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볼.까./경상2012. 7. 24. 17:28
     


지난 글에 이어 ,,

이번엔 둘이서 주로 데이트 했던 해운대를 가보는게 어떻냐는 장인어른의 말씀을 듣고..

날씨도 화창하고 오랜만에 바다도 보고싶은 맘에 해운대로 향했다. 해운대는 바다를 보기 힘든 내가 좋아하는 곳이기도 하지만 달맞이고개를 좋아하는 와이프의 취향도 함께 섞여 연애시절 우리의 추억이 참 많이 담긴 곳이다. 설레는 맘으로 탁트인 바다를 마주한다. 짭쪼름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파도소리도 좋고 .. 짭쪼름한 바다냄새도 좋고 .. 지금처럼 무더운 날씨엔 더더욱 생각난다.





이번엔 양산 든 아내가 바다로 왔다. 평소 바다냄새의 비릿함을 싫어했는데 이날은 이상하게 넘 좋아했다.





해수욕장에선 잠시 바람만 느끼고 우리의 아지터? 인 달맞이 고개로 향했다. 달맞이 고개에서 바라보는 풍광은 그야말로 예술이다. 너무도 변해버린 해운대 주변에 그나마 추억들이 머무를 수 있는 마지막 공간이 아닐까 하는 불안한 생각도 해 본다.





오르막을 오르기 힘들었을텐데 엄청 걸으려 하는 아내.. 덕분에 우연히 발견한 산책로를 따라 좀 더 자연과 가까운 공감을 느끼고 왔다. 힘들어도 활짝 웃는 아내의 미소에 나도 함께 힘을 내 봤다. 실은 내가 더 빨리 퍼졌다. ㅠ.ㅜ





산책로를 따라 좁은 길을 걷는데 빛을 받은 노란 꽃이 자기도 봐 달라 아우성이었다. 잠시 앉아 그들의 시선으로 바다를 바라 보았다.





바다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시야 아래.. 잔잔히 바위를 깎는 파도가 보였다. 그리고 나무들 사이로 들려오는 바람소리도 시원하고 무엇보다 약간은 눅눅한 풀냄새가 참 좋았다.





드넓은 바다는 언제나 마음을 풍요롭게 한다. 저곳을 지나는 철로가 보인다. 파도가 치는 바위,, 바로 옆 기찻길.. 어찌보면 유리창을 단 열차들은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다. 만약 저곳이 자전거 도로였다면.. 어땠을까.. 앗! 으슥하구나!! 





실컷 바다를 느끼고 지친 몸을 잠시 쉬고자 주위를 둘러보다 새로생긴 카페베네가 보였다. 그곳에서 만난 녀석들.. 커피 빼고 다 맛있다는 그곳에서 우리는 팥빙수를 시켜 시원하게 마셨다. ㅎㅎ





소화도 시킬겸.. 걷는다는게 너무 많이 걸었다. 해운대 시장까지 걸어서 버스를 탔다. 이날따라 이상하게 와이프는 지치지 않았다. 나만 힘들었나?!


암튼 .. 한참을 걷고 .. 이 녀석이 바다도 보고 엄마 아빠 데이트 시켜줬으니까 이젠 만나게 해주려는지 조금씩 소식을 전했다. 버스에 앉아서 조금씩 조금씩... 그리고 그날 밤.. 우리는 병원에서 이 녀석을 기다렸다.


다음날 저녁.. 우리는 만났다. 너와 나의 아이.. 행복한 선물을..


19시간이라는 긴 시간 잘 참아주고 이겨내준 아내와 엄마와 함께 힘겨운 시간을 잘 견뎌준 나의 딸 리유에게 사랑하고 고맙다는 말을 전한다. 앞으로 오랫동안 행복하고 즐겁게 잘 살아보자. 사랑한다.. 나의 두 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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