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경기2016. 2. 22. 16:26
     

작년의 추억.

2015년 6월. 우리 가족은 가까운 인천으로 가볍게 나들이를 했다. 그때의 태양은 무진장 뜨거웠고, 우리는 항상 그렇듯 잔뜩 신나 있었다. 집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 인천의 월미도로 향했다. 리유는 처음으로 월미도에 갔었다. 아내와 나의 연애시절이 추억이 고스란히 담긴 그 곳은 생각보다 더 풍요롭게 조금씩 변해 있었다. 우리가 그랬던 것처럼 ,,




이전 포스팅에서 남겼던, '좋았지 월미도' .. 의 사진. 월미도 도착하면 가장 많이 걷게 되는 거리에서 만나는 파란 하늘, 모노레일, 관람차는 누구나 흥분하게 만드는 묘한 기운이 있다.




월미도에 도착해, 쭉 둘러보던 리유는 가볍게 발담그고 노는 곳을 발견하고는 바로 신발을 벗어 던졌다. ㅎㅎ 생각보다 겁이 많은 리유는 엄마손을 꼭 잡고 망설이고 있었다. 신발은 벗었지만, 아직은 낯설고 무서운가 보다. 무엇이든 내지르고 보는 스타일은 나를 꼭 빼닮았다.




"으악~ 안 돼. 리유야~~" 결국에 그녀는 물 속에 발을 담그고 말았다. =.=;; 첨벙첨벙...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신나게 놀았다. 하지만,, 그곳의 물은 흠.. 좀 그랬다. 좀 더 깨끗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 공짜다 보니 그런건가. 하면서도 조금은 아쉬웠다.




이번엔 진짜 물을 찾았다. 예전엔 디스코 팡팡, 바이킹 정도만 있었던거 같던데. 이번에 보니, 작은 놀이동산이 생겼다. 적잖이 비쌌던 탑승권을 끊고 신나게 배를 몰았다. 정말 사악한 곳이었다. 하지만 아이가 즐겁다면야, 라지만 .. ㅠ.ㅜ 어쨌든 리유는 신나게 운전했다.




"아빠~~~!!" 저 멀리서 리유가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아직은 핸들조작이나 그런게 익숙치 않아 리유는 한 쪽 벽면에 닿은채 아빠를 애타게 찾고 있었다. "아빠가 아저씨 불러줄게."





운전같은 조작하는 걸 좋아하는 리유는 '기차' 를 무척 좋아한다. 보기에는 자동차 같지만, 레일 위를 달리는 안전한 자동차. 아니 기차다. 슝 슝~ 녀석. 신나게도 달렸다. 이걸 두 번이나 탔다. 다른 것은 무섭다고. 이후 작은 후룹라이드도 탔지만, 리유가 너무 울어서 아빠랑 함께 탔는데.. 움. 아무리 그래도 딸래미 이미지는 지켜줘야겠기에. 그 사진들은 접어 두기로 .. ㅎㅎ




부모들의 돈을 갈취하는 그 곳을 빠져나와, 이번에는 바다가 보이는 곳으로 내려왔다. 바닷바람을 맞으며 리유는 아빠랑 커다란 바위들을 꾹꾹 눌러 밟으며 행복해 하는 순간 ,,




"리유야 어디가??" 갑자기 뛰기 시작했다. 눈 앞에 보이는 계단을 포기할 수 없었나 보다. 역시 '계단 마니아' 답다.




저 끝에 앉은 아저씨가 물고기를 잡았다길래, 리유는 어떤 물고기 잡았는지 보러 가야 한다며 이렇게 아빠보고 따라오라고 한다. 절대 혼자가는 법이 없는 아빠바보 리유. 이녀석의 뒷모습은 언제봐도 참 당차다.





"아빠 바다 오니까, 넘 좋아요!! 다음에도 또 와요~" 아주 신났다. 뭐 좋은 것 해주는 것도 없는데.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끼는 내 딸. 정말 고맙다. "그래, 다음엔 더 멋진 곳으로 또 가보자. 너와의 여행은 언제나 즐겁다."




'넌 지금 무슨 생각 하니? 뭘 그렇게 보고 있니?' ... 아빠 닮아 생각이 참 많은 리유는 한 번씩 이렇게 자신만의 시간을 가진다. 방해하지 않으려 했는데.. 너무 위험한 것 같았다. 이렇게 기둥 하나가 빠져 있음에도 아무런 조치가 취해져 있지 않았던게 참. "리유야, 위험해. 이리 나와."




"아빠, 저 꼬옥 잡고 있었어요. 위험하게 안 할게요." 바다를 보며 많은 생각을 가진 리유는. 이내 아빠 품에 꼬옥 안겼다.


이렇게. 우리 가족은 멋진 풍경 앞에 많은 생각들을 털어내고. 맛나게 먹고. 즐기다. 집으로 향했다. 차를 타고 오는 내내 깊은 잠이 든 리유는 밤새 '바다 이야기' 를 아빠에게 들려 주었다. 아이와 함께 한다는 건. 부모도. 아이도.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들인것 같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내야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의 감성이 무럭무럭 자랄 수 있도록.



# 좋았지, 월미도. 아마도 내 기억 속에 오랜시간동안 이 곳이 존재할 것 같다. 그때의 기억. 그때의 바다냄새, 날씨. 모든 게 참. 다 좋았다. 어쩌면 마지막으로 기억될 수 있는 아빠, 엄마, 리유와의 추억. 그저 참으로 고맙다. 앞으로 더 많은 '추억' 들을 쌓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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