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아빠랑 뭐하고 놀까? ....


그동안 거의 일 외엔 아무 여유조차 부릴 수 없어서였을까. 리유의 선택보다 순전히 아빠의 선택이 강했다. 그냥 바다가 보고 싶어졌다랄까. 그냥 바다 보러 가자고 했다. 아침에 만나서 간단히 커피 한 잔 하고, 병원가서 간단한 리유 비염 치료를 마치고 바다 좋아하는 우리 부녀는 '해운대' 로 향했다.


물론 목이 많이 부어있던 리유를 위해 실내에서 놀기로 하고..

아빠품에 안겨서 핑크색 솜사탕을 맛있게 먹던 리유는 해운대 도착해서 쌩쌩하게 뛰었다.

안돼!! 이녀석 뭔가를 발견한 모양이다.




- "히히.. 아빠 이거 보세요. 어린왕자가 있어요."

- "어? 정말 그러네?! 얘가 왜 여기 있지?"


움움.. 해운대는 예전부터 많이 다니던 곳이라 골목골목 많이 알지만, 리유와 둘이서는 몇 번 안되는데.. 그래도 리유는 달라진 풍경을 알아차렸다. 추우니깐 사진 찍자마자 아빠품에 꼬옥 안겨서 이것저것 간판들을 읽기도 하고, 특이하거나 이상한 것들을 아빠에게 알려줬다. 음.. 아빠도 그런거 좋아하는데 특이한거 그만 보자. ㅋ


- "우리 밥부터 먹으러 가자. 아빠가 리유 좋아하는 고기 사줄게."

- "네. 리유는 저번에 갔었던 스테이크집 가고 싶어요."

- "응. 알았어. 거기 가자."




음.. 우선 물부터 마시고 ,,,  스테이크 주문하고 기다리기.




빵과 음료가 먼저 나왔다. 조금 덜 차가운 음료로 주문.


- "아빠, 이게 뭐예요?"

- "응. 그거 버터야. 빵에 발라 먹으면 엄청 맛있어."


첨엔 좀 망설이더니, 시범 보이고 먹여주니깐 버터를 지 앞에 갖다 놓는다.

아빠도 그거 엄청 좋아하는건데 ..  눈웃음에 졌다. ㅎㅎ




와. 바다다. 오랜만에 온 해운대는 여전히 이뻤다. 리유와 함께 오니 더 기분 좋았던것 같다. 조금 흐렸지만, 어차피 리유와 바다친구들 만나러 갈거니깐 크게 상관은 없다. 이 사진을 찍고 있으니, 리유가 말을 건넨다.


- "아빠, 바다 가고 싶어요?"

- "응. 아빠 바다 엄청 보고 싶었어."

- "에이 뭐야. 여기서 사진 찍지 말고 나가서 보면 되잖아."

- "으응.. 그래."




- "아빠, 리유 먹는거 봐봐요. 엄청 잘하죠?"

- "리유 맛있어?"

- "네."

- "이제 밥 먹어야 하니깐 그것만 먹고 안 먹는거야."

- "네~~"


제법 잘 발라 먹는다. 아빠가 시범 보이면 곧잘 따라하고 잘 웃어주니깐 좋다.


드디어 스테이크가 나오고, 우리는 신나게 먹었다. 아빠의 고기도 탐할 정도로 식탐이 대단한 녀석이다. 잘 먹어주니 참 좋았다. 목이 좀 부어서 였을까. 전보다는 덜 먹었지만 그래도 제법 잘 먹었다. 흘리기 대회 나가면 누구보다 자신있는 우리 칠칠이 부녀가 밥먹는 동안 물티슈의 향연이 이어졌다. 덕분에 사진 찍을 여유는 당연히 없다. 에휴~ 그런건 좀 닮지말지. 아...!! 넌 이제 겨우 5살이구나. 아빠가 5살인가보다. ㅋㅋ


내가 뒷정리를 하는 동안 리유는 바다친구들을 빨리 만나러 가자고 계속 재촉했다. 배가 빵빵하게 밥 먹은 리유는 병원에서 받은 약마저도 맛있게 드시고 다시 아빠품에 안겼다.


우리는 그렇게 바다친구들을 만나러 갔다.



# 예전엔 몰랐다. 어리지 않은 나이임에도 어머니께서 늘 자신에겐 내가 어린아이 같다고 하신 말에 나도 나이 먹었다고 반박을 해보기도 했지만. 리유는 아직 5살 밖에 되지 않은 어린 아이지만, 내 기억 속 리유는 손가락 빨고 손수건 없으면 잠을 못자던 그런 얼라의 모습으로 계속 보이는데.. 그게 다 똑같은 부모의 시선이란 말인가. 남들보다 조금씩 더 빨라서 다 큰 줄 알았는데 알고보면 여전히 아가아가한 아이의 나이인데.. 그럼에도 글을 읽고 세상의 많은 이야기들을 내게 하는 모습이 좋으면서도 왠지 서글퍼졌다. 정말 이기적이겠지만 아가아가한 모습 그대로. 아빠품에 안긴 그 모습 그대로 남아줬음 하는 마음이 많이 생긴다. 그나저나 병원에서 니 몸무게 재보고 아빠는 깜딱 놀랬다. 아빠 팔에 근육이 붙은 이유를 알겠어. ㅠ.ㅜ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