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이야기2017. 10. 29. 04:26
     


오랜만의 축구 이야기.


최근의 울산 경기 스코어.

참으로 암울하다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바빠서 직접 경기장에 찾질 못했지만 경기영상을 찾아 보거나 했었다가..

오랜만에 집에서 경기 중계를 지켜봤다.


어이없음에 '피식' 웃다가 그저 넋을 잃었다.


전부터 조금씩 느끼고 있었던 거지만, 직접 경기장에서 함께하지 못했음에 말을 아끼고 있었다. 그러나 조금은 내 생각의 정리도 필요할 것 같아서 약간의 생각을 남겨본다.


올 시즌, 울산은 뜻하지 않은 일로 인해 일찍 사령탑도 교체됐고 다소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 이른 시즌을 맞이했다. 그래서 새로 부임한 김도훈 감독에게 그 어떤 것도, 그 이상의 것도 기대하지 않은 건 사실이다. 일종의 '감독 허니문' 이라 하는 첫 시즌이기 때문에 대부분의 팬들은 하고픈 말 최대한 아껴가며 조금씩 아주 조금씩 자리 잡아가길 바랬다.


김 감독은 우리의 생각과는 다르게 기대 이상으로 빠르게 울산의 스타일을 만들어 갔으며, 선수단 파악도 다 된 듯 보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지난 시즌, 활약이 좋았던 선수들은 다른 팀으로 옮겨갔고, 다른 팀에서 입지가 안정적이지 못했던 선수들이 와서 머릿속에 약간의 의문부호를 띄우며 바라봤다.


우리 팀에서 옮겨간 선수들도 잘 되길 바랬지만, 몇 몇 선수들을 제외하곤 부상에, 팀내 경쟁에 .. 다들 힘들었다.


얘기가 길었다.


우선, 지금쯤에는 완전한 팀의 베스트 멤버가 나와야 하는데.. 아직, 더 테스트 하는듯한 느낌이 강하게 든다. 물론 어느정도의 윤곽은 나왔지만. 일부 선발 멤버의 모습이나 교체 멤버의 모습에선 익숙함과 낯섬의 경계에서 모호하게 운영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가장 아쉬운건.

상대에 따라 전술이 달라져야 하는데, 늘 똑같은 패턴에 똑같은 구성이다.


예를들어, 김인성 선수 같은 경우엔 꽤 많은 경기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음에도 벤치에서 출발해 후반에 투입해 다시 활력을 불러 일으키는 등. 여러모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지난 시즌 후반기부터 열심히 활약해 준 멘디는 대체 왜 보낸건지. 제주에서 펄펄 나는 모습을 보니 더 배가 아프다.


지금의 선수 구성에 조금은 보완도 필요하지 않을까. 의문 부호가 느낌표로 바뀌는 영입과 전략이 필요해 보인다. 진짜 김 감독이 하고픈 축구가 무엇인지는 보여주고 시즌을 마무리 하는 건 어떨까 하는 마음으로 이 글도 남기는 거다.


* 김용대 선수는 뭐 팀내 No.1 골키퍼로써 굉장히 멋진 선방을 보여주고 있다. 가끔 킥 미스나 실수가 돋보이는 경기가 있지만, 현재로썬 가장 듬직한 선수다.


* 수비 진영은 뭐 괜찮은 편이긴 한데, 아직 뭔가 많이 빠진 모양이다. 정승현 선수가 빠진 자리를 여전히 못 메워지는듯한 느낌이 든다. 리차드 선수가 어느정도 잘 지키고는 있으나, 그의 짝이 아직 마땅치 않은 모양이다. 홀로 지키기엔 너무도 버겁다. 김창수 선수도 잘 하고 있었지만, 많이 부족하다. 정동호 선수는 이제 겨우 부상에서 회복단계이고, 이기제 선수는 잘 할 때도 많았지만 가끔 왠지 모를 무언가에 허우적대는 모습이어서 올 시즌엔 이명재에게 완전히 밀린 것 같다. 차라리 서울과의 경기에서 정동호 보단 이기제와 이명재를 세우고, 센터백에 최규백을 세우는 편이 더 나았을것 같다. 수비진영의 맏형인 김치곤은 평소엔 잘 해주지만, 어느 순간 부턴가 폼이 많이 떨어져서 실수 연발인것 같다. 강민수도 딱히 내리막에서 회복하지 못하는 것 같고. 이천수 말대로 한국 축구는 국대든 프로든 윙백이 살아나야 하는데, 윙백에 마땅히 괜찮은 선수들이 많이 없어진것 같다. 이영표, 차두리 같은 선수는 언제쯤 다시 볼 수 있을까. 사실 이 둘은 공격형 윙어에서 전향했는데도 윙백도 정말 잘 했다.


* 미들라인은 대체로 잘 하고 있지만, 아쉬움이 좀 남는다. 김 감독은 왜 이영재를 적극 활용하지 못하는건지. 중앙 미드필더에서 전방으로 가는 패스가 원활하지 못하고 늘 수비하기에만 급급한 모습이 언제쯤 감춰질까. 한상운은 이제 완전 폼이 죽은듯 하다. 하도 궁금해서 이 선수의 나이를 프로필에서 확인할 정도였으니. 나이도 아직 젊은데 대체 뭐가 문제일까. 전성기때의 그의 폼이 그립다. 이제 그만 후배들에게 길을 내 주길.


* 공격진영엔 보배 오르샤, 김인성. 오르샤는 빠른 스피드, 날카로운 슛팅이 장점인데. 마치 손흥민이 연상되기까지 했다. 물론 스타일이 다르긴 하지만. 오르샤는 외국인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다소 아쉬운 볼 컨트롤, 키핑능력이 아쉽긴 하지만. 역습때의 그의 공격은 상대팀에겐 가장 큰 위협이 된다. 김인성은 특유의 드리블로 빠르게 침투가 가능하지만, 조금만 시야를 넓게 가졌으면 한다. 그리고.. 가장 많은 기대를 했던 유망주 김승준은 뭔가 생각이 많다. 늘 반박자 이상 판단이 느려서 뺏기고 넘어지고. 물론 가끔 기가막힌 컨트롤로 멋진 골도 넣어주곤 하지만. 마냥 뛰어다닌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기본기도 좀 부족하고. 내가 이 선수를 기억한다면, 지금으로썬 대단히 저돌적이고 멋진 드리블러, 차세대 공격수라는 느낌보단 외모에 더 치중하는 선수로 밖에 기억되지 않을것 같다. 선수에겐 미안하지만 말이다. 매번 얼굴에 잔뜩 칠해진 썬크림 밖엔 딱히 떠오르는게 없다.


- 수보티치는 토트넘의 해리케인과 같은 역할을 기대했건만, 많이 아쉽다. 그냥 많이 아쉽다. 자신의 포지션 지역에서 너무도 벗어난다. 이종호랑이 이종호는 정말 열심히 매번 열심히 하지만. 위치선정이 늘 아쉽다. 반박자 빠르게 판단하고 위치선정만 잘해도 괜찮을텐데. 아직 탑 공격수 위치보다는 쉐도우 스트라이커의 딜레마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다. 만약 멘디가 있었다면 잘 어울릴 것 같은 공격수다.


- 마스다가 떠난 자리에 일본 미더필더 타쿠마가 왔지만 아직까지 뭔가 보여준게 없다. 올 때만 해도 패스마스터라고 해서 딱 필요한 선수가 왔구나 하며 기대를 많이 걸었었다. 하지만, 거친 K리그에서 피지컬도 조금 모자란듯 보이고 패싱력은 아직 모르겠다. 판단도 조금씩 느리고. 아쉬움이 크다.


여러부분에서 모두 문제점을 드러냈는데, 앞으로 차근차근 잘 꿰어 나갔으면 좋겠다.


외국인 선수나 수비진은 대부분 교체대상이다. 내가 봤을땐.


올 시즌보다 내년 시즌엔 보다 더 다양한, 짜임새 있는 경기를 봤음 좋겠다. 선수단 내에 서로를 이어줄 수 있는 선수가 필요해 보인다. 지금의 울산은 너무 생각들이 많은것 같다. 가끔은 소위 어른들이 말하는 표현을 빌리자면, 밥먹고 공만 찬 애들이 그거밖에 안돼? 라는 말을 해주고플 정도니깐. 좀 더 잘 해줬음 좋겠다.


적어도 어린 시절, 형편이 안돼 축구선수의 꿈을 버려야 했던 나 같은 팬들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p. 그저 아쉬움에 이런저런 넋두리를 늘어놔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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