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휴일간 와이프랑 둘을 위한 시간으로 보내기로 하고.. 목요일 영화보고 밥 먹고 손잡고 걷고 하는... 평범한 데이트를 즐겼다. 아이가 있는 집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만한 .. 아이의 하원 시간 이전에 모든 걸 끝내야 한다.


밥을 느긋하게 먹다보니 어느새 리유가 하원할 시간이 다가온다. 두두둥. 조금이라도 늦거나 다른 아이들의 하원을 바라보게 되면 심퉁해 있을 법한 리유에게 불이나게 달려가야 한다. 하지만 오랜만에 나온 홍대에서.. 춥지도 않은 따뜻한 날씨! 거기다 거리 공연도 하고.. 각종 먹거리와 볼거리 들이 즐비한 홍대를 두고 가기에는 너무도 싫었던 나의 그녀!! ... 그리고 그녀는 내게


"리유 데려와서 같이 놀까?"

"응 데려와서 같이 놀자!! 나도 이런 홍대를 두고 가긴 싫다."


홍대는 우리 부부의 추억이 많이 담긴... 그런 곳이어서 리유에게도 보여주고 싶고. 그리고 무엇보다 거리 공연 하면 음악소리에 맞춰 춤을 추는 리유를 보고 싶었다. 일단은 흥이 굉장히 많은 아이여서 더 그런 기대를 갖게 되었나보다.


그녀에게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기게 하고 홀로 집근처 어린이집으로 향했다. 리유에게 아빠는 [종교] 와도 다름없는 존재이기에.. 아빠의 모습이 문틈에 비추자마자 "아빠!!!" 소리 지르며 달려왔다. 그런 리유와 집에가서 짐을 챙겨들고 나왔다.


저녁에 술을 마실지도 모른다는 기대감에.. 리유를 안고 버스를 탔다. 버스를 타니 마치 사람들이 약속이라도 한 듯.. 서로 자리를 양보했다. 너무도 고맙고 감격 스럽기까지 했다. 늘 낑낑대며 땀 흘리며 리유를 안고 있어도 매번 자는척 하는 사람들 휴대폰만 보는 사람들만 마주했던지라 더 없이 고맙고 감격스럽기까지 했다는..


우리의 아지터인 합정역에 도착하니 .. 나의 그녀가 정류장에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 가족의 밤은 그렇게 즐겁게 맞이했다.




리유는 아이스크림 매니아다!!! 콧물 질질 흘려도 아이스크림이면 최고조로 기분이 좋아진다. 홍대엔 재미난 아이스크림 가게들이 많다. 우선 이걸 '도깨비 아이스크림' 이라 이름을 붙이고 리유에게 보여줬다.




"우왁~ 이게 뭐야~~!!!" ... 예상치 못한 반응 이었다. 평소 보던 풍부한 아이스크림의 자태는 사라진 괴상한 이건 뭔가? 하는 표정이었다. 이거 아니라며.. 그러더니...




"리유야, 이거 맛있는거야!! 여기서 젤 맛있는 아이스크림이야!!" 라고 설득 시켰다. "응?" ..







ㅎㅎ 이제야 좀 여유를 찾는다. 리유는 앉은 자리에서 다 먹어치웠다. 맛있다며.. 다음에 오면 또 먹자고까지 한다.

"아빠!! 도깨비 아이스크림 맛있쪄요!!." 라며 .. 신나게 외쳤다.


우리는 조금 더 걸을겸.. 이곳저곳을 구경했다. 그러다 리유가 갑자기 아빠 손을 끈다.

"아... 이거 뭐야!!! 이쁘네~ 아빠 여기서 사진 찍어주세요!!!." 란다. 그러고 보니..

이쁜 친구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아빠, 이렇게? 이렇게?"  이러면서.. 다양한 표정들을 보여 주었다. 이쪽에서 찍고 저쪽에서 찍고.. 아주 신나했다. 그러다 갑자기 리유 장갑이랑 목도리를 사달라고 한다. 목도리는 아이들 것이 없을 거 같아 둘러보다 장갑 하나를 사줬다. 이런 ;;


요즘 리유는 이쁜 것만 보이면 리유꺼라고 말하면서 자신이 하면 이쁠거라고 엄마 아빠에게 깊은 최면을 건다. 아빠는 역시 또 헤벌레.. ㅎㅎ 엄마가 잘 차단시켜주고 있어 그나마 다행이라는.


그렇게 걷다 거리 공연이 한창인 걷고싶은 거리에 도착해 리유의 화려한 춤사위를 봤다. 물론 영상도 찍어두었다. (그건 다음 포스팅에 올릴게요) 가만히 보니 핸펀에 저장된 리유 동영상의 반 이상이 춤추는 것이네. ㅎㅎ


엄마 아빠의 끼를 골고루 물려받은 리유에게 소중한 또 하나의 추억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물론 우리 부부에게도 뜻깊은 시간이었다.


아!! 집에 오기전.. 치킨 집에 들러 나는 치맥으로 소원풀이를 했으니 울 가족 모두 소원을 이룬 셈이다. 맥주 맛은 없었으나 .. 가족과 함께여서 더 즐거웠던 시간이었다.




+ + + + +


리유와의 원활한 활동을 위해서는 줄곧 휴대폰만 챙겨가는데.. 요즘엔 참 편해지고 기계들도 좋아져서 이거 하나면 끝인것 같다. 폰으로 동영상 사진 등을 찍으면 리유는 어김없이 리뷰를 요청한다. 자신이 잘못 나온것 같으면 다시 찍자고도 한다. dslr 도 마찬가지!! 이건 뭐 엄청 까다로운 클라이언트이를 데리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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