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잘못을 했다면 얼마든지 화를 낼 수도 있고 자잘못을 따질 수도 있다.
그러나 지나친 마녀사냥식의 공격은 이제는 자제해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월드컵은 최고의 팀, 최고의 선수들이 자신의 기량을 맘껏 뽑내며 모두가 하나가 되는 지구촌 최대의 축제이다. 그래서 모든 대표팀은 월드컵 본선 진출을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우리는 8회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이라는 쾌거를 거두며 그래도 아시아의 자존심을 세워주길 바랬다. 여느 월드컵 만큼은 아니지만 그래도 잘하는 선수들이 많았고 올림픽에서의 성과를 인정받은 홍명보 감독에 대한 기대도 컸다. 그래서 실망이 컸다.
그리고 얼마전 인터넷에 홍명보 감독이 월드컵 준비 기간중에 땅을 매입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거기에 두고 많은 말들이 오갔다. 나는 그것에 여의치 않는다. 사생활인데 뭐 신경 쓸 필요는 없다. 매입한 시기가 문제라고 하는데 논란이 될 수는 있겠지만 히딩크가 애인을 데리고 다니든 뭘 하든 상관 안했다. 결과가 좋지 않으니 여기저기서 난리다. 이 또한 이해가 가지 않는건 아니다.
감독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서 좋은 성적을 내야한다. 그러나 홍감독은 결과도 좋지 못했고 과정 또한 매끄럽지 못했다. 알제리 전에서는 선수를 추스려야할 감독마저 주저 앉아 버렸다. 그냥 그렇게 우리들의 축제는 끝이났고 사람들은 분노하기 시작했다. 뭐하나 제대로 된게 하나도 없었다. 시간이 부족했다고는 하지만 대표팀 감독을 맡았다면 그만한 실력을 축구협회에서 인정했을 터, 1년 6개월 정도 대표팀 감독을 맡았는데 적어도 그 시간이면 전술적인 상황은 차치하더라도 수비조직력을 갖추기엔 충분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공격, 미들, 수비, 거기다 골키퍼까지 무너졌다. 뭐하나 보여준게 없어서 더 실망이 컸을지도 모르겠다.
박주영을 기용하든 정성룡을 쓰던 뭐 그런건 감독의 권한이니 뭐라 할 수도 없다. 자신의 굳은 신념이 있었기에 엔트리를 그렇게 구성했을 것이고 두 선수가 기량이 모자라다거나 하는 생각은 나도 하지 않는다. 두 선수 정말 훌륭하고 실력있는 선수다. 하지만 박주영은 경기를 너무 오래 안 뛴 탓에 경기감각이 많이 떨어져 있었고 정성룡 선수도 컨디션이 별로 좋지 못한듯 한데 거의 붙박이 주전이었다. 이는 선수들의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감독의 책임이다. 선수 개개인 모든 상황, 컨디션은 감독이 알고 있어야 했다. 월드컵은 실전이다. '언젠가는..' 이라는 생각은 아시안 컵에서는 좀 버려뒀음 하는 바램이다.
어찌됐든 아시안컵까지 맡게 된 것은 나 역시도 이해가 잘 가지 않는 부분이지만 어쨌든 울나라 축구협회에서도 성적에 상관없이 임기가 보장되었다는거는 고무적인 일이지만 누구도 책임지지 않는 그러한 모습은 마치 정치권의 모습을 떠올리게해서 씁쓸할 따름이다. 아시안컵까지 홍감독이 유임되었다는 사실을 통보받았을 홍명보 감독은 귀국 인터뷰 이후 모습을 감췄다. 대신 축구협회의 부회장 허정무씨가 나와서 대신 기자회견을 하는 말도 안되는 모습이 지금의 대한민국의 현주소라는 생각에 가슴이 답답했다.
이왕 맡게된거 아시안컵에서는 부디 자신의 전술로 완성된 대한민국 대표팀을 보여주시오. 그것이 이번 월드컵에 관한 면죄부는 될 순 없어도 적어도 좋은 감독으로 성장하는 발판은 마련될테니까.
++ 나는 국내 프로축구 K 리그를 사랑한지도 20년이 훌쩍 넘었다. 축구를 사랑하는 특히 K리그를 사랑하는 사람으로써 붉은악마를 결성했고 내가 사랑하는 울산팀의 서포터 '처용전사' 를 만든 창단멤버이기도 할만큼 축구를 사랑했다. 아니 지금도 여전히 뜨거운 열정으로 사랑한다. 오랫동안 홍감독을 지켜보면서 참 잘하는 선수구나 라는 생각은 늘 가졌으면서도 과연 K리그를 사랑하기는 하는걸까. 라는 의문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부디 아시안컵에서는 국내리그 K리그에서 뛰는 수많은 보석들을 놓치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팀을 사랑하는 애정이 클수록 선수들은 성장하고 변화한다. 자신을 거친 많은 선수들이 자신이 뛰는 팀을 더욱더 사랑하고 열정적으로 대할 수 있게 가르치라. 그 선수들이 모였을때 진정한 원팀이 되는 것이다. 우선은 감독자신부터 대한민국팀을 더욱 사랑하고 선수들을 이해하시길. 대표팀은 품위보단 애착이다. 그리고 열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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