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올린적이 있었던 '서울 성곽투어' 두 번째 이야기.

참 오랜시간이 흐른 뒤 올리게 됐다. 지금은 서울시가 열심히 복원을 한 덕에 이어지고 사라진 구간들을 많이 살려냈지만, 내가 걸었었던 당시엔 (2011년), 중간중간 끊어진 구간이 많았다. 하지만 그 나름대로의 즐거움이 있었다. 마치 사라진 보물을 찾아 나서는 느낌이 들기도 했고.


암튼 짧게 짧게 구간을 나누어 걸었었다. 이번 구간은 혜화문에서 시작해 동대문으로 이어지는 구간이다. 우린 이걸 2구간으로 정했다. 한성대 입구역에 내려 성곽을 따라 걸었다.




언제봐도 아름다운 성곽이다. 저걸 하나하나 짊어지고 쌓았을 생각을 하니 참 예나 지금이나 우리 국민들은 대단한것 같다.




조금 더 오르니 잠시 앉아 쉴 수 있는 공간(그늘)이 나왔다. 따사로운 햇볕을 마주하고 잠시 숨을 고를 수 있었다.




초록빛이 머금은 푸른 나뭇잎이 말못할 속시원함을 대변해 줬다.




오랜 시간이 흘러서 일까. 담쟁이 덩쿨이 온통 휘감아 성곽인지 뭔지 모를 예술의 자연적 모습을 보여줬다. 이 길 끝엔 혜화문이 있는데 아쉽게도 길이 끊어져 있었다. 낙산공원으로 향하기 위해 길을 건넌다. 약간의 아쉬움을 뒤로 한 채..




길 건너편에서 바라본 혜화문. 맑은 하늘 아래 듬직히 서 있는 모습이 멋스러웠다.




집과 집 사이 골목으로 들어왔는데, 제대로 찾아온 듯 하다. 잘못 들어가면 남의 집으로 향할 수 있으니 각별한 주의가 필요했다.




사람들의 삶에 방해되지 않게 조심스레 계단을 올라간다.




성곽이 드러났다. 맞게 잘 찾아가고 있다는거지.




해가 따라다니는 느낌도 드는 듯. 오랜시간 잘 버텨주고 있었던 성곽에게 감사하며..




제법 올라와 지붕들을 옆에 두고 걷는다. 산책하기 정말 좋은 길인것 같다.




점점 더 성곽의 윤곽이 잘 드러났다. 성곽 윗부분은 복원, 아랫부분은 오랜시간 그대로. 손으로 사알짝 그어가며 옛 정취를 느꼈다.




강한 햇살 속 점점 절정으로 치닫았다. 숨이 조금씩 차올랐지만 좋은 기운이 그 빈틈을 조금씩 메워주는듯 했다.




햇살이 강하게 내리쬔다. 파란하늘과 성곽, 나무가 제법 잘 어울렸다.




아직 멀었다. 저 오르막을 보라. 움움.. 숨 한 번 크게 참고 힘을 내본다.




아악. 드뎌 낙산공원에 도착했다. 반가워라. 여긴 낮이나 밤이나 모두 아름다운 공원인것 같다. 하지만 단단히 맘먹고 와야하는 무서운 곳.




그래 여기가 좋겠다. 낙산공원에 앉아 도시락을 맛나게 먹었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 마침 이쁜 나무 한 쌍도 함께 했다.




밥을 먹고 다시 걸었다. 이젠 내리막이라 좀 더 여유가 있었다. 길가의 나무들이 하나같이 다 이뻤다.




저 멀리 두타가 보인다. 이제 종착지(?)인 동대문이 가까워진 것 같네. 이젠 현실 세계로 돌아갈 차례인가?




동대문이다. 난 동대문의 정면 보다는 측면이 더 멋스럽다고 생각한다. 주변은 대규모 상권, 빌딩 들.. 그리고 수 많은 차들이 다닌다. 그 한 복판에 동대문이 자리한다. 다른 문들도 마찬가지. 서울은 참 재미난 곳이다.




마지막으로 동대문을 올려다보며, 문득 어릴적 불렀던 노래가 떠올랐다. '동동 동대문을 열어라~♪♪' 내년엔 우리의 마음도 활짝 열리길..


짧지만 보람된 이 길을 걷고나서, 다음 구간으로 N 서울타워가 있는 (난 이상하게 이게 입에 안 붙는다. 남산타워가 더 익숙해서일까) 남산의 성곽을 걸으려 계획했었다. 하지만 그 무렵, 리유가 생겼다. 그래서 더 이상의 성곽투어는 무기한 연기되었다. ㅎㅎ 다음 구간은 훗날 리유와 함께 이어가는 걸로.



- 201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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