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제주2016. 9. 29. 02:42
     

어릴 적 학교에서 단체로 제주도를 들렀을 때 들렀던 '만장굴' 로 향했다. 동굴을 한 번도 보시지 못한 어머니를 위한 살짝 배려 이기도 하고. 어쨌든 용암이 흘러 들어가 만들어진 만장굴. 감회가 새로웠다. 그땐 아주 어린 꼬마였는데,,


아무튼 우리는 이곳에서 든든히 아침을 먹고, 동굴 입구로 향했다.




입구에 내려 가기 전, 인증샷. 뒤에 보이는 문구처럼 '세계자연유산' 이다. 조금은 설렘과 긴장이 되셨던걸까. 어릴 적 잠깐 들었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면. 이곳이 초등학생들이 탐구생활을 하다가 발견한 곳이라 해서 더욱 화제가 됐었던 기억이 난다. (음.. 엄밀히 따지면,  그 분들은 초딩은 아니고 국딩이지. 나도 초딩이 아니라 국딩이었지.. ㅠ.ㅜ)




입구에 다다르니 벌써 조금씩 한기가 느껴지기 시작한다. 어머니는 조금 무서우셨나보다. ㅋㅋ




땅 깊숙히 내려오고 또 내려오고. 다른 동굴들에 비해 아름답거나 하는 건 좀 덜하지만 길고 긴 터널과도 같은 곳에 마치 용이 한 마리 살 것만 같은 신비함이 묻어나는 곳이다.





사방에서 물이 떨어지고, 무언가 으르렁 대는 소리가 들리는 듯도 하고. 아무튼 신비함이 가득한 동굴이다.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용암이 방금 지나간 것과 같은 흔적들(?)이 느껴졌다.




- "야.. 이거 엄청나게 크네. 얼마나 가야 되노?"

- "아직.. 한참 더 가야돼요."


동굴을 처음 보신 것도 있겠고. 어마어마한 규모에 압도당하신것 같다.






외계인이 있다면 아마도 이런 요새를 만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웠다.




한참을 걷고 또 걸어 끝부분으로 왔다. 뒤쪽으로도 조금 더 있는데 사람의 출입이 힘든 곳이라 여기까지인가보다. 마치 용이 쑥 하고 들어왔다가 뒤에 보이는 것처럼 위쪽으로 올라간 듯한 모습이 그려진다.




'우리가 이렇게 걸어왔단 말이야?' 뒤돌아 보니 탐험가가 된 듯한 느낌이 더 많이 들었다. 어둡긴 진짜 어둡구나.




밖으로 나왔는데 어머닌 마치 꿈을 꾼 것 같다고 하셨다. 아마도 처음이시라 더욱 신기하고 그랬을 것이다. 담에 또 다른 아름다운 동굴을 보여드려야겠다.


이제 제주와 서서히 이별해야 한다. 사람들이 더 몰리기 전에 얼른 빠져 나갑시다.



# 동굴은 자주 찾아갈 순 없지만, 여행 중 동굴을 만나면 괜히 들어가고 싶어진다. 어릴적 <인디아나존스>를 굉장히 재밌게 봐서 그런가. 아님 탐험가를 꿈꿨었던 아이때의 기억이 추억이 돼서 그런가. 아무튼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동굴은 자연이 만든 것이라고 입으로는 말하고 있지만. 외계인이 자신들의 은신처를 곳곳에 만든 곳이 '동굴' 이라고 믿고 있다. 아직 난 어른이 아닌가보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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