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으로 가기 전.. 근처 바다에서 잠시 놀다 가기로 했다. 눈으로 확인하고 싶었던.. 그리고 떠나오기 싫었던 제주의 아름다운 바다 '함덕 서우봉' 해변으로 향했다.
햇살도 무척 뜨겁고 날씨가 좋아 바다가 보이는 풍경 아래서 커피 한 잔을 마시려고 근처 카페를 찾았다. 사알짝 보이는 틈 사이로 보이는 바다색이 정말 이뻤다.
커피 한 잔을 마시며 뜨거운 햇살과 바닷바람을 맞으니 정말 좋았다. 제주에 있으면서 가장 맑았던 날씨 였다. 하필이면 돌아가는 날에 이렇게 좋을게 또 뭐람. 어머니도 많이 아쉬우신듯.
낮에도 켜져있는 이 등이... 그리고 해를 가려주는 천막들이 휘날리며 더욱 장관을 그려내고 있었다.
여기저기 둘러보시는데 여념이 없으시네.
이리찍고 저리찍고. 사진을 담지 않으면 안된다는 어머니.
- "여를 와 이제 데려왔노. 마이 아쉽데이~."
사방이 그림 이었다.
커피도 마셨겠다. 이쁜 카페를 나왔다. 나중에야 안 사실인데 여기 카페가 굉장히 유명한 곳이라고.. 그럴 것도 없다. 해변에 가장 가까이 있는 카페라서?! 그런듯. 이쁘긴 엄청 이뻤다. 커피맛은 그냥 so so.
우리 모자는 제주여행 내내 지켰던 피부가 여기 온 지 한 시간만에 시커멓게 다 탔다. 타는줄도 모를 만큼 아름다웠다.
물 색깔 좀 보소. 이렇게 투명하면서 푸른 물은 처음 본 것 같다. 세부 바다도 이 정도의 색은 아니었던것 같다.
- "바위에 앉아 잠깐 쉬자."
바다를 바라보며 여기저기 둘러보다가. 어머니 모습들을 찍었는데, 왠지 그 모습이 쓸쓸해 보였다. 그냥 뭔가 좀 울컥울컥 했다.
저기 바나나보트도 보인다. 이쁜 다리를 건너면 용왕님이 살고 계신 용궁이 있을 줄 알았는데 건장한 레저아저씨가 있었다. 참으로 실망 스러웠다.
해가 내 목을 사정없이 태우고 있었다. 그림자가 뜨거움을 다는 아니지만 어느정도 말해주고 있었다. 기분좋은 뜨거움이다.
비행기가 하늘을 긁고 갔는데 마치 갈매기가 내뱉은 것처럼 보이기도 했다. ㅎㅎ
하르방 마니아.. ㅋㅋ
어머니 같은 분이 많이 오셨나보다. 하르방의 코가 많이 닳아 있었다. 다리 위에서 진한 키스를 나누고 있던 커플이 있었는데 하르방이 가려주었다. 자체 심의에 엄격하신 어르신 임에는 분명해 보인다.
야자수, 푸른 바다, 뭉게구름, 검은돌, 시원한 바람. 이보다 더 제주 스러운게 어딨을까.
또 팔을 벌리신다. 아줌마들 사이에서는 꼭 저렇게 찍어야 하신단다. 본인이 원하시니 찍어는 드리는데 팔뚝살은 못 지켜드립니다. ㅠ.ㅜ ㅎㅎ
이쁘다. 여자여자한 사람들이 왔다면, 아마도 이건 무조건 인스타그램용 사진이다. ㅋㅋ
여긴 바람이 심해서일까. 다리 곳곳에 붕대(?)를 칭칭 감고 있었다. 바람이 쌔긴 쌨다. 참으로 시원할 만큼.
저렇게 바다를 보며 한참을 앉아 계셨다. 나도 그 모습을 한참을 바라보고 있었다.
고운 백사장과 잔잔한 물결. 여긴 발담그고 놀기 좋겠다. 걷고 싶었다.
어머니와 난 신발을 벗고 들어가 잔뜩 익어버린 발을 식혀줬다. 까맣게 타다못해 빨갛게 익어버렸다. 어머닌 바다가 있는 동네에 사시면서 바닷물에 맨발로 들어간건 처음 이라고 하셨다. 좋으셨겠지?
'아~ 돌아가기 싫다.' 라는 소리가 절로 나왔다. 문득 찾은 이 곳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았다. 여전히 초로록 촥. 하고 발목에 감기던 물들이 닿는 느낌이 여전히 남아있다. 다음에 또 간다면 또 그렇게 맨발을 물에 맡기고 싶다.
"안녕 제주.. 안녕 바다!! ~~"
# 4박 5일의 일정. 아주 많은 곳을 둘러본 것은 아니지만, 적당히 움직였고. 많이 보고, 많이 생각하고, 많은 걸 느꼈다. 우리 모자의 '힐링여행'. 참으로 많이 답답했었는데 다녀오고 정말 좋아졌다. 그저 아무생각 없이 걷고 또 걷고 많이 걸었다. 차가 있었지만 걸을 수 있을만한 정도의 거리는 왠만큼 다 둘러보며 걸었던거 같다. 골목골목. 동네마다 이곳저곳을 둘러보기도 하고. 참으로 오래 기억 될 것만 같다. 참말로 "좋았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