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 내부자들 문화전문회사.
아주 오래 전 부터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선 / 악" 으로 크게 구분지어졌고, 그 큰 틀 안에서 늘 각각의 편을 이루어 싸우며 진화해 왔다. 하지만 진화하면 할 수록 더더욱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는 선과 악의 존재로 구분되어 지는게 아니라, "악과 악", 혹은 "악 vs 바보" 으로 구분되어지는 것 같다. 착하고 선하게 살며 성실하게 참고 살면 바보가 되어지는 현실이다. 참으로 안타깝지만 사실이다.
영화 <내부자들> 는 윤태호 작가의 웹툰을 기반으로 만들어 졌는데, 역시나 현실을 제대로 꿰뚫는 작가 답게 "악 - 욕심" 으로 (악 vs 악)으로 제법 잘 그려냈다.
세상에 욕심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 모습을 제대로 잘 그려낸 것 같다. 모두들 저마다 순한 얼굴을 하고 있지만 뒤에 숨은 본심은 대부분 어두움이 아닐지라도 자신의 자리에서 좀 더 높은 곳, 좀 더 많은 이득을 얻기 위해 많은 부분을 숨기며 살아가는 모습까지도 너무도 현실과 잘 맞닿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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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시작은 정치권력을 돕는 깡패 안상구 (이병헌)의 기자회견 장면으로 시작한다. 가장 유력한 대통령 후보의 대기업과의 유착관계를 증명할 비자금 파일의 폭로로 시작된다.
이전의 상식이나 영화 등의 소재로 다루어졌을 때의 모습은 명백한 증거가 있으면 대한민국은 법치 국가이기에 어떠한 변명도 통하지 않았고 증거 앞에 무릎꿇은 권력자들의 모습이 많이 그려졌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시대에서는 그 어떤 증거도, 그 어떤 결과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돈 앞에 권력 앞에 굴복할 뿐. 정의는 사라졌다. <내부자들> 에서는 철저히 이러한 모습을 제대로 그려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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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고로 "사람을 너무 믿지 마라. 특히 사회에서 만난 사람은 더더욱 믿지 마라." 라고 어른들로 부터 많이 들어왔다. 영화에서는 안상구는 여론을 이끄는 유명 논설 주간 이강희 (백윤식)을 친형제 처럼 따르며 그를 돕는데, 사실 그는 엄청난 야욕을 가진 백사 중의 백사 였다. 가장 믿었던 그에게서 버려지는데 안상구는 순진했고 이는 평범한 우리들의 모습이기도 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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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구는 이강희를 도우려 했으나 그에게서 버려진 그는. 자신의 현실을 만든 그들을 향해 복수의 칼을 갈기 시작한다. 정작 그들이 누군지 모른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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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빽도 없고 줄도 없어 승진의 기회만 노리는 우장훈 검사 (조승우)를 만나게 된다. 그는 안상구에게 복수를 도와줄 것이고 자신은 정의라는 이름 아래, 승진의 기회도 얻겠다는 '딜' 을 제안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자신을 지금의 모습으로 만든 이가 가장 믿고 따르던 이강희의 모략이었음을 알게된 안상구는 더욱더 강한 복수심에 불타게 된다.
결국, 이 둘의 만남은 권력 앞에 비록 나약한 존재일지 몰라도 평범한 우리와 같은 사람들이 맞대면 얼마든지 싸워볼 기회라도 생긴다는 작은 "희망" 이라도 가슴에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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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권력(힘)을 가진 이들이 그렇게 호락호락 하지는 않다. 안상구의 폭로로 수사를 받게 되는 그들이지만, 역시나 형식상에 불과한 수준이었고, 깡패 출신인 그의 말을 사회가 믿지 않았다. 결국은 권력 앞에 또 다시 무릎 꿇게 된다.
<내부자들> 에서는 역시나 아주 현실적으로 재벌들의 휠체어, 산소호흡기 등장. 그리고 언론을 움직이는 논설주간은 말과 글을 다루는데 선수인 그는 역시나 짜여진 각본대로 잘도 빠져나갔다. 안상구의 과거 깡패라는 특성을 잘 활용했다. 그들은 또 다시 교묘하게 빠져 나가게 된다. 많은 이들은 이 상황에서 그대로 포기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그들은 이미 멈출 수가 없었다. 멈추지 않길 바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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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구는 우 검사에게 아주 흥미로운 제안을 하게 된다. 비록 줄도 없고 빽도 없는 우장훈 이지만 그에게는 보기 좋은 '검사' 라는 신뢰할 만한 직책이 있지 않은가. 그를 활용해 그를 상대의 내부자로 만들어 그들의 이야기를 그대로 가져오길 제안한다. 욕심은 욕심으로 다스려라 라고 하는 어느 문구가 떠올랐다. 결국 그들은 또 다른 욕심 앞에 그렇게 무너져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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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마지막 남은 '정의' 는 지금의 대한민국에서도 그대로 지켜졌다. 누구나다 신뢰할 만한 현직 검사의 증언과 제시한 증거들은 모두가 믿고 따를 수 밖에 없었다.
영화 <내부자들> 에서는 보기 좋게 한 방 먹였고, 그들은 빠져나가지 못할 구멍 조차 찾지 못한 채 그대로 자신의 잘못을 인정할 수 밖에 없었다. 실제 지금의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기에 많은 사람들은 통쾌해 했으나 이전처럼 후련하진 않았다.
어차피 '이건 영화니까 그래' 라고 계속 되뇌게 되는 현실이 참으로 안타깝다. 누군가 비리를 저질렀다 하면 당연히 그들은 빠져 나올 것이고, 결국 그들은 법 위에 군림하는 큰 구렁이와도 같은 존재라는 익숙한 인식 아래 우리는 더러운 지금의 현실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안되는 그런 생각들이 머릿 속을 어지럽힌다.
- <내부자들> 에서는 제법 현실을 잘 그려냈지만, 아직 미완의 작품을 영화로 만든 것이어서 그런 것일 수도 있겠지만, 뭔가 조급히 끝나는 느낌이 들었다. 뭐 영화 상영시간 안에 표현하기에는 너무도 힘겨웠을 것이다. 이 영화의 많은 부분들이 모두가 다 인정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라는 점은 더더욱 안타깝고 약자가 승리하고 권력이 굴복하는 모습이 통쾌하지 않음은 조금은 씁쓸함을 가질 수 밖에 없는 안타까운 영화였다. 물론 영화 자체가 가진 완성도나 표현력 등은 정말 뛰어났고 단순 스토리의 인과 관계의 연결 등도 매우 만족스러운 수준이었다. 더불어 배우들이 연기는 누구도 대체하지 못할 각자의 역할이 그들의 모습처럼 느껴졌다. 이를 당연하듯 받아들여야 하는 더러운 지금의 현실이 안타까울 따름이다.
+ 모두가 다 야욕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지만, 이들 중 가장 무서운 사람은 이강희 였다. 그는 등장한 인물들 중 가장 온순한 모습으로 현실에서 마주쳤을 때 가장 성숙된 모습을 보이며 조용히 혼자만의 칼날을 갈고 있던 사람이다. 이런 사람들을 실제로 마주했을 때의 충격은 엄청나겠지. 나 역시도 그런 사람들을 한 둘 만나다 보니 영화가 너무도 섬찟하고 무섭기까지 했다. 그래도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는건 아직 대한민국에는 "정의" 라는 단어가 실종 된게 아니다. 아직 살아있다. 법 앞에 모두가 평등하고 힘이 없는 사람들에겐 법 보다 무서운 무기는 없다는 사실이다. 일련의 일들을 겪으며 알게 되었다. 법은 권력이나 힘 보다 평범한 우리들에게 더욱 든든한 존재라는 것을.
# 우리가 힘겨워 하는 건, 권력 앞에 굴복함이 아니다. 억울함을 몰라서가 아니다. 우리가 법을 활용할 줄 몰라서다. 그것을 몰라서다. 단지 그 이유 때문에 우리는 민주주의 국가임을 스스로 잊으려 하는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선한 마음을 갖고 사는 사람은 악한 마음을 갖고 사는 사람들에게 아픔보다 무서움을 안겨 줄 수 있다. 우리는 절대 나약하지 않다. 다만, 잘못을 저지르며 사는 것은 가장 미련한 짓이다. 잘못을 했다면 그 책임을 피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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