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으면 많이 닮았다고들 하는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분!! 엄마다 !! 다 큰 놈이 어머니가 아닌 엄마라 부르냐고들 하지만 내겐 친구같고 고목나무 같은 존재의 엄마다.. 예전보다 많이 늙으신거 같아 안타깝다.


함께 영화를 보기 전 극장 인근 식당에서 밥을 먹었는데 엄마는 순두부찌개를 드셨다. 뚝배기에 뭍은 고춧가루를 봐서도 느끼겠지만 고향의 참맛(?) 이 느껴졌다. ㅎㅎ 역시 심하게 얼큰한 찌개가 입맛을 다시 자극 시켰다.


나는 함박스테이크로 먹었다. 역시나 전문점이 아니기에 기름기 가득한 전형적인(?) 스테이크가 왔다. 왠만해서는 울산에서는 맛없는 음식점이 별로 없는데 이상하게 엄마가 선택한 식당은 맛없는 수준은 아니고 그저그런 맛 정도의 식당만 가게되는지..


영화를 보고 난 후, 오랜만에 가지는 아들과의 데이트라 그러셨는지 설레어 하시면서 간만에 걷자 고 하셨다. 울산엔 작지만 아름다운 태화강이 흐르는데 이 강엔 일제시대에 지어진 작은 다리가 있다. 아픈 역사지만 한 순간에 과거로 묻자니 아쉬웠을까? 울산시에서는 이 다리를 개보수해서 차량통제한 사람만 걸어다니는 다리로 멋지게 만들었다. 간만에 모자간에 여유와 낭만을 즐겼다.


어떻게 찍혀도 이렇게 찍히셨을까... 셔터를 누르는 순간 삐끗하시는듯한 포즈가 찰나에 잡혔다... ㅎㅎ 깜찍하게 가방을 메시고 걸으시는 모습이 참 천진난만하다. 아들과의 동행이 그리도 즐거우셨을까.


강바람이 당시까지만 해도 제법 매서웠던 터라, 머리는 '지못미' 상태가 되었지만 강과 엄마는 싱크로율 90% 이상.. 잘 어울리셨다. 함께 여유롭게 걸을 수 있는 다리가 있는 그곳이 바로 천국이었다.


한국의 쎄느강이라 불리우는.... 개인적으론 그보다 훨씬 낫다고 생각하는데.. 한강에 비하면 딱 절반정도의 폭을 가진 작은 강이지만 화려한 야경과는 또 다른 매력이 느껴지는 강이다. 사실 어릴적의 추억이 가장 많은 곳이라 더욱 감회가 새로웠다. 낚시도 즐기고 마구 뛰어다니며 놀았던 기억.. 학창시절에는 매일같이 축구했던 곳으로 보면 볼수록 더욱 그리워지는 강이다.




+ 요즘 대부분의 사람들이 부모님과 무언가를 함께 한다는건 어릴적의 작은 추억으로만 간직하려 한다. 사실 이전엔 나도 그랬었지만 평생을 자식들을 위해서 살아오신 부모님께 값비싼 선물이나 여행권, 자동차 이런게 최고가 아니다. 그저 짧은 시간이나마 함께 밥 먹으며 이런저런 얘기도 주고받고 영화도 보고 함께 걷고 .. 함께하는 그 시간들이 부모님께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 지금은 멀리 떨어져 지내서 자주 찾아뵙지는 못하지만 매일마다 전화로 안부를 전하고 오히려 다른 사람들에 비해 긴시간 통화를 하게되는데 지금 내가 생각하는 효도란 나의 공백을 부모님이 모르시게끔 하는거.. 당신 자신은 외롭지 않게 느끼게 해드리는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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