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기록2015. 2. 12. 15:38
     


요즘 집안의 기류가 좋지 않다. 나의 늦은 퇴근은 늘 '미안함' 을 가지고 무거운 발걸음이 되는 건 지극히 자연스런 마음가짐이 돼 버렸을 정도니...


리유는 4살 !!!

네 살은 한창 이쁘고 애교도 많이 부리고 언어 구사 능력도 뛰어날 시기이다. 하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 입장에선 가장 힘든 순간이 바로 지금이다.


3살을 미운 3살!!! 4살을 미친 4살!! 이라 부를 정도로 4살 아이를 키운다는 건 엄청난 체력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유발한다. 3살 때에는 어느 순간 부턴가 "안돼!! 싫어!!" 라는 말을 자주 하더니.. 이제는 아예 대 놓고 부모의 말에 무조건 적인 '반대!!' 무시 하기 일 쑤다. 어떻해야 하지? 라는 고민으로 시작해서 한숨 만 나오고 엄청난 스트레스에 허덕이는 아내의 얼굴이 참 안 돼 보인다. 그런 그녀에게 나는 농담 반 진담 반 섞어 조금이라도 웃게 하려 했지만 그녀는 이미 지칠대로 지친지라, 진지하지 못한 나를 꾸짖는다. 남편의 입장에서도 이러지도 못하고 저러지도 못하는 마음이란, 그녀 만큼이나 고민의 스트레스가 지속된다.


먹고 살기 위해 늦어지는 퇴근을 어찌할 수 있으랴, 집에가면 파김치 된 두 부부가 마주앉아 하루의 하소연을 거의 일방적으로 받아준다. 그럴 수 밖에 없겠지.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렇게 많은 이야기를 들어 주는 수 밖에..


육아를 해 봤다는 과거의 어른들께도 자문을 구할 수가 없다. 그들의 육아방식도 다르지만, 아이들의 환경. 앎의 시기. 많은 게 달라졌다. 이참에 육아에 대해서 어떤 심리가 내 아이를 저렇게 작용할까 공부를 해 봐야겠다.


아이를 관찰하고 놀아주고 함께 한다는게 아빠의 역할의 다 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사실에 조금은 허탈한 감정도 있다. 아이와 하루종일 전쟁을 치르는 아내는 오죽할까. 쉬는 날 잠깐이지만 함께 놀고 무언가를 하면 그때 뿐이라는 사실도 참.


아무튼 요즘 인기 있는 육아 예능 프로그램의 이름처럼. 아빠는 정말 슈퍼맨이 돼야 하나 보다. 밖에서는 일을 잘 해야 하고. 그에 따른 스트레스는 알아서 해독하고. 집에서는 아이들과 잘 놀아주고 적극적인 아빠가 돼야 하고. 아내에게는 든든한 버팀목으로 그녀의 남자가 돼야 한다. 그래서 가끔 외롭고 힘들기도 하지만. 아이를 보고 있는 아내. 아이의 엄마. 그녀들은 얼마나 많은 버림과 희생에 따른 영광의 상처를 안고 살아야 하기에 그러한 감정들을 가지기 힘들지.


아내들에게 남편들의 육아는 한 없이 불안하고 부족한 헛점 투성이이다. 그녀들에게 남편이 어떻게 하면 육아를 잘 한다고 아이를 믿고 맡겨도 되겠다고 하는 말이 나올까. 션은 어떻게 했기에 육아의 신으로 불리는 걸까. 요즘 나의 가장 큰 고민은 이처럼 '좋은 아빠, 멋진 남편' 이 되는 거다.


아~ 힘들다. 아이와 언제쯤 평화협정을 맺을 수 있을까. 반항심이 가득한 나의 아이. 그들은 잘못이 없을 것이다. 지금은 한창 주도권을 가지려 하는 시기이다. 유아에서 아동으로 넘어가는 과정이다. 라며 되뇌일 뿐이다. 육아선배인 친구들의 그때의 하소연이 지금은 뼈에 사무치게 새겨 지는 중이다.



# 리유야, 아빠는 좋은 아빠이고도 싶고. 엄마에겐 멋진 남편이고 싶다. 조금만 도와다오~







'일상의기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Merry Christmas ~~!!  (17) 2015.12.24
가을의 문턱에서 ,,  (0) 2015.09.16
아직은 잘 버티는 걸로.  (2) 2015.02.02
유월 십구일.  (4) 2014.06.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