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한 내 자신의 생각은 '썩 괜찮은 놈~' 쯤으로 해두고 싶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눈에도 그렇게 보일까.
다른 사람들의 눈에 비친 '나' 의 모습은 어떤 모습일까 한 번 생각해 본다.

한 마디로 단정 지을 순 없지만 말 많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철부지로 보일지도 모른다. 전공분야(?)를 막론하고 각 분야의 얘기들을 수다스럽게 떠들어 대니 가벼운 놈으로 비춰질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처음부터 그런건 아니다. 보기보다 낯가림이 심해 처음 만났을땐 조용히 듣기만 한다. 그리고 평소, 전화 안부 주고받기를 안한다. 싫어한다기 보다 세상에 존재하는 일들이 재미난게 너무 많아 그것들에 빠져 지내다 보면 다른것에는 전혀 신경을 못 쓸 때가 많다. 사실 전화 자체를 싫어하기도 하다.

자기주장이 강하고 솔직한 성격 때문에 이런저런 자리에서 상처입은 사람들도 많을테다. 신중하게 말하고 행동하는 편인데 아니다 싶은 것에는 내가 생각해도 너무 잔인하게 그 의견에 반박할 때가 많다. 가끔은 아니다 싶어도 그냥 넘어갈만도 한데 나는 뭐가 그렇게 잘났는지.. 아무튼 상처입은 사람들에겐 여전히 미안할 따름이다. 오해하지 않길 바랄 뿐이다.

이놈은 과연 무얼하는 놈일까.. 싶을 정도로 관심사가 굉장히 많다. 어떤 친구는 너 뭐하는 놈이냐. 백날 음향엔지니어라 떠들어봤자 그게 뭐하는 거냐. 설명해주면 녹음기사, 장비수리공?, 가수들 많이 만나겠네.. 라는 되도않는 질문따위를 던진다. 심지어 어떤 곳에서는 대한민국에서 예술행사를 주관하는 곳임에도 우리를 '용역' 으로 취급하기도 했다.. ㅠ.ㅜ 뭐 그런건 상관없다. 다른 것보다 주변인들은 내가 워낙 관심사가 많고 다양하다 보니 주로 미쳐지내는게 무어냐가 속된 질문이겠지.

초등학교 시절 우연히 듣게 된 음악으로 rock 에 빠져서 중학교 1학년 시절부터 친척으로 부터 기타를 갈취해서 기타연습을 하고 고등학교시절엔 소소한 음악들도 만들어보고 그러다 축구에 제대로 미치게 돼 붉은악마를 창단했던 맴버로.. 거기다 1학년 여름방학때 첨으로 엄마가 컴퓨터 사주셔서 컴퓨터에 빠지다 해킹, 프로그래밍에 심취해 이것저것 프로그램, 게임을 만들다 해커즈랩에서 일해볼 생각없냐는 달콤한 유혹도 받아보고.. 그러다 로봇축구에 관심을 가져서 대학교 1학년때에는 내 학교보다 카이스트로 등교한 비율이 비슷했다는.. 사실 이때만 해도 친구들은 축구는 취미로 좋아하고 컴퓨터 관련 일을 할 거라 생각했을 것이다. 당시 벤처 동아리에서 서버관리, 자바 프로그래밍을 다루다 몸이 넘 아파 다시 기타잡고 음악하게 된다. 참 내가봐도 짧은 시간에 많은것에 미쳐 있었구나!! 정말 정신이 없었다. 중고로 레이져 프린터까지 들여놓고 모임을 엄청나게 만들어댔으니 말이다. 가입신청서 양식은 눈감고도 만들겠다. ㅎㅎ 아무튼 그러다 대학졸업 전 인턴형식으로 현장취업을 시켜줬는데 교수님은 나의 무얼 보고 그런 판단을 하셨는지 방송국으로 소개시켜 주셨다. 별다른 관심없이 갔다가 음향엔지니어 라는 분야에 매료돼 지금껏 그것으로 살아가고 있다. 나중에 안 사실인데 교수님이 나를 봤을때 통신이나 회로 이해능력도 다른 사람에 비해 좀 높았고 열정적으로 뭔가를 만들어 하는 걸 좋아하는구나 라고 생각하셨다는.. (민망하게도,,) 그리고 지금은 큼직하게 추려서 축구, 음악... 이것에 '여행과 사진'이 붙었다. 떠들석한 자리보다 생각하는 시간이 많은 그런 공간들을 요즘엔 더 좋아하는 것 같다. 사진은 뭐랄까. 여태 즐겼던 것과는 다른 또 다른,, 묘한 매력이 있다.

여튼 짧은 순간에 많은 것에 미쳐 있었던 나를 본 주변인들은 참 혼란스러웠겠다. 이건 안해봤겠지 라고 하면 이미 그건 나의 과거가 되어있었으니 말이다. 나도 나를 '이런놈~' 이다 라고 단정지을 순 없지만.. 사실 그렇게 하기도 싫지만. 내가 봤을때의 난,, 생각이 많아 적어두지 않으면.. 해보지 않으면 직성이 풀리지 않는 단순한놈, 가끔 엉뚱한 생각을 그럴싸하게 포장해 장사를 할만큼 사기꾼 기질이 있는 수다스런 놈, (표현력은 약해..) 정이 많아 혼자 상처받고 혼자 힘겨워하는 미련한 놈, 내가 미쳐있는 분야가 많았던건.. 아마도 외로움을 잘 타는데 그 외로움이 견디기 싫어 즐길거리들을 찾는게 아닐까. 근데 묘하게도 이런 것은 창조의 세상에서 목숨걸고 살아야 하는 음향인에겐 가장 필요한 것이라는.. 대부분의 예술인들은 그런 삶을 당연한듯 살고 있다는 말에 조금은 위안이 된다.

짧게 쓰려고 했는데 역시나 글에서도 나의 수다스러움이 드러난다.

간혹 수다스러움을 가볍다 라고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데 무얼 얼마나 깊은 얘기를 진솔하게 하느냐가 더 중요하겠다.  허풍도 있지만 가벼움을 가지고 대화를 한 건 내 기억에 별로 없다. 가끔 유치한 농담을 주고받긴 하지만 어디까지나 '농담' 이지. 나란 놈을 어떻게 표현해야 될지는 모르겠는데 주변인들의 말을 빌리자면, '함께 있으면 재밌는놈.. 술과 함께라면 지구끝까지 함께 가겠다고 맘 먹게 하는 놈' 이란다.

위의 것들을 종합해 보면..
한 마디로 말해 '또라이' 네.. 라고 끄덕이면 된다. ㅋㅋ

내가 어떤 놈일까 궁금해하며 글을 적다보니 객관적이진 않지만 적어도 지금의 내가 어떤 모습인지는 알겠다. 무얼 해야 하는지도 알겠고. 그리고 무엇보다 생각보다 재밌다. 자신이 누구인지 궁금하다면 글로 한 번 적어보는 것도 괜찮을 듯 하다.

무엇이든 호기심을 가지고 적어도 미쳤다 라는 소릴 들을 정도로 살아보면 지긋지긋한 세월이 아니라 내가 즐기기엔 너무 짧은 세월이라 느껴질테다. 요즘 돈 따지고 나이따지고 하는 친구들의 우는 소리를 들어보면 끼니때우고 살 정도로만 벌면되고 즐길것이 많아 이몸이 너무 바쁘오.. 하며 살아가는 내가 방향을 제대로 타고 가는 것 같다. 왜냐? 적어도 나의 인생 모토인 '행복한 사람이 되자' 에는 가장 근접하므로.. 친구들의 모토인 큰 집과 큰 차!!! 는 아직도 아직도 먼 곳의 얘기 같으니..

이런거 저런거 다 떠나서 난 그저 축구에 열광하고 음악과 공연, 여행, 영화 등으로 마음을 달래려 하고 추억에 지나친 집착을 가지는 김밥, 삼겹살과 소주를 좋아하는 그저그런 남자 일 테다.

+ 모두 모두 행복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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