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성충전/영화보기2015. 11. 11. 14:23
     



ⓒ 20th Century Fox Film.


톰 행크스가 나온다는 사실만으로도 흥분되지만, 감독이 스티븐 스필버그!! 전에 영화관에서 트레일러를 보고 '보고싶다' 생각하며 리스트에 적어뒀던 영화 <스파이 브릿지> 는 실화를 배경으로 간결하면서도 숨막히는 당시의 이야기를 잘 그려내고 있었다. 톰 행크스는 비밀스런 임무를 수행하는 역할을 정말 잘 표현하는 것 같다. <다빈치 코드>에서도 그랬고, <천사와 악마> 라든지.. 아무튼 이 배우를 보면서 한국에서는 김윤석 같은 느낌이 들었다. 물론 연기 성격상 김윤석이 더 강하긴 하지만.



ⓒ 20th Century Fox Film.


영화 초반엔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한 노인네 '루돌프 아벨 (마크 라이런스)' 이 등장한다. 평소 모습에서는 그림 좋아하는 노인네 일 뿐이지만, 미국과 소련이 핵무기 전쟁 공포로 긴장이 최고조였던 1957년. 그는 러시아 (소련)의 스파이로 CIA 에 체포된다. 그가 과연 스파이였을까, 그는 동전 모양의 캡슐 속에 감춰진 암호문을 해독하는 장면이 나왔는데.. 정확히 무슨 일을 했는지는 모르겠다.



ⓒ 20th Century Fox Film.


당시 미국내에서는 반공운동이 극에 달할 정도로 공산주의 (소련)에 대한 공포가 최고조에 달했다. 이런 시대에 보험전문 변호사로 제법 유명했던 '제임스 도노반 (톰 행크스)' 는 스파이인 '아벨' 을 변호하게 된다. 당시의 상황에서 적국의 스파이를 변호한다는것은 매우 위험한 일이었다. 하지만 도노반은 "변론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주어져야 한다" 라며 자신의 신념을 굽히지 않았다.


- 아주 오래전의 일이지만, 미국은 어떠한 일에도 합법적이고 현명하게 대처하려 각종 법안을 만들고 고민하는 등의 모습들이 그들의 역사 속에 숨쉬는 것 같다. 물론 정확한 사실 등은 영화나 매체 등을 통해서만 확인이 가능하지만, 지금의 우리나라의 모습을 보면 이곳이 과연 민주주의를 지향하는 국가가 맞나? 하는 등의 의구심이 드는건 어쨌든 참으로 씁쓸하다. 과거에는 우리도 강한 목소리를 가진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힘 (권력) 앞에 맥없이 움츠라든 모습만이 남은것 같아 정말 안타깝다.



ⓒ 20th Century Fox Film.


모두가 아벨을 사형 이라는 극단적인 수단으로 결정지어 보고 있었다. 이는 마치 전쟁포로와도 같은 냉정한 잣대를 아벨에게도 부여하고 있었다. 하지만, 예견가(?) 도노반은 러시아 스파이가 있다면 미국내에서도 상대를 정찰하기 위한 스파이를 보낼 수도 있을텐데 그들이 잡히게 되면 서로를 맞교환 하는 수단이 필요하지 않겠냐며. 최대한 그를 살려두려 애썼다. 여전히 안팎에서는 모두가 "사형" 을 외치고 있었다.



ⓒ 20th Century Fox Film.


판사의 집까지 찾아가 그의 생각을 조금씩 흔들리게 만들어서 였을까. 꽤나 설득력 높은 이야기로 판사의 마음을 돌리는데 성공했고, 최종판결에서는 모두가 반대하고 도노반과 아벨만이 웃게 된 아벨의 10년형 구형이 내려졌다. 덕분에 모든 언론과 대중들은 도노반을 격멸하듯 바라봤고, 그의 가족마저 위험한 상황에 빠지게 됐다.



ⓒ 20th Century Fox Film.


도노반의 예측이 맞았다. 미국 역시 스파이를 상공에 띄워 그들을 정찰하게 하였다. 첫 비행에서 추격당한 '게리 파워스 (오스틴 스토웰)' 이 러시아에 체포돼 법정에 서고 있다. 러시아 역시 아벨의 석방을 요구하는 듯한 편지를 보내 두 나라간의 치밀하고도 비밀스런 작전이 시작되게 된다.



ⓒ 20th Century Fox Film.


이들의 비밀스런 협상은 러시아나 미국이 아닌 베를린에서 진행된다. 당시 독일은 동독과 서독의 이념갈등이 최고조에 달해 서로간에 장벽을 세우고 서독을 독립된 정부주체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그들을 철저히 분리시켜 살벌한 총성만이 메아리치는. 매우 위험스런 장소였다. 여기에 도노반이 협상을 진행하는데 선봉에 나선다. 미국으로써는 아마도 버릴카드로 도노반을 버려둔것이나 다름없다고 생각된다.



ⓒ 20th Century Fox Film.


도노반은 베를린에 위치한 러시아 대사관을 찾아가 협상을 하게 되는데.. 이는 매우 비밀스럽고 치밀함이 요구 되었다. 그러나 문제는 하나 더 있었다. 미국 아이비리그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유학생 '포레스터 (빌리 매그너슨)' 이 장벽 근처에서 체포돼 구금돼 있었다. 그 역시 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미국 정부 CIA 는 그것을 반대 하였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반대였고. 당시 동독 (공산주의)는 정부 주체로써 인정받길 원했지만 그들은 원치 않았기에 포레스터는 계획에 없던 '아이' 였던 것이다. 하지만 도노반은 그도 함께 구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 20th Century Fox Film.


결국 도노반이 승리한거나 다름 없었다. 그는 2-1 교환을 성공했고. 마지막 장면(위의 사진과는 관련없음)에서 이른 새벽 이뤄진 아벨과 파워스의 교환이 이뤄졌는데 영화는 절묘하게 그 다리 (브릿지)를 통해 서로 양국간의 연결고리로 표현했으며, 실제로는 도노반이 그 다리 역할을 했다고 그려지는 것. 경제학을 전공한 유학생 포레스터는 도노반의 노력으로 협상에 성공해 모두가 웃을 수 있는 결과를 얻게 된다. 떠나기전 격멸했던 그에게 전해진 시선들은 따스함으로 변했고, 그는 여전히 바쁜 일상을 보내는 평범한 변호사로 돌아갔다.


- 법은 만인에게 평등해야 하고 모두가 공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자신이 변호해야 하는 상대가 적국의 스파이 일지라도 그에게도 공평하게 법의 균등한 잣대를 대고 그에게도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그의 말이 참으로 와 닿는다. 그리고 영화 속에서 "오뚜기는 넘어질 지언정 완전히 넘어지지 않죠." 라고 말하는 부분이 있는데, 자신이 아무리 힘든 상황이 와도 자신의 신념을 굳게 믿고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면 자신이 생각한대로 이루어 지리라 하는 등의 교훈을 얻게 됐다. 우리는 현재의 시대에 너무도 많은 것들을 '포기' 만 하고 사는 건 아닐까. 때론 과감히 끝까지 밀어부치는 열정이 필요해 보인다. 그러나 현실은 너무도 차갑기만 하다는게 우리에겐 '장벽' 이 되겠지. 넘을 수 있느냐가 중요한 것인데 우리는 누가 넘는지에 대해서만 지켜보고 있을 뿐이다. 


+ 그리고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은 누구나다 알만한 세계적인 명장이다. 그 정도의 위치라면 자신에 영화에 대한 색깔도 분명하고 욕심도 과하기 쉽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간결하고 화려하진 않지만 각본 속에 숨어있는 말들을 영상으로 보여준다. 이번 영화 역시 그만의 색이 그대로 묻어 났으며, 영화는 간결했고 결과는 뻔 했지만, 빠르지 않지만 숨막히는 긴장감을 연속적으로 흘려 보내줬다. 그의 연륜 만큼이나 깊이가 짙어진 그의 영화는 그가 왜 아직도 감독인지를 어김없이 보여줬다. 그의 영화를 더욱 오랫동안 보고 싶다.




# 나는 영화를 보며 생각하는 것을 좋아하는데.. 그래서 이 영화가 더 좋게 다가왔다. 더불어 생각도 많아졌고. 비록 슬픈 과거 일지라도 그것을 자연스레 받아들이며 아름답게만 그려지는 모습이 아니라 아픔도 함께 껴 안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너무도 아름다운 것만 쫓아 가려는건 아닐까. 역사는 진실되어야 하고 그것은 해석하기 나름이다. 역사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받아들이게 되면 그들처럼 영화와 같은 예술적 표현에도 거부감 없이 인정하고 공감하게 될 것이다. 역사를 바꾸는 것은 당시의 '인물' 이지, 현재의 '우리' 가 아니다. 우리네 아이들에게 "그땐 그랬다" 가 아니라 "너는 어떻게 생각해?" 라고 묻는 것이 더욱 필요해 보인다. 더 이상 나쁜 어른들이 되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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