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겨울엔 아이랑 딱히 갈만한 곳을 찾기 힘들다. 추운데 감기나 걸리지 않을까. 그리고 놀 수 있는 공간도 실내에 국한 될 수 밖에 없다.
리유는 거기에 "아빠, 또 뮤지컬 보고 싶어요." 라 했다.
뮤지컬을 정말 좋아하는 아이다. 지난 번엔 아기상어를 봤었는데 무척이나 재밌었나보다.
실은 아빠가 아기상어를 신기해하는 걸 보고 더 재밌었는지도 모르겠다.
이번엔 리유가 또 애정하는 시크릿 쥬쥬... 공주를 사랑하는 시기가 된 것이지. ㅎㅎ
시크릿 쥬쥬 공연에서 바로 옆에 와서 리유와 손뼉도 치고 함께 춤도 추고 노래하고,
아주 재밌게 놀았다.
다 놀고나서...
리유는 핑크 공주로 변신했다.
- "에잇.. 뭐야... 얼굴 좀 보여줘. "
- "히히... 안 보여줄거야..."
요술봉으로 교묘히 가린다. ㅎㅎ
아빠 놀리기 선수인 리유 표정에서 드러나듯 아주 신났다.
짜쉭... 뭐가 그리 신나는지.. 공주님 소품들도 맘에 들었고, 공연도 재밌었나보다. 니가 웃으니 나도 기분이 참 좋다.
리유가 군침이 흘린다. 추위를 피해 들어간 카페에서 구수한 빵 냄새를 맡은 것이다. "아빠, 리유 맛있는 빵 사주세요."
뭘 적는거지? 뭘 열심히 생각하는거지? 가만히 지켜봤다.
수줍은듯 아빠를 바라보며, "에이... 아빠 왜 보고 있어?" 란다. 리유에게 뭐라고 적었는지 물어보니, 비밀 이란다. ㅎㅎ 점점 지지배가 돼 간다. ㅎㅎ
이번엔 자리를 옮겨서.. 찰칵. 근데 표정이 묘하다 얘.. ㅎㅎ
드디어 빵이 나오고 리유 이쁘게 한 컷 찍으려 하는데.. 아이쿠야. 갑자기 드리댔다. ㅎㅎ
놀라서 진정 시키려 하는데.. 리유가 아빠의 카메라를 잡더니 지도 찍어 보겠단다. 빵이 참 먹음직 스럽다. 부녀가 똑같이 밀가루 가려서 먹어야 하는 알러지 체질이라 신중히 골랐다. 그래도 먹음직스럽다.
참고로 빵사진.. 리유가 찍었음. 잘 찍었쥬? 아빠의 도움이 살짝 있긴 했지만.. 리유가 뷰파인더에 눈을 갖다대고 열심히 찍었음. ㅎㅎ 너 소질있다야. ㅎㅎ
이후에도 아빠 사진도 많이 찍어줬으나 심심찮은 몰골이라 포스팅에서는 생략하겠음. =.=;;
- "리유야, 빵 다 먹었어?"
- "아~~~"
대답대신 입을 벌려 확인시켜 준다. ㅋㅋ 아주 아주 밝은 녀석이다. ㅎㅎ
그냥 떠나기 아쉬워서 공연장에 다시 들어가 기념컷을 남겼다. 햇살 좋고 머리띠와 날개가 아주 잘 얼울렸다. 내겐 세상에서 가장 이쁜 공주.. ^^
"자.. 브이 해볼까?" 윙크하려다 실패!! 그냥 이쁘게 찍는걸로. ㅎㅎ
아아.. 이거 또 어디선가 본 것 같은데... 리유 특유의 까꿍 포즈다.
돌아가려다 리유가 아빠에게 귓속말로 속삭였다. 갖고 싶은 장난감 있다고. 토이저러스 가자고. 장난감 많다는 걸 이유로 이런저런 설명을 했으나, 정말 애절한 연기에 아빠가 또 속아넘어간다. 아니 그냥 딸등신이라 어쩔 수 없는거라고.. ㅠ.ㅜ
이 사진에서 보이겠지만, 장난감 가게로 가던 길에 핑크 머리띠도 득템했다. 핑크만 보이면 다 빨아들이는구나. ㅎㅎ
리유가 즐거우면 나도 즐거운데, 사실은 아빤 ... 쥬쥬는 재미 없었어. ㅎㅎㅎ 나중에 아빠 좋아하는 로봇 영화나 보러가자. ㅎㅎㅎ 너 혹시.. 스타워즈라고 알아.. ?? ㅋㅋㅋㅋ
나는 직업 특성상 동심(호기심)을 잃으면 안되는 직업을 가져서 이런저런 경험들이 많이 필요한데, 리유에게 늘 고맙다. 다양한 경험들을 하게 해 줘서. 어떤 식으로 보답해줄까를 늘 고민하는 것 같다. 지금으로썬 그냥 똑같이 놀아주고... 같이 뛰고 같이 생각하고. 하는 것 뿐. 실은 잘 모르겠다. 이게 아빠로서 좋은건지. 내가 너 만했을때부터 아빠가 없었거든.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 지 잘 모르겠어. 그래서 같이 놀아주는 것 뿐이야. 니가 커서 이 글을 본다면, 그래서 그랬구나 라고 이해해줘.
사랑한다 핑쿠 공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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