아빠 슬퍼할까봐 오히려 더 밝게 대했는지도 모르겠다. 5살 아이지만, 누구보다 생각 깊고 아빠를 많이 생각하는 이 녀석. 아빠품에 안겨서 흐느껴 울 때 내 심장이 터져버리는 줄 알았다. 늘 그렇지만, 리유가 없었다면 이 세상에 존재할 이유가 없는 나이기에. 힘들어도. 힘겨워도 꾹 참고 잘 견뎌냈다. 지금도 그러는 중이고. 적어도 리유에게만은 나약하거나 힘든 모습 보이고 싶지 않다. 리유야 사랑한다. 우리 더 많은 행복한 추억 많이 쌓자. 서울에서 부산까지 참으로 먼 거리지만, 아빠는 하나도 안힘들다. 그러니깐 이젠 아빠걱정 그만해도 돼. 고맙고. 그리고 미안해.


그간 포스팅의 분위기로 느끼셨겠지만, 네. 맞아요. 이제는 리유와 함께 살지 않아요. 사실은 좀 더 오래 전에요. 앞으로도 힘들겠지만, 잘 이겨내 보렵니다. 생각보단 잘 버티고 있어요. 보다 더 멋진 아빠로 늘 리유 곁에 사랑으로 머물겠어요.




'일상의기록 > 리유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또?! 놀이동산  (10) 2016.07.03
번개맨 만나러 갈까?  (12) 2016.06.02
달리고 달리고 또 달려.  (4) 2016.02.17
요즘의 인사법  (8) 2015.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