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육아 스트레스와 돌잔치 준비로 인해 몸과 맘이 지쳐있는 아내에게 신선한 자극이 될 만한 것이 필요했다. 결혼 후 처음으로 대학로에 갔다. 아이를 잠시 처제한테 맡겨놓고 오랜만에 연애시절의 풋풋함과 설레임을 잔뜩 느끼며 데이트를 즐겼다.
둘이서 함께 영화를 보거나 공연을 즐긴 경우는 많았어도 연극을 함께 본 건 처음이었다. 이왕이면 배꼽빠지게 웃으며 스트레스를 신나게 날려버릴 연극을 찾던 중.. '스캔들' 은 연인끼리 혹은 부부끼리 보기에도 안성맞춤 이었다. 웃다가 시간이 다 간 것 같다. 대학로에서 연극 뭐 봐야 할지 고민된다면 적극추천!!
공연이 진행중인 극장 [신연아트홀] 은 4호선 혜화역 1번 출구를 나와 정말 바로 앞에 보이는 골목으로 조금만 진입하면 매표소가 보인다. 골목 초입에 사람들이 줄지어 있는 곳이 바로 그곳이다.
우리 부부는 표를 받아 바로 옆 별다방에 가서 커피 한 잔을 시켜 나눠마시며 공연을 기다렸다. 커피가 넘 늦게 나와 후딱 마시자 마자 극장으로 향해야 했다. 별다방은 예전엔 좋아했지만 지금은 거의 찾지 않는다. 많이 비싸진 가격과 그 흔한 진동벨도 없고.. 암튼.. 와이프가 고생 많았다. 다리도 아팠을텐데.. 그래도 우리 부부는 설레임을 가득 안고 오늘을 즐겼다.
신연아트홀은 매표소 바로 옆 건물 지하에 위치한 극장인데 이렇게 내려가다 보면 출연배우들과 사진을 함께 찍을 수 있는(?) 포토존이 있었다.
와이프는 어찌나 설레여하고 신나하던지.. 간만에 데이트에 이렇게 인증샷을 남겨 주셨다. 앞으로 자주 나와야겠다. 흠.. 그럼 애는 누가 보나.. ㅠ.ㅜ 어찌됐든 우리 부부는 설레는 맘 한아름 안고서 극장으로 들어갔다.
대학로 소극장들 대부분이 좁고 불편한 의자가 첫 번째로 떠오르는 이미지인데 여긴 규모도 적당하고 의자도 생각보단 제법 편했다. 물론 앞사람의 머리크기와는 상관없이 만들어진 좌석이라 앞 사람이 머리가 크다면 이곳도 어쩔 수 없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 내 앞 사람의 머리가 컸다. ㅠ.ㅜ 위의 인증샷도 살짝 비켜서 찍고 크롭도 많이 한 상태 .. 여튼 그런것을 다 잊고 세트와 극장의 분위기를 느끼며 공연을 기다렸다.
연극 '스캔들' 은 우진과 고은의 집에서 벌어지는 하룻 동안의 이야기인데 .. 우진, 그의 아내 고은, 우진의 친구 주일 그리고 우진의 그녀 제시카, 정체를 알 수 없는 요리사가 서로의 복잡한 관계에서 비롯된 웃지못할 상황들이 연출된다. 웃지못할 이야기지만 웃을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무엇보다 우진의 친구로 나온 주일이 정말 웃겼다. 등장부터 남다른 포스가 있었고 극이 전개될 수록 그의 비중은 커져 있었다. 와이프도 옆에서 신나게 나를 두들겨주며 웃으며 2시간 가까운 시간의 공연을 즐기고 있었다.
배우들이 어찌나 연기를 잘하던지.. 내가 배우들의 상황에 몰입되어 보느라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만큼 후딱 지나갔다. 와이프는 간만에 대학로 나간것도 좋았고 연애때의 감성이 느껴진 데이트라 좋았고 스트레스 만빵으로 날려버릴만큼 웃어버린 좋은 연극 보게해줘서 고맙다고 했다. 내가 참 다 뿌듯했다.
연극을 뭘 봐야할지 모르거나 연애때의 감성을 자극시키고 싶다면 대학로 연극으로 '스캔들' 적극 추천!!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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