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엔 리그 경기가 두 경기나 있기 때문에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게다가 월드컵 전이라 중계권 문제는 논외로 하고 어쨌든 축구에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전 경기 생중계!!" 라는 경사까지 겹쳤다. 중계 수준을 떠나서 K 리그를 홍보함에 있어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역시 '언론' 이다. 언론이 프로축구에 관심 가지는 요즘엔 매년 월드컵 기간이었음 좋겠다 라는 생각마저 들 정도다. 어쨌든 어버이날이기도 하면서 주말동안 총 6개 구장에서 6경기가 열린다. 토요일 3경기, 일요일 3경기 !!
그 전에 11 라운드를 마친 지금, 현재의 순위를 보면 더 알 수 없는 선두경쟁이 돼 버렸다. 요즘 돌풍의 중심에 있는 조광래 유치원(경남)과 황선홍 밴드(부산)의 경기에서 부산이 경남을 1-0 으로 이겨버렸다. 수도권 더비에서는 서울이 성남을 무려 4-0 으로 크게 이겨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특히 이날 어린이날 특수!! 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국내 모든 스포츠 분야를 막론하고 가장 마케팅 운영을 잘 한다는 서울이 프로스포츠 사상 최초로 6만 관중의 시대를 열었다. 이날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는 무려 6만 747명이나 입장해 경기를 관람했다고 한다. 양측 서포터를 제외하더라도 엄청난 숫자다. 서울팀이 좋든 싫든 마케팅에 있어서 만큼은 각 구단들이 벤치마킹하고 배워야 할 점들이 많다. 특히 나의 팀 울산 구단은 보고 반성하라.
어쨌든 이날 울산은 포항과의 원정에서 1-1 로 비김으로써 더욱 혼전 속 리그를 펼치게 됐다. 1위 서울부터 3위 울산까지 승점이 같다. 이 중 어느 팀이든 한 경기에서 미끄러지게 된다면 순위가 순식간에 훅~ 떨어지게 된다. 해서 앞으로 남은경기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번 주.. 참 힘들지만 재미난 경기들이 많다. 그리고 리그 우승으로 향하는 길목 중 가장 힘든 길목이 될런지도 모른다. 그대들이 진정 달콤한 월드컵 휴식(대표 선발 선수는 제외)을 얻고 싶은가? 그렇다면 죽어라 뛰어라. 대표팀의 서바이벌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박지성, 이청용이 갖고 있는 거의 내정된 출전권을 빼앗고 싶지 않은가. 선수라면 전투의식이 강해야 한다. 어쨌든 해외파든 국내파든 모두가 리그에서, 월드컵으로 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길목이 바로 이번 주에 펼쳐지는 리그경기가 되겠다. 유럽에선 시즌 마지막 경기!! K 리그에서는 상위권에 랭크 유지시키기 위한 가장 중요한 매치!!
12 라운드에서의 각 팀의 대진도 참 흥미롭다. 공교롭게도.. 라는 말이 잘 어울리는 묘한 대진들이 이어졌다. 미리 결과를 알고 짰을까. 아무튼 이번 시즌엔 축구협회에서도 머리를 많이 쓴 흔적이 여기저기 보인다.
① 성남 vs 전남 (토 15:00 - 탄천 종합운동장) [MBC ESPN 생중계]
- 공교롭게도.. 지난 서울 원정에서 0-4 로 크게 진 성남과 하위권에 있다 수원을 넘어 지난 경기에선 강력한 우승후보 전북을 3-2 로 물리치고 요즘 상승세를 제대로 타고 있는 전남이 만난다. 조직력 탄탄하고 짜임새 있는 두 팀이 만났다. 지난 경기에서 크게 졌지만 성남이 홈에서 쉽게 전남에게 공간을 허용하지 않을 것 같다.
② 포항 vs 제주 (토 15:00 - 스틸야드) [KBSN, 포항 MBC 생중계]
- 포항은 울산과의 경기에서 1-1 로 비기긴 했지만 이기동 이라는 걸출한 신인을 발견했고 김재성, 알미르 등의 선수들도 팀 적응 또는 컨디션도 최고다. 그리고 스틸야드의 텃새심한 관중들의 열광적인 응원은 상대를 주눅들게 만든다. 제주는 올 시즌 정말 조용히 상위권에 랭크돼 있다. 각 포지션별 선수강화도 한 몫 했으리라.
③ 수원 vs 울산 (토 19:30 - 빅버드) [SBS 스포츠 20:00 생중계]
- 올 시즌 드디어 만났다. 과거에 이 두 팀이 만났다면 아마도 챔피언 결정전 이었으리라. 수원은 시즌 전 우승후보로 꼽았는데 현재 리그 최하위에 랭크될 정도로 저조한 성적을 내고 있다. 부진에 부진을 계속 거듭했지만 상대가 누군가. 수원이 가장 이기고 싶어하는 팀 울산 아닌가. 이상하리만큼 과거부터 수원은 울산을 만나면 항상 힘겨운 경기를 치뤘다. 물론 울산엔 당시의 선수들은 다 빠져나가고 없지만 김호곤 감독이 각 포지션별 선수보강을 충실히 했다. 더군다나 아직 포지션별 전술 등이 실험중-근데 계속 상위권 .. 이란다.. ㅎㄷㄷ 울산의 팀 전술이나 조직력이 완성되면 과연 어떤 팀이 될지.. 혹자들은 이 경기를 두고 가장 재미없는 두 팀이 만났다 라고 하는데 가장 재미있는 경기가 될 지도 모르겠다. 또 한 가지!! 날씨가 풀려서 그런것일까. 지난 경기에서의 까르멜로 는 정말 물건이다.. 라는 생각 뿐.. 이 경기에서의 관점은 수비실책을 줄이는 팀이 유리하겠다.
④ 광주 vs 강원 (일 13:00 - 광주 월드컵) [광주 MBC, CMB 광주방송 생중계]
- 광주는 상무 라는 특수한 팀임에도 불구하고 올 시즌엔 거의 전 포지션이 탄탄하다. 특히 지난 울산과의 경기에서 김정우의 슛, 최성국의 돌파는 정말 무서웠다. 지난 시즌 돌풍의 핵 강원이었지만 다소 폼이 떨어진 올 시즌인데 김영후가 2년차 징크스도 깼다고 하고 슬슬 살아나는 것 같아 이 경기 또한 흥미로운 경기가 될 것 같다.
⑤ 인천 vs 서울 (일 15:00 - 인천 문학) [KBS 1TV, NIB 남인천 방송 생중계]
- 인천은 요즘 유병수가 미쳤다. 바르셀로나에는 메시가 있다면 인천엔 유병수가 있다. 요즘 혼자 인천을 먹여 살린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활약이 대단하다. 서울과 인천은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하면서 가장 치열하고 무서운 경쟁심을 가지고 있다. 서로에 대해 너무 싫어해서 더욱 치열해 질 것 같은 경기다.
⑥ 부산 vs 대전 (일 15:00 - 부산 아시아드) [SBS 스포츠, 헬로비젼 부산, CMB 대전방송 생중계]
- 요즘 가장 잘 나가는 팀이다. 일명 '황선홍 밴드' 라 불리며 상위권에 있는 팀들을 모조리 쓸어버릴 기세다. 그리고 장소는 원정팀에겐 무덤이라는 아시아드 경기장 이다. 정성훈과 박희도가 무섭게 살아나고 있다. 황선홍 밴드의 댄스를 보고 싶지 않다면 대전은 준비를 철저히 잘 해야 할 것이다. 대전은 고창현을 앞세워 반칙을 많이 얻으려 할테고 부산은 패싱력과 공간침투로 수 없이 골문을 두드릴 것이다. 요즘 부산은 차례로 한 팀씩 보내는 저승사자와 같은 역할을 해서 무섭다.
+ 올 시즌 들어서는 지난 시즌보다 더 절대강자, 절대약자가 없는 것 같다. 그래서 순위싸움도 더 치열하고 월드컵 열기에 힘 입어 많은 관중들도 경기장을 가득 메우고 있다. 전 경기가 생중계 되는 경이로운 순간이긴 하지만 경기는 리모컨으로 보는 게 아닌 어지간하면 가까운 경기장을 찾아 직접 느껴보는게 축구보는 제 맛이 아닐까.
++ 유럽의 EPL 보다 K 리그 나은건 바로 옆 우리 동네에서 리그 경기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도 대부분이 축구전용구장이거나 월드컵 구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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